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7분간 거래 올스톱… “거래 시스템 개편하다가...” 원인 뒤늦게 파악
18일 한국거래소 거래 시스템 오류로 유가증권시장(코스피)의 주식 매매 거래 체결이 약 7분간 전면 중단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1956년 한국증권거래소 출범 이래 일부 종목 또는 일부 상품 거래에 오류가 났던 적은 있었지만, 이날처럼 전 종목 거래가 일제히 멈춘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이날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오전 11시 37분 7초부터 코스피 시장에 전산 장애가 발생해 주식 매매 거래 체결이 지연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 때문에 전 증권사 거래 시스템에서 코스피 전 종목에 대한 시세 확인 및 주문 체결이 이뤄지지 않았다. 거래소의 주식 매매 시스템은 11시 44분 16초에 복구됐다.
다만, 그 이후에도 다른 모든 종목 거래가 재개됐지만, 강관 제조 업체 동양철관의 경우 시스템 복구 이후에도 시스템에서 호가 접수가 거부되는 등 오류가 지속됐다. 거래소는 이 종목에 대한 매매 거래를 정지시켰다가 오후 3시부터 거래를 재개했다. 동양철관은 트럼프 알래스카 가스관 테마주 중 하나로 최근 급등락을 거듭해왔다. 이날도 거래 정지 직전 장중 19%대 급등세를 보이다가, 거래 중지 후 재개되면서 상한가를 기록했다.
거래소는 이날 보도 자료를 통해 “동양철관 거래 체결 관련 장애가 발생하면서 전체 거래소 매매 체결 시스템이 지연됐다”고 밝혔다.
최근 대체거래소인 넥스트레이드 출범으로 추가된 ‘중간가 호가’ 방식이 기존의 ‘자전거래방지 조건 호가’와 충돌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자전거래방지 조건은 거래 ID가 동일한 경우 상호체결을 방지하는 것으로, 같은 ID에서 동일한 가격의 매수· 매도 주문이 발생할 경우 한쪽의 호가가 효력 정지된다.
이날 동양철관 거래에서 자전거래방지 조건으로 인해 중간가 호가와 일반 호가만 존재하는 상황이 만들어졌고, 중간가 호가 특성에 따른 ‘가격 절사(切捨)’로 예상 체결가능주식 수와 실제 체결된 주식 수간 괴리가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중간가 호가는 최우선 매수·매도 호가의 중간 가격으로 가격이 자동으로 조정되는데, 동양철관처럼 호가 가격 단위가 1원인 종목(1주 2000원 미만)의 경우 중간가 호가가 0.5원이 되고, 이 경우 0원으로 절사되면서 수량 오류가 발생했다. 동양철관의 거래 중단 직전 1주당 가격은 1028원이었다.
거래소는 전산 장애가 발생한 시간에도 호가 접수는 순서대로 진행돼 시스템 복구 이후 주문 체결이 이뤄졌다면서, 실제 투자자 피해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거래소는 “이번 전산 장애로 인한 투자자들의 불편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전산 장애 원인 및 투자자 불편 사항을 파악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세계 시가총액 11위 국가에서 초유의 전산장애가 발생한 것도 놀랍지만, 한나절이 넘도록 원인을 밝히지 않은 점이 불안을 키웠다는 반응이 나온다. 한 펀드매니저는 “대체거래소 출범 등으로 시스템이 불안정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또 이런 일이 벌어질까 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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