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3등급' 하향...조건부 승인에 촉각

유오성 기자 2025. 3. 17.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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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유오성 기자]
[앵커] 금융감독원이 우리금융지주의 경영실태평가 등급을 하향 조정하기로 결정하고 이번 주내로 결과를 금융위원회와 우리금융에 통보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영평가 등급 내려갈 경우 우리금융이 추진하고 있는 보험사 인수에도 차질이 생길 수도 있을 것으로 관측됩니다.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경제부 유오성 기자 나왔습니다.

유 기자, 우리금융지주 경영실태평가 결과가 3등급이 나올 것이 유력해 보입니다. 금감원이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은 전임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사건이 영향을 미친거죠?

[기자] 맞습니다. 지난해 우리은행에서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친인척 관련 부당대출이 드러나자 금감원이 우리금융에 대한 정기검사를 앞당겨 시행했잖아요.

그 결과 손 전 회장 관련 730억 원 부당대출을 포함해 2,334억 원에 달하는 내부통제 실패 사례를 발견했습니다.

경영실태평가는 리스크관리(40%), 재무상태(30%), 잠재적 충격(30%)을 종합 평가해 산출합니다.

우리금융은 내부통제를 다루는 리스크 관리와 자회사를 다루는 잠재적 충격 부문에서 점수가 깎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정기 검사 발표 직후 "부실한 내부통제나 불건전한 조직 문화에 대해 상을 줄 생각이 없다"며 등급 하향 조정을 예고한 바 있는데, 이런 점들이 영향을 미쳐 현재 2등급인 우리금융 경영실태평가가 3등급으로 조정될 것으로 관측됩니다.

이대로라면 우리금융지주는 지난 2004년에 이어 21년 만에 경영실태평가 3등급을 받게 됩니다. 우리금융 사례를 제외하면 금융지주사가 3등급 이하를 받은 전례는 찾기가 어렵습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정기 검사 이후 경영실태평가 결과를 내기까지 통상 1년 안팎의 시간이 소요되는 것과 달리 이번 경평이 2~3달 만에 결론을 내렸다는 점에서 졸속 심사라는 지적도 제기됩니다.

[앵커] 경영실태평가가 3등급이면 우리금융이 추진하고 있는 보험사 인수에도 차질이 생기는 것 아닙니까?

[기자] 네. 우리금융그룹은 중국 다자보험그룹으로부터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패키지 인수를 추진하고 있죠.

금융지주회사법 따르면 금융지주가 자회사 편입 승인을 얻기 위해서는 금융지주 경영실태평가 등급이 2등급 이상이어야 합니다.

다만 3등급이라도 해도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금융지주회사 감독규정 단서조항을 보면 경평 결과가 2등급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자본금 적립이나 부실자산정리를 통해 건전성 요건이 충족되고, 금융위원회가 인정하는 경우에 한해 조건부 승인이 가능한데요.

전례도 있습니다. 실제 금융위는 지난 2004년 경영평가 3등급을 받은 우리은행에 조건부로 LG투자증권 자회사 편입을 승인한 바 있습니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중순부터 승인 심사에 착수한 상태인데요. 금융위는 5월께 정례회의를 거쳐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입니다.

그러니까 금감원과 금융위의 판단이 다를 수도 있다는 겁니다.

[앵커] 최근 MG손해보험을 비롯해 롯데손보, KDB생명 등 보험사 매물이 시장에 쌓여가고 있잖아요. 이런 상황에 이번 인수마저 무산된다면 가뜩이나 어려운 보험산업이 더 침체될 수도 있는 것 아닙니까?

[기자] 최근 메리츠화재가 MG손보 인수를 포기하면서 MG손보가 다시 시장에 나왔잖아요.

MG손보가 청산 절차에 접어들 경우 가입자 124만명, 약 1700억 원 규모의 금전적인 피해가 발생하는 만큼 금융당국은 소비자 보호를 위해 다른 매수자가 나타나기를 바라는 눈치입니다.

하지만 이미 5차례나 매각이 무산된 만큼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고요.

또 매각을 앞두고 있는 곳이 MG손보만이 아닙니다.

롯데손보, KDB생명, BNP파리바생명, AXA손보 등도 매수자를 찾지 못해 몇 년째 매각 논의가 공회전을 하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마저 무산된다면 보험산업 경쟁력 약화는 우려할 만한 대목입니다.

더군다나 우리금융이 올해 8월말까지 인수합병 절차를 마무리 짓지 못할 경우 인수가의 약 10%인 1,500억원을 동양생명과 ABL생명 대주주인 중국 다자보험 측에 지급해야 합니다. 당국으로선 국부 유출 논란까지 신경써야 하는 상황인 것이죠.

[앵커] 앞서 유 기자가 말한 여러 이유들 때문에 금융위가 자본건전성을 강화하는 조건으로 조건부 승인을 내줄 것이다 이런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렇게 될 경우, 금융위가 어떤 조건을 제시할 걸로 보이나요?

[기자] 경영 건전성 개선 방법에는 자본금 추가 적립이나 부실자산 정리 등이 거론되고 있는데요.

금융당국이 자본 건전성을 위해 금융지주에 요구하는 보통주자본비율(CET1) 권고 기준은 12% 입니다.

지난해 말 기준 우리금융 보통주자본비율은 12.08%로 금융당국 권고치를 턱걸이로 넘긴 상황인데요.

다만 다른 금융 지주와 비교해 보면 4대 금융 가운데 가장 낮은 수치입니다.

더군다나 보험사 인수로 자본 건전성 비율이 더 낮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데요.

이 때문에 당국이 이 비율을 높이라는 주문을 할 수 있는 상황이고요. 이에 대응해 우리금융은 자본금을 더 쌓거나 위험가중자산을 줄여나갈 것으로 관측됩니다.

아울러 내부통제 혁신과 지배구조 개선, 전사적 리스크 관리 등 전반적인 내부통제 강화도 주문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유오성 기자 osyou@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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