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에 달한 분노 “손흥민 최악+또 그 표정→방출해야” 답 없는 英 매체와 팬들

[SPORTALKOREA] 이현민 기자= 손흥민(32) 홀로 외딴섬에 표류한 느낌이다. 토트넘 홋스퍼 소식을 주로 다루는 매체와 일부 팬이 ‘캡틴’을 향해 연신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토트넘은 지난 16일 펼쳐진 풀럼과 프리미어리그 29라운드 원정에서 0-2로 졌다. 이로써 최근 리그 3경기 무승(1무 2패) 늪에 빠지며 승점 34점 14위에 머물렀다.

불과 이틀 전인 14일 토트넘은 AZ 알크마르와 유로파리그 16강 2차전에서 3-1 승리를 거두며 1·2차전 합계 3-2로 극적인 8강 진출에 성공했다. 그러나 리그에서는 죽을 쑤며 실망만 더해가고 있다.

손흥민은 풀럼전에서 대기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토트넘은 무기력했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손흥민이 브레넌 존슨과 바통 터치 후 들어오자 경기력과 분위기 모두 살아났다. 매서운 오른발 킥을 선보였고, 동료와 연계 플레이로 기회를 만들었지만 골이 안 터졌다. 믿었던 수비가 붕괴되며 원정에서 승점을 쌓는데 실패했다.

이날 손흥민은 밝은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누비다가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표정이 굳어졌다. 후반 중반에는 이례적으로 동료에게 분노를 표출했다. 상대 페널티박스 라인 모서리에서 중앙으로 치고 들어오며 슈팅 모션을 취했다. 이때 데스티니 우도지가 앞길을 막아섰다. 결국, 손흥민은 슈팅 타이밍을 놓쳐 반대편으로 볼을 내줬다. 이때 우도지에게 한 차례 호통을 쳤다. 이어 마티스 텔의 왼발 감아 차기 슈팅이 상대 골키퍼에게 막혔다. 공격이 무위에 그치자 손흥민이 양 팔을 벌리고 다시 한번 우도지를 소리치며 나무랐다. 이를 영국 풋볼런던이 17일 경기 논평을 통해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격노(결과에)했고, 손흥민이 우도지에게 팔을 휘두르며 몇 차례 꾸짖고 질책하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조명했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린 뒤 손흥민은 원정 팬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이어 유니폼 상의에 얼굴을 파묻었다. 주장으로서 책임감, 그리고 결과에 대한 실망을 엿볼 수 있었다.

유로파에서 ‘온탕’, 이틀 뒤 리그에서 다시 ‘냉탕’에 입수하자 토트넘 일부 팬이 격앙된 반응을 쏟아냈다. 17일 영국 토트넘 홋스퍼 뉴스는 “토트넘이 풀럼에 패한 뒤 손흥민과 계약을 해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팬들 사이에서 그의 인기가 점차 식고 있다”는 충격 보도를 내놨다.

매체는 SNS 상에서 일부 팬의 반응을 실었다. 한 팬은 “역대 최고 윙어 중 한 명인 동시에 최악의 주장”이라고 적었고, 다른 팬은 “질 때마다 같은 표정”이라고 저격했다.

손흥민은 알크마르전 세 골에 모두 관여하며 기적의 8강 진출을 이끌었다. 당시 영웅으로 불렸다. 영국 더선은 “손흥민이 사실상 많은 선수르 보살피고 있다”며 리더십을 높게 평가했다. 또 다른 팬은 “손흥민은 미움 받지 않는 선수”라고 치켜세웠다.

하지만 이틀 후 역적으로 몰렸다. 이성을 잃은 팬들이 토트넘의 풀럼전 패배를 손흥민 탓으로 돌리고 있다. 게다가 손흥민은 풀럼전에서 인종차별까지 당한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더하고 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토트넘 소식에 정통한 매체마저 손흥민에게 거센 비판과 함께 방출을 주장하고 있다.

지난 12일 토트넘 홋스퍼 뉴스는 “몇 주 안에 토트넘을 떠날 수 있는 세 선수를 언급하며, 손흥민을 매각해야 한다. 토트넘은 이번 시즌 비참한 실패를 했고, 이는 여름에 대대적인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 최근 몇 주 동안 FA컵과 카라바오컵에서 모두 탈락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포스테코글루가 계속 팀을 지휘한다면 다니엘 레비 회장은 이번 시즌 일어난 일을 잊고 다가올 여름 회복 후 다시 시작할 기회로 여길 수 있다. 이를 위해 새로운 시대를 위해 몇몇 유명 선수를 영입할 수 있다”면서, “토트넘은 새로운 시대를 열어야 한다. 주장인 손흥민인 클럽에 몸담고 있는 동안 놀라운 헌신을 보여줬고, 여전히 팬들이 가장 좋아하는 선수다. 그러나 이번 시즌 32세인 그는 레벨이 떨어졌고, 너무나 많은 기대에 못 미쳤다”고 혹평했다.

이어 “이 공격수는 이전 시즌과 비교하면 같은 수준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가장 많은 수입을 올리는 선수 중 한 명으로, 이 시점에서 그가 비용을 정당화할 만큼 팀에 충분한 품질을 주는지 의심스럽다. 토트넘 지지자들은 의심할 여지없이 그를 인간적으로 좋아하겠지만, 이제 양 측 모두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때”라며 손흥민·크리스티안 로메로·제임스 매디슨을 모두 내보내야 한다고 대대적 변화를 촉구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스퍼스 TV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