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 '사과' 의미 서로 달라…트럼프 시대 함께 대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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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메다 히로시 타쿠쇼쿠대학 해외사업연구소 조교수가 지난 11일 도쿄도 분쿄구에 위치한 다쿠쇼쿠대에서 외교부 출입기자단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외교부 공동취재단)

"일본에서 사과란 '과거를 잊고 새로 시작하는 것'이고, 한국에서 사과란 '과거를 반성하고 역사를 살리면서 미래를 만드는 것'인 것 같습니다. 서로가 쓰고 있는 말의 의미를 잘 알고, 그 차이를 이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일본 내 한국 전문가인 우메다 히로시 타쿠쇼쿠대학 해외사업연구소 조교수는 지난 11일 도쿄도 분쿄구에 위치한 다쿠쇼쿠대에서 외교부 출입기자단과 만나 한일 과거사 문제 극복 방안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이같이 답했다.

우메다 교수는 "일본 사회에서는 '한국에게 사과를 충분히 했다', '내 아이와 손주 세대까지 계속 사과를 해야 한다는 말이냐'라는 생각이 많다"며 "한일이 의견 일치를 보기가 아주 어려운 부분이다. 그래서 한일 정상회담에서 똑같이 '미래 지향'이라는 말을 써도 각자 다른 해석이 가능하고, 결론이 나기 어렵다"고 말했다.

우메다 교수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관세 등 급진적 정책들과 관련해 한일이 함께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우메다 교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비즈니스맨이고, 거래를 선호한다는 측면에서 한국과 일본에 돈 문제를 얘기할 것이라는 건 예측하기 쉬운 일"이라며 "그럴 때 한국과 일본이 공조를 해서 조금이라도 완화하는 게 가능하다고 본다. 동시에 미국이 동아시아에 계속 관여하도록 하는 노력도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안전, 한반도의 안전은 당연히 일본의 안전과 연결되는 것이고, 한국의 안전 역시 일본의 안전에 연결된다"고 강조했다.

한국에서 조기 대선이 열리게 된다고 하더라도 지금의 한미, 한미일 공조 관계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도 했다.

우메다 교수는 "일본은 미국과 함께한다는 게 일관된 전략이고, 일미 관계는 일본에게 외교 안보 분야에서 아주 중요한 체제"라며 "한미 관계가 나빠지면 한일 간에 뭘 할 수 없는 어려운 상황이 될 것 같다. 한국이 너무 세게 나가면 일본은 못 따라가겠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함께 대응할 수 있는 선을 잘 찾아야 한다"며 "한일 간에 사전에 조정을 해야 할 것이다. 외교 당국에서 이를 잘 조정해야 하는데, 혹시 그게 어렵다면 서로 가까운 한일 학자들을 활용하거나 한국 정당과 일본 정당의 관계를 활용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외교부 공동취재단 안채원 기자 chae1@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