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우크라 종전 기미 보이자 북한 거론…다음엔 평양 가나

김수한 2025. 3. 15.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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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취임 후 종전 행보
가자·우크라전쟁 종식 추진
우크라 휴전 앞두고 북한 언급
“핵보유국” 지칭 핵군축 염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19년 6월 30일 판문점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AP]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동 가자지구 전쟁,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 논의가 본격화된 가운데 북한을 거론해 다음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일단락되면 북한 평양으로 건너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가 회동할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와 지난 11일(현지시간) ‘30일 임시 휴전안’에 합의하고, 12일 러시아와 협의를 시작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백악관에서 미할 마틴 아일랜드 총리와 정상회담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에 대해 “러시아에 달렸다”면서 “(미국 정부측) 사람들이 현재 러시아로 가고 있다. 우리는 휴전의 절반가량을 달성했고 러시아가 멈추게 할 수 있다면 완전한 휴전이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마이크 왈츠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러시아 측 상대방과 통화했다고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이 12일 밝혔고, 존 랫클리프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과 세르게이 나리시킨 러시아 대외정보국(SVR) 국장이 11일 통화했다.

우크라이나 종전 논의에 참여해온 ‘트럼프 측근’ 스티븐 위트코프 미 중동 특사는 13일 러시아 모스크바에 도착, 러시아 대표단과 접촉했다.

우크라이나 종전 논의에 관여해온 ‘트럼프 측근’ 스티브 위트코프 미 중동 특사. [로이터]
미, 우크라이나와 ‘30일 휴전안’ 합의 뒤 러시아와 논의 중

이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30일 임시 휴전안’을 수용하면 종전 논의는 사실상 끝난다. 이런 시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공개적으로 거론해 주목된다.

그는 13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과 회담 중 김정은 위원장과의 관계를 재건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또 “나는 김정은과 좋은 관계이며 무슨 일이 일어날지 보겠다”면서 “확실히 그(김정은)는 뉴클리어 파워(핵보유국)”라고 말했다.

아울러 러시아와 중국의 핵무기를 언급한 뒤 “그 수를 줄일 수 있다면 멋진 성과가 될 것”이라며 “우리는 너무 많은 무기를 가졌고, 그 위력도 크다”고 언급했다.

그는 “김정은도 핵무기를 많이 갖고 있고 다른 나라들도 마찬가지”라면서 “인도나 파키스탄 등 다른 핵보유국도 있다”고 말했다.

인도와 파키스탄은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에서 인정하는 핵보유국은 아니지만, 국제사회에서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인식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에 대해 또다시 ‘뉴클리어 파워’로 언급하고,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인식되는 인도, 파키스탄과 나란히 함께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언급한 것은 그동안 미국의 대북정책 핵심 기조인 북한 비핵화가 이제 사실상 불가하다는 인식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인도나 파키스탄은 국제 사회에서 비핵화 압박을 받지 않고 있다.

북한 역시 이처럼 비핵화 압박에서는 벗어났으며, 미국이 어떻게 대우하느냐에 따라 다른 핵보유국과 대등한 위치에서 핵군축 협상을 하는 지위를 누릴 수도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2일(현지시간) 미 연방 의회에서 미할 마틴 아일랜드 총리와 회담 후 취재진에 손을 흔들고 있다. [AP]
트럼프 “북한은 핵보유국”, 미 행정부는 “북한 완전한 비핵화” 그 괴리감의 의미는

이렇게 되면 북한 비핵화라는 ‘빅딜’ 가능성은 사라지고, 그 대신 핵군축 등 ‘스몰딜’ 여지만 남은 셈이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 1월20일 취임식 직후 백악관 집무실에서 언론과 문답을 하는 과정에서 북한을 핵보유국이라고 부른 바 있다.

이어 약 2개월 흐른 시점에서 다시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사실상 인정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수위와는 달리 미국 정부는 아직도 북한 비핵화 정책 기조로 ‘완전한 비핵화’를 언급하고 있다.

이러한 이중적 정책 기조가 트럼프 대통령도 어쩔 수 없는 현실을 반영한 결과라는 해석도 나온다.

미 행정부 입장에서는 그동안 대북정책의 핵심 기조였던 북한 비핵화를 포기는 하지 않은 듯한 인상을 주면서도 현실적으로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대통령은 ‘핵보유국’ 표현을 공공연히 쓰는 한편, 행정부 차원에서는 아직도 ‘북한의 비핵화’라는 표현을 버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한반도전략센터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에 종전이 이루어지면 김정은과의 대화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지칭한 것은 앞으로의 북미 대화에서 북한의 비핵화보다 군비통제 문제가 실질적인 의제가 될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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