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생절차 신청 최소 2~3개월인데”…여야 ‘MBK 비상식적 해명’ 질타
부회장 “2월28일부터 준비”
김병주 회장, 고의 불참 의혹
홈플러스 대주주 MBK파트너스가 18일 국회에서 신용등급 하향 조정을 몰랐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여야 의원들은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홈플러스 전자단기사채(ABSTB) 발행 주관사인 신영증권도 MBK 주장을 반박했다. 금융당국은 홈플러스 관련 채권의 불완전판매 여부를 철저히 조사하겠다는 방침이다.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 겸 홈플러스 공동대표는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긴급 현안질의에 증인으로 출석해 “단기 신용등급 강등이 공시된 28일부터 기업회생을 준비했다”며 “3월1일 오후에 임원들끼리는 더 이상 방법이 없겠다고 생각해 그때부터 (기업회생) 준비를 본격적으로 했다”고 말했다.
여야 의원들은 그러나 상식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회생법원 판사 출신인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우선 내야 할 서류가 13개, 총 50가지 공적 서류를 내야 하는데 연휴 동안 그게 발급이 되나”라고 지적했다. 변호사 출신인 김남근 민주당 의원도 “회생절차를 신청하려면 로펌에서도 최소 2~3개월은 걸린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신용등급 하락에 따른 워크아웃·회생 신청을 준비한 기업 가운데 최단 기간을 기록한 곳은 웅진으로 약 2개월이 소요됐다. 이어 포스코 플랜텍 약 3개월, 태영건설 약 6개월, STX 약 6개월 순이다.
홈플러스는 지난 4일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기 직전까지 지난달에만 1500억원이 넘는 단기채를 발행했다. 만약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을 준비하면서 시장에서 단기채를 발행했다면 ‘사기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
금정호 신영증권 사장도 “우리도 전혀 예측하지 못했고, 등급이 떨어진 다음날인 3월4일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다는 것 자체가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된다”고 했다. 이어 “2월25일 아침에 유동화 등급에 A3 제로가 나왔고 그래서 그날 820억원을 기표했다”며 “만약 그날 등급이 떨어질 것 같다거나 떨어졌다는 이야기를 들었으면 홈플러스에 발행 취소를 요구했을 것”이라고 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홈플러스 등 대규모 오프라인 매장의 정산 기한 단축을 검토하기로 했다. 현행 대규모유통업법에 따르면 홈플러스 등 대규모 유통업체의 정산 기한은 특약매입은 판매 마감일 기준 40일, 직매입은 상품 수령일 기준 60일이다.
이날 현안질의에는 중국 출장을 이유로 불출석한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을 고발조치하고 청문회를 열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은 “정무위에서 11일에 증인으로 채택했고 18일에 나와달라고 통보했는데 절묘하게도 어제(17일) 출국해 내일(19일) 입국하는 일정표를 보내왔다”며 “가관인 것은 13일에 항공권을 티케팅해 제출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무위에 불출석한 증인은 김 회장이 유일하다.
심윤지·김세훈 기자 sharp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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