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40원대로 찔끔 내려온 환율…달러화 약세에도 힘 못쓰는 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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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달러화 약세에도 원화 가치는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유로화를 비롯해 엔화와 위안화 등 아시아통화가 강세를 나타내는 와중에도 원/달러 환율은 1440~1460원대에 머무르며 뚜렷한 하락 조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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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달러화 약세에도 원화 가치는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유로화를 비롯해 엔화와 위안화 등 아시아통화가 강세를 나타내는 와중에도 원/달러 환율은 1440~1460원대에 머무르며 뚜렷한 하락 조짐이 없다.
1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정규장 종가는 전 거래일 대비 5.9원 내린 1447.9원을 기록했다. 한동안 1450원대에 머물던 원/달러 환율은 6거래일만에 1440원대로 복귀했다. 코스피시장에서의 외국인 순매수가 원화 가치를 끌어올렸다. 다만 '고환율'을 막내릴 추세 전환으로 보긴 어렵다.
올초 대비 원/달러 환율은 1.3% 하락했다. 1460원대에서 1440원대 후반으로 내려왔다. 고점 대비 하락했지만 1년 전과 비교하면 100원 넘게 높다.
같은 기간 달러인덱스는 5.1% 하락했다. 109선에서 103선까지 낮아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전까지 '강달러' 기조를 유지하던 달러화는 취임 이후 약세로 돌아섰다.
'트럼프 관세정책' 여파로 미국의 경제 지표가 시장 예상보다 좋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시장에 번지면서 달러화 약세를 부추겼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 기조에서 국채금리가 하락한 영향도 있다.
그사이 유로화와 위안화 등은 강세를 보였다. 유로화는 미국의 경기 둔화 조짐에 반등했다. 독일의 대규모 재정 부양책 영향도 컸다. 차기 독일 총리로 유력한 프리드리히 메르츠 기독민주당 대표가 국방비 증액과 5000억 유로 규모의 인프라 투자 확대를 추진하면서 유로화는 강세를 이어갔다. 위안화도 정부의 경기부양 정책에 힘입어 강세다.
원화가 나홀로 약세를 보이는 배경엔 약화된 경제 펀더멘탈(기초체력) 우려에 따른 자본 이탈이 있다. 국내 정치 불확실성과 미국 관세정책에 따른 수출 불확실성이 성장률 전망치를 끌어내린 탓이다. 한은이 보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잠재성장률(2%)을 큰 폭 하회하는 1.5%다.
이에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외국인 자본이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올들어 코스피시장에서만 외국인은 6조6000억원 어치를 팔아치웠다. 또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주식 투자 규모가 늘어난 점도 원화 약세 요인으로 꼽힌다.
유재현 한은 국제총괄팀장은 지난 13일 통화신용정책보고서 설명회에서 최근 원화 약세와 관련해 "개인의 해외 주식 투자자금이 유출되고 외국인의 국내증시 투자자금도 유출되면서 수급상 불균형이 영향을 줬다"며 "관세정책에 따른 수출 불확실성과 국내 정치 상황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위재현 NH선물 연구원은 "정책 기대감을 앞세운 위안화 강세가 원/달러 환율 하락을 주도하겠지만, 수급부담과 정치적 리스크를 앞둔 국내 상황이 낙폭을 제한할 것"이라며 "거주자의 해외투자 환전 수요는 저가매수 형태로 유입되고, 탄핵 결정도 최장 심리 기간을 이어가고 있어 외국인의 자금 유입도 지지부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김주현 기자 nar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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