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발 무역 전쟁...올 크리스마스에 미국 아이엔 산타가 선물을 안 줄 수 있다고?

채제우 기자 2025. 3. 13.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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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LY BIZ] 중국산 장난감 80%인데...아이들 장난감 등에 트럼프 관세 후폭풍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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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이 10일(현지 시각) 오후 중국 베이징의 '짝퉁 시장' 슈수이제 상가에서 딸 아라벨라(6)에게 선물할 장난감을 고르고 있다.

“타깃(Target)은 겨울철에 멕시코산 농산물에 많이 의존하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은 앞으로 며칠 내로 (과일과 채소 등 농산물) 가격이 오르는 걸 볼 가능성이 크단 뜻이죠.”

미국 대형 소매 체인 ‘타깃’의 브라이언 코넬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한 지난 4일 이렇게 말했다. 이날 코넬 CEO는 CNBC 인터뷰에서 “(내달 2일부터 멕시코·캐나다산 제품에) 25% 관세가 부과되면 딸기, 아보카도, 바나나 등과 같은 농산물 가격이 줄줄이 오를 수 있다”고 했다. 미국은 멕시코·캐나다에서 농산물을 대거 수입하는 만큼 관세가 매겨지면 도미노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더구나 ‘관세 파도’는 미국인들이 입고 쓰는 제품들 가격 역시 요동치게 할 전망이다. WEEKLY BIZ는 미국 주요 기업 CEO들의 실적 발표회 발언 및 인터뷰, 주요 기관들의 보고서 등을 통해 미국 기업들이 바라보는 관세의 후폭풍을 분석했다.

그래픽=김의균

◇미국인 식탁서 터지는 트럼프 관세 폭탄

내달부터 멕시코·캐나다산 농산물에 관세 부과가 시작되면 미국인 식탁부터 위협할 전망이다. 미국의 농산물 수입액(미국 농무부)이 2020년 1434억달러(약 208조원)에서 지난해 2062억달러로 4년 만에 43.8% 급증하고 있는 데다, 농산물 수입 규모 1·3위 국가가 관세의 표적이 된 캐나다와 멕시코이기 때문이다. 특히 수입 의존도가 절대적으로 높은 먹거리부터 관세 체감이 커질 전망이다. 미국인들이 타코에 듬뿍 올려 먹는 과카몰리(으깬 아보카도로 만드는 소스)가 대표적이다. 미 농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소비된 아보카도의 약 90%가 멕시코산이다.

최근 미국 내 판매 돌풍을 일으키며 외국산 맥주의 81%(2023년 기준, 스태티스타)를 차지하는 멕시코산 맥주도 가격 인상 압박이 거세질 수 있다.코로나·모델로 등 유명 멕시코 맥주 브랜드를 미국에서 파는 주류 회사 콘스텔레이션 브랜즈의 빌 뉴랜스 CEO는 지난 1월 실적 발표회에서 “(관세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가설을 세우기에는 이르다”면서도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에 따라 확실하게 접근 방식을 바꿔나갈 것”이라고 했다.

관세의 부작용은 단지 비용 증가에만 있지 않다. 인기 위스키 잭다니엘의 제조사 ‘브라운-포먼’의 로슨 휘팅 CEO는 지난 5일 실적 발표회에서 캐나다의 소매 업체들이 미국산 주류를 겨냥한 불매운동을 벌이는 것을 두고 “관세보다 더한 악재”라고 했다. 휘팅 CEO는 “(캐나다에서) 우리 제품이 매장 선반에서 완전히 사라지는, 말 그대로 매출이 없어지는 상황”이라며 “앞으로 멕시코에서 일어나는 일에도 주의를 기울일 것”이라고 했다.

◇산타클로스 선물 주머니도 홀쭉해지나

관세 탓에 “장난감 사 달라”는 아이들 투정이 부모에게 더 큰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 미국이 중국에 지난 4일부터 ‘10+10% 관세’를 부과했기 때문이다. 미 장난감협회에 따르면 미국에서 판매되는 장난감의 80%가 중국산이다.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매길 경우 미국의 장난감 업체들이 타격을 입고 장난감 가격이 오를 수 있단 얘기다. 이에 발등에 불이 떨어진 장난감 제조사들은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공급망 재편에 나섰다. 바비 인형을 만드는 마텔의 이논 크리즈 CEO는 최근 CNBC 인터뷰에서 “2023년 기준 마텔 장난감의 약 50%가 중국에서 만들어졌지만 올해는 40% 미만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전자제품도 관세의 충격파에 휩쓸릴 전망이다. 미국 전자제품 유통 업체 베스트바이의 코리 배리 CEO는 지난 4일 실적 발표회에서 “중국과 멕시코는 각각 베스트바이 전체 제품의 55%, 20%를 공급한다”며 관세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배리 CEO는 “수입사들은 관세로 인한 비용 증가를 소매 업체에 전가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소비자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했다. 베스트바이 측은 이런 가격 인상이 올해 실적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본다. 베스트바이의 매슈 빌루나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가장 큰 변수는 소비자들의 반응”이라며 “올해 내내 제품 가격이 많이 오를 것으로 보이는데, 이미 소비 심리가 위축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美 차 값 1800만원 비싸질 수도

땅덩이 넓은 미국의 필수품인 자동차도 가격이 급상승할 조짐이다. 현재 캐나다·멕시코에서 수입되는 자동차에 대해선 다음 달까지 한 달 동안 관세가 유예됐으나, 중국산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에 대해선 10+10% 관세가 부과되는 중이다. 만약 캐나다·멕시코산 자동차에 대한 25% 관세까지 예정대로 시행되면 그 여파로 일부 모델의 자동차 가격은 최대 1만2200달러(약 1800만원)까지 오를 수 있다는 계산이다. 시장조사 업체 앤더슨 이노코믹 그룹은 중국산 제품에 의존하는 전기차 생산 비용은 1만2200달러, 멕시코에서 만드는 대형 스포츠 유틸리티 차(SUV) 가격은 9000달러 오를 것이라 분석했다.

이에 미국 완성차 업체들은 우려가 크다. 미국의 ‘빅3’ 자동차 기업인 포드의 짐 팔리 CEO는 지난달 뉴욕에서 열린 울프리서치 콘퍼런스에서 “멕시코와 캐나다에 25% 관세를 부과하면 미국 (자동차) 산업에 전례 없는 구멍이 뚫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멕시코·캐나다에 대한 관세는 미국에 들어오는 한국·일본·유럽 자동차 기업에 제한 없는 자유를 줄 것”이라며 “(관세는) 이 회사들의 역대 최대 횡재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했다. 미국 자동차 회사들의 핵심 공급망인 캐나다와 멕시코 제품에 관세가 매겨져 생산비 상승에 발목이 잡히는 동안 다른 나라 기업들이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란 뜻이다. 또, 미국의 자동차 수입사 S&S오토모티브의 키스 스칼리오네 사장은 NBC뉴스 인터뷰에서 “관세로 인해 오일 필터와 같은 부품의 가격이 더 비싸질 가능성이 높다”며 “자동차 가격뿐 아니라 소비자들의 자동차 수리비도 더 들 것”이라고 말했다.

설상가상으로 자동차 연료인 원유도 비싸질 예정이다. 미 의회조사국(CRS)은 지난달 ‘미국 석유 무역: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수입되는 원유와 잠재적 관세’란 보고서에서 캐나다산 원유가 미국 전체 원유 수입량의 60%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미 CRS는 “관세는 캐나다 원유 가격, 석유 기업들의 정제 마진, 미국의 석유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패션 업계도 비상

미국 패션 업계도 긴장하고 있다. 미국 운동화 브랜드 스케처스의 존 반데모어 CFO는 지난달 실적 발표회에서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정책으로 미래를 예측하기 어려워졌다”며 “관세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생산지와 공급망을 조정하는 등 대응 전략을 취할 계획”이라고 했다. 공급망을 재편해 관세 리스크를 줄이겠단 취지다. 다만 일부 기업은 관세발 여파를 일축하기도 했다. 언더아머의 케빈 플랭크 CEO는 지난달 “언더아머는 상품의 약 3%를 중국에서 조달하고 있고, 멕시코에선 그보다 훨씬 적게 조달한다”며 “현재까진 관세가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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