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이킬 수 없는 강' 건넜다, 괴짜감독 작심발언에 '언팔'까지…니혼햄 선수단에도 형성된 '타도 우와사와'

박승환 기자 2025. 3. 18.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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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혼햄 파이터스 신조 츠요시 감독./신조 츠요시 감독 SNS
소프트뱅크 호크스 우와사와 나오유키./소프트뱅크 호크스 SNS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타도 우와사와'

니혼햄 파이터스는 지난 16일 소프트뱅크 호크스와 맞대결에서 9-5로 승리했다. 니혼햄은 소프트뱅크 선발로 나온 우와사와를 상대로 3이닝 만에 무려 9개의 안타를 때려내는 것은 물론 4번이나 베이스를 훔치는 등 5실점을 안겼다. 그리고 경기가 끝날 때까지 리드를 지켜내며 완벽한 승리를 거뒀다. 이 경기가 많은 화제가 됐는데, 이유는 신조 감독과 우와사와의 관계 때문이었다.

우와사와는 일본에서 9시즌 동안 173경기에 등판해 70승 62패 1홀드 평균자책점 3.19를 기록한 뒤 2023-2024년 겨울 메이저리그에 노크했다. 하지만 빅리그 구단이 탐을 낼 정도로 화려한 커리어를 갖춘 것도, 장점을 갖추지도 못했던 만큼 우와사와는 메이저가 아닌 탬파베이 레이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으며 '꿈'을 향해 도전장을 내밀었다. 당시 니혼햄이 포스팅 이적료로 받은 금액은 900만원 수준에 불과했지만, 에이스의 도전을 허락하기로 결정했다.

신조 감독 또한 마찬가지. 현역 시절 빅리그 경험이 있었던 사령탑은 SNS를 통해 '마이너리그에서 기어올라 메이저에서 던지는 날은 간단하지 않지만, 그날이 왔을 때의 감동은 헤아릴 수 없다"며 제자의 도전을 응원했다. 하지만 우와사와의 미국 생활은 험난했다. 우와사와는 스프링캠프에서 부진하면서 개막 로스터에 자신의 이름을 올리지 못했고, 이후 트레이드를 통해 보스턴 레드삭스로 이적했으나,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계약이 만료됐다.

그러나 오랫동안 갈망했던 미국 무대를 밟은 만큼 우와사와는 빅리그라는 목표를 향해 계속해서 나아갈 것처럼 보였는데, 시즌이 끝난 뒤 예상치 못한 선택지를 꺼내들었다. 바로 일본으로 복귀였다. 일본의 경우 포스팅으로 빅리그에 입성하더라도, 다시 일본으로 돌아왔을 때 '원 소속 구단'에서 뛰어야 한다는 규정이 없다. 이를 활용해 우와사와는 미국에서 대실패를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4년 10억엔(약 97억원)의 계약을 통해 소프트뱅크로 이적했다.

니혼햄 파이터스 신조 츠요시 감독./신조 츠요시 감독 SNS
소프트뱅크 호크스 우와사와 나오유키./소프트뱅크 호크스

여기서 신조 감독이 제대로 뿔이 났다. 우와사와 이전에 아리하라 코헤이도 포스팅을 허락해 줬는데, 일본으로 돌아오는 과정에서 소프트뱅크로 이적한 가운데, 믿었던 우와사와마저 배신을 해버린 것이었다. 이에 신조 감독은 지난해 12월 감독자 회의에서 포스팅으로 미국에 도전장을 내밀었던 선수들이 일본으로 돌아왔을 땐 1년이라도 원 소속 구단에서 뛰었으면 좋겠다는 바람과 함께 "포스팅으로 가서 1년 만에 안 됐다고 소프트뱅크로 가는 흐름은 그만뒀으면 좋겠다"는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신조 감독으 행동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신조 감독은 지난 1월에는 "키우는 방법이 잘못됐을까. 함께 하고 싶었다"며 우와사와를 향해 섭섭한 마음을 드러냈고, 급기야 우와사와의 SNS 계정을 '언팔로우' 해버렸다. 게다가 신조 감독은 공개적으로 "팬들을 위해서라도 우와사와가 던질 때는 무조건 지지 않겠다"고 선언까지 했다. 감정의 골이 깊어진 상황에서 신조 감독은 우와사와를 상대로 처음 맞대결을 갖게 됐고, 경기 초반부터 그야말로 우와사와를 폭격하며 '그로기' 상태를 만들었다.

기분 좋은 승리에도 불구하고, 신조 감독의 기분은 그렇지 않았던 모양새. 경기가 끝난 뒤 신조 감독은 승장 인터뷰에 불참하는 대신 취재진에게 쪽지를 건넸는데 '말씀드릴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お話しすることは何もございません)'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그리고 이는 일본에서 많은 화제가 됐다.

소프트뱅크 호크스 우와사와 나오유키./소프트뱅크 호크스

일본 '스포츠 호치'는 17일 "'타도 우와사와'를 완수했고, (신조 감독이) 초이례적으로 대응해 아연하게 했다"고 전했다. 그리고 보도에 따르면 이미 니혼햄 선수단 내에서는 '타도 우와사와'의 분위기가 퍼져 있는 모양새다. 경기 전부터 니혼햄 마츠모토 츠요시는 "틈이 있으면 뛰는 것이 우리의 스타일. 싫은 이상을 조금이라도 줄 수 있었으면"이라며 우와사와를 상대로 필승을 다짐했다고. 이어 '스포츠 호치'는 "시범경기라고 하지만 (신조 감독의) 눈빛이 달랐다"고 덧붙였다.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넌 것처럼 보이는 신조 감독과 우와사와의 관계. 정규시즌에서 우와사와가 니혼햄을 상대로 승리투수가 된다면 과연 어떠한 이야기를 꺼낼까. 신조 감독이 이끄는 니혼햄과 우와사와의 맞대결. 올해 일본프로야구를 지켜보는 재미난 요소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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