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몸조심 발언’에 與 “李 석고대죄 해야”, 野 “국민적 분노 대신한 것”

尹탄핵심판 선고 앞두고 여야 설전 격화

여야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최상목 대행, 몸조심 하라”는 발언을 놓고 20일에도 공방을 이어갔다. 과거 전례에 비해 늦춰지고 있는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정치권의 발언 수위가 세지고 있는 양상이다.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이 20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회의에서 “이 대표가 어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을 향해 조폭이나 할 법한 ‘몸조심 하라’는 극언을 퍼부었다”며 “이미 이 대표 주변 인물들의 연쇄 사망사건이 있었던 터라 농담으로 넘겨들을 수 없는 섬뜩한 발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 스스로 판사가 돼 ‘(최 대행을) 직무 유기 현행범으로 체포가 가능하다’는 이재명발 체포영장을 발부한 것”이라며 “민주당 의원들은 SNS에 최 대행 사진을 올려놓고 ‘직무유기 현행범’이라는 공격을 퍼붓고 ‘우리가 현장에서 경찰도 여러 번 체포했다’며 극렬 지지층을 부추기고 있다. 이것이야말로 내란 선동이고 테러 조장”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본인의 테러 주장 발언을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고, 최 대행과 헌법재판소에 대한 협박을 즉각 중지하라”고 했다.

이 대표는 전날 서울 광화문 천막농성장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회의 끝무렵 원고에 없는 즉흥 발언을 하며 파장을 일으켰다. 이 대표는 최 대행이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는 것을 언급하면서 “최 대행은 직무유기 현행범이다. 누구나 체포할 수 있기 때문에 몸조심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방탄복을 착용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윤석열 대통령 파면 촉구 국회의원 도보행진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권 위원장은 “8개 사건에서 12개 혐의를 받고 있고, 이제 협박죄까지 저지른 이 대표야말로 현행범 체포 대상 1순위가 아닌가”라며 “21세기 대한민국이 문명국가가 아닌 ‘재명 국가’가 되고 말았다. 입법, 사법, 행정 위에 민주당이 있고 모든 권력 위에 최고 존엄 이재명이 있는 ‘개딸 공화국’이 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민주당이 이처럼 온갖 무리수 두는 이유는 분명하다. 대통령 탄핵 심판 내란 몰이의 실체가 드러나고, 자신들이 바라는 결과를 얻어내기 어렵다고 판단되자 인민노련·우리법연구회 출신인 마은혁을 (헌법재판관으로) 넣어 어떻게든 판을 바꿔보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친명계(친이재명계) 좌장으로 불리는 민주당 정성호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이 대표의 몸조심 발언과 관련해 “과격한 표현”이라면서도 “국민적 분노를 대신한 것”이라고 두둔했다.

정 의원은 “마은혁 헌법재판관을 임명하지 않는 게 헌법 위반이라고 헌법재판소에서 선언을 했다. 그렇다면 (최 대행이 이를) 지켜야 되지 않겠느냐”며 “대통령의 권한을 행사하는, 대한민국의 가장 큰 책임을 진 대통령 권한대행이 헌법을 안 지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것에 대한 국민적 분노를 이재명 대표가 대신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정성호 의원. 세계일보 자료사진 

또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 대통령에 준하는 경호를 받고 있는데 몸조심할 게 뭐 있겠느냐”며 “저는 국정 안정을 바라는 국민들의 요구 사항을 좀 과격하게 표현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최 대행에 대한 탄핵 추진 여부에 대해선 “(최 대행이 탄핵된다면) 이주호 교육부총리가 권한대행을 맡아야 되는데 지금 경제가 심각하다. 좀 유보해 두고 있는 게 좋지 않겠느냐”며 부정적 입장을 내비쳤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