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풍노도의 시기” ‘불후의 명곡’ 700회 맞아 다시 선 출발점[스경X현장]
KBS 음악 경연 프로그램 ‘불후의 명곡’이 700회를 맞아 새로운 출발점에 섰다.
17일 서울 여의도 KBS 신관 국제회의실에서 KBS2 ‘불후의 명곡’ 700회 기념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자리에는 연출을 맡은 박형근·김형석·최승범 PD를 비롯해 MC 김준현과 이찬원이 참석했다.
‘불후의 명곡’은 한 시대를 풍미한 명곡들을 새롭게 편곡해 경연을 펼치는 프로그램이다. 단순한 추억 소환을 넘어 음악을 통해 세대를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해온 ‘불후의 명곡’이 700회를 맞아 특집 무대를 꾸린다.
해당 특집에는 가수 최백호, 김창완, 더 블루, 윤종신, YB, 자우림, 거미가 ‘7인의 전설’로 함께하며 박정현, 다이나믹 듀오 등 톱가수들까지 게스트로 나선다.
700회를 맞은 소감에 대해 박형근 PD는 “다양한 장르를 다루는 음악 프로그램은 많지만 세대와 여러 장르를 아우르는 프로그램인 ‘불후의 명곡’ 700회는 대중문화적으로도 의미가 크다”며 “햇수로 따지면 14년이 지났는데, 이는 사람으로 따지면 사춘기, 질풍노도의 시기다. 인생에 대한 가치관이나 방향성을 고민하는 사춘기처럼 이번 700회를 맞아 ‘불후’ 또한 프로그램의 방향성이나 가치를 고민해야 하는 새로운 출발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MC 이찬원은 “‘전국노래자랑’, ‘가요무대’, ‘열린음악회’에 이어 KBS의 대표 장수 음악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며 “MC로 함께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행운”이라고 말했다. 김준현 역시 “이런 역사적인 순간에 함께할 수 있어 영광”이라며 “700회의 무게감을 되새기며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번 특집 무대에는 많은 가수들의 출연을 비롯해 다채로운 특별 무대까지 준비돼 있다. 이에 대해 박형근 PD는 “700명의 아티스트 중에서도 특별히 엄선된 7명의 전설적인 아티스트가 함께한다. 또 이들과 후배 아티스트들이 조화를 이루는 무대를 준비했다”며 “MC 3인방의 특별한 무대도 기대해도 좋다. 감동을 선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700회를 맞이하며 프로그램의 매력과 방향성에 대한 고민도 깊어졌다고 한다. 김형석 PD는 “14년 동안 유지할 수 있었던 건 과거에만 머무르지 않고 젊은 세대에게도 다가가려 했다”며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가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음악 프로그램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장수 프로그램 반열에 오른 만큼 이들은 변화와 안정성 사이에서 조화를 이루고자 노력했다. 박형근 PD는 “늘 새로운 시도를 고민하고 있다. 다만 무조건 새로워야 한다는 것이 정답은 아니다. 기존의 것을 조화롭게 살리면서도 젊은 세대가 공감할 수 있도록 변화하는 것이 숙제”라며 “700회 특집에는 과거의 명곡 뿐만 아니라 록 페스티벌 느낌을 가미하는 등 MZ세대와 함께 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획이 포함됐다”고 전했다.
또한 김준현은 “신동엽 선배가 늘 ‘우리 너무 안정적으로 가면 안 된다’고 말한다. 700회를 기점으로 또 다른 도전이 필요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최승범 PD는 “(그럼에도 변하지 않는 건) 어느 한 세대도 소외되지 않는 무대를 만들어야 한다는 우리의 철칙이다. 이번 700회 특집도 10대부터 70대까지 즐길 수 있는 아티스트와 무대를 준비했다”며 특집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700회를 맞아 새로운 전환점을 고민하는 ‘불후의 명곡’. 과거의 명곡을 재조명하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전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음악 프로그램으로서의 역할을 지속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KBS2 ‘불후의 명곡’ 700회 특집은 오는 4월 5일과 12일, 2주에 걸쳐 방송된다.
이민주 온라인기자 leem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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