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佛, 美 덕에 독일어 안 써”… 자유의 여신상 놓고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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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인이 지금 독일어를 쓰지 않는 것은 전적으로 미국 덕분이다. 이 위대한 나라(미국)에 매우 감사하라."
미국과 프랑스의 우정을 상징하는 뉴욕의 명물 '자유의 여신상'이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 출범 후 양국 갈등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프랑스는 미국 독립 100주년을 기념하며 시민들의 성금으로 이 여신상을 제작해 1886년 미국에 선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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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거면 여신상 돌려달라” 주장
레빗 “佛, 美 없었으면 獨나치 치하
위대한 나라에 매우 감사하라” 반박
미국과 프랑스의 우정을 상징하는 뉴욕의 명물 ‘자유의 여신상’이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 출범 후 양국 갈등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프랑스의 중도좌파 정당 ‘플라스 퓌블리크(시민 광장)’의 대표인 라파엘 글뤼크스만 유럽의회 의원(46)은 16일 트럼프 대통령의 친(親)러시아 노선, 해외 원조 축소 등을 비판하며 “그럴 거면 자유의 여신상을 돌려 달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캐럴라인 레빗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17일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에 점령당했던 프랑스가 미국의 참전이 없었더라면 나치 독일을 이기지 못했을 것이라고 되받았다. 프랑스의 아픈 역사(나치 독일의 점령)와 자부심(프랑스어)을 사실상 직접 거론했다는 점에서 공격 수위가 높은 발언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레빗 대변인은 글뤼크스만 의원에 대해선 ‘무명의 하급 정치인’이라고 폄훼했다. 또 “절대 자유의 여신상을 반환할 생각이 없다”고 강조했다.
뉴욕 리버티섬에 있는 자유의 여신상은 높이 93.5m, 무게 204t의 대형 조형물이다. 머리에는 뿔이 달린 왕관을 썼으며 오른손에는 횃불을 치켜들고, 왼손에는 미국 독립선언문을 안고 있다. 프랑스의 유명 조각가 프레데리크 오귀스트 바르톨디가 제작했다.
영국 식민지였던 미국은 18세기 후반 독립전쟁 당시 영국의 숙적인 프랑스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다. 이후에도 두 나라는 우호 관계를 유지했다. 프랑스는 미국 독립 100주년을 기념하며 시민들의 성금으로 이 여신상을 제작해 1886년 미국에 선물했다. 1984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글뤼크스만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 과정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밀착하고 있으며 ‘비용 절감’ 등을 이유로 미국의 대외 원조와 과학 예산을 삭감하려 한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이에 그는 “그럴 거면 자유의 여신상이 프랑스에 있는 게 훨씬 좋다”며 반환을 주장했다.
현실적으로 동상 이전은 불가능하다. 다만 AP통신은 글뤼크스만 의원의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외교, 친러 노선 등이 프랑스를 포함한 유럽 전반에 가져온 충격파를 보여 준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부터 유럽의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강하게 압박했고 재집권 후에는 서유럽의 오랜 적국이었던 러시아와 밀착하고 있다. 이에 프랑스를 포함한 유럽 주요국에서는 이런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응하기 위해 방위비를 대폭 늘리고 자체 핵무장 강화 방안까지 고심하고 있다.
김윤진 기자 ky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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