열흘간 세 번, 반복되는 ‘수상한 산불’…산림청, 추적 나섰다

이종섭 기자 2025. 3. 20.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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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공주·경남 양산 등서 반복 발생
당국, 방화 가능성 판단…“철저 대응”
경남 양산시 원동면 용당리에서 지난달 16일 발생한 산불로 산림이 타고 있다. 산림청 제공

봄철 산불 위험이 높아진 시기에 특정 지역에서 산불이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산림당국은 방화로 인한 산불 등 고의성이 있다고보고 경찰과 함께 원인 파악과 가해자 검거에 나섰다.

20일 산림청 산불발생정보시스템을 보면 지난달 16일 오후 8시12분쯤 경남 양산시 원동면 용당리의 야산에서 산불이 발생해 4시간여만에 꺼졌다.

산림청은 당시 산불 조사 과정에서 의문스러운 점을 확인했다. 불이 난 용당리 산12번지에서만 2022년 이후 벌써 네 번째 산불이 발생했다. 발생 시간대도 야간으로 비슷했고, 발화 지점도 인적이 드문 농로 주변으로 확인됐다.

산림당국은 이 일대에서 누군가 고의로 반복적인 산불을 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경찰 협조로 용의자 파악과 검거에 나섰지만 아직까지 가해자는 검거되지 않았다. 양산시는 해당 지역에 감시카메라 4대를 설치하고 24시간 감시원을 배치한 상태다.

지난 19일에는 이미라 산림청 차장이 현장을 찾아 관계기관과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원동면 관계자는 앞서 관계기관 회의에서 “산불진화가 어려운 야간에 고의성 산불이 발생해 지역 민심이 좋지 않다”며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지 않도록 방화범이 조속히 검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충남 공주에서도 최근 반복적인 산불이 일어났다. 공주시 우성면 내산리에서는 지난 16일 오후 7시20분쯤 산불이 났다. 불은 44분만에 진화됐지만 주민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내산리 일대에서는 지난 10일과 8일에도 낮 시간 두 차례 산불이 있었기 때문이다.

산림당국은 앞선 두 차례 산불 당시에는 담뱃불에 의한 실화를 원인으로 추정했지만 16일에는 낙엽을 모아 태운 듯한 흔적 등을 토대로 방화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봤다.

지난 11일에는 강원 원주에서 발생한 산불과 관련해 방화 용의자가 검거되기도 했다. 오후 1시52분쯤 원주시 문막읍 영동고속도로 문막휴게소 인근 야산에서 불이 났는데, 목격자 신고를 받은 경찰이 30여분만에 인근을 서성이던 40대 방화 용의자를 붙잡았다.

산림청 홈페이지 산불 발생 통계 화면 캡처.

올 들어 전국에서는 모두 174건의 산불이 발생해 산림 162.51㏊가 불에 탔다. 평년보다 산불이 적었던 지난해 1년 동안 279건의 산불이 발생해 131.94㏊가 불에 탔던 것과 비교하면 건수가 크게 늘었고, 피해면적은 이미 지난해 전체 수준을 넘어섰다.

산림당국은 올해 건조한 날씨로 산불 위험이 증가함에 따라 예년보다 일주일 가량 앞당겨 지난 1월부터 ‘봄철 산불조심기간’ 운영에 들어갔다. 반복적인 방화성 산불도 엄정대응해 끝까지 추적한다는 방침이다.

산불은 사소한 부주의에 의한 것이라도 산불 원인 행위자로 확인되면 산림보호법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타인 소유 산림에 불을 지른 경우에는 5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질 수 있다.

임상섭 산림청장은 경남 양산과 충남 공주 등에서 반복된 산불 상황을 점검하면서 “동일지역에서 반복적으로 산불이 발생한 지역을 목록화하고 경찰청 등 관계부처와 합동으로 철저히 대응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종섭 기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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