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프로축구단 창단 공식화, 3마리 토끼 잡을까

용인시민신문 2025. 3. 10.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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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르재단 스타디움 활성화?... '창단 20년' 수원FC 걸어온 길에 관심 가져야

[용인시민신문]

용인시가 프로축구단 창단을 공식화했다. 용인시는 이를 현실화하기 위해 백방으로 가능성을 찾았지만, 쉬운 숙제는 아니었다. 새 구단을 창단하는 것, 기존에 있는 팀을 유치하는 것도 이만저만 걸림돌이 있는 것이 아니었다.

10년 넘게 명분은 차고 넘쳤지만 결정타가 나오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이상일 시장이 명분 속에 혼재된 프로축구팀을 창단이란 형식으로 구체화한 데 이어, 현실화를 위한 속도에도 불을 지폈다. 구체적인 일정까지 밝혔기 때문에 창단은 더 이상 멈출 수 없는 상태가 됐다. 시는 특히 프로팀 창단으로 3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의지까지 밝혔기 때문에 지금에서 멈추는 것도 행정적 타격은 물론 리더십에도 타격이 우려된다.

그렇다면 프로축구단 창단으로 용인시는 현실에서 어떤 효과를 얻을 수 있을까.

용인미르스타디움 활성화 가능성은
 2024년 10월 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예선전.
ⓒ 용인시민신문
가장 긍정적인 부분은 활용도가 낮은 미르재단 스타디움을 홈 경기로 사용하는 팀이 창단한다는 점이다. 문제는 '관중이 얼마나 찾냐'는 것이다.

이 부분에 있어 이상일 시장은 6일 열린 창단 관련 기자회견장에서 긍정적인 신호를 내놨다.

프로팀이 창단하면 시민 참여가 호의적일 것이다. 기존 다른 프로팀 평균 관중을 넘어설 것이라는 진단을 내놨기 때문이다.

이 시장은 창단식에서 "(K2 팀당 경기당) 평균 관중이 3천여 명 정도인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인근 수원 프로팀 응원하시는 분 중 용인시민이 많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용인 FC 평균 관중은 이보다 많은 5천 명 정도는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기자회견장에서 5천 명에 대한 정확한 근거는 밝히진 않았지만 기대치가 더해진 수치일 가능성도 있다.

성공 가늠지표라 할 수 있는 '관중몰이'와 관련해 이 시장이 밝힌 수치가 현실화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용인시가 사전에 준비해야 할 것이 많다는 부분이다. 이는 곧 두 번째, 세 번째 숙제를 풀 수 이는 방식도 될 수 있다.
 용인미르스타디움 전경
ⓒ 용인시민신문
확실히 해둬야 할 것이 있다. 용인 미르스타디움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는 몇 가지 이유 중 상위에 들어가는 것은 접근성과 주변 기반시설 부족이다. 축구가 열리는 날이라 하더라도 접근성이 낮으면 이용도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식당을 비롯한 기반시설이 없어 불편이 가중되면 경기장을 찾는 관중의 충성도는 약해질 것이다.

때문에 용인시가 '프로축구팀 창단=미르스타디움'이란 공식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두가지 조건이 더 해져야 한다. 필요조건과 충분조건을 따진다면 프로축구단이 운영되는데 미르스타디움은 필요조건을 넘어 상호간 필요충분조건으로 역할을 하지 못할 경우 프로축구팀은 물론 미르스타디움 활성화를 위해서는 복잡한 퍼즐을 맞춰 나가야 한다. 용인 소속감 원동력 역할 더해 3개구 구심점 필요시민이 용인시에 느끼는 소속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확인해 봐야 할 수치가 있다.

용인시가 매년 공개하고 있는 사회조사. 이 문항에서 용인에 대한 만족도를 질문에 10점 만점에 만족도는 평균 6.4점이다. 2022년 6.3점과 비교해도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공동체 의식도 그렇게 높지 않다. 서로 잘 지낸다거나 어려운 일이 있으면 서로 잘 돕는다 등 공동체 의식에 관한 질문에 그런 편이라는 답변은 절반을 넘는 문항이 없다. 그 외 용인 시가 더욱 살기 좋은 도시가 되기 위해 가장 필요한 정책을 묻는 물음에 문화 체육 등 인프라 확충은 9.1%로 일상에서 느끼는 교통 문제나 기업 조성 등을 제외하면 가장 높다.

이 수치가 의미하는 것은 공동체 소속감도가 '용인'이란 단어만 들어간다는 이유만으로 애향심을 가질 만큼 절대적 수치가 아니라는 것을 말한다. 용인시민의 축구로 소속감을 느낄 수 있는 동력을 만들지 못할 경우 '110만 용인시민'이라는 수치는 단지 '번지 없는 목적지'에 불가할지 모른다.

프로축구팀이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데 효자 노릇을 할 것이라는 기대는 운동장을 벗어나 일상에서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많은 프로팀이 운영하는 유·청소년 축구교실은 물론 장애인 축구교실, 지역축제 참가 및 사인회 등도 좋은 표본이다. 이외도 등굣길 안전지도 및 학교폭력 근절 캠페인 동참, 지역 캠페인 동참도 시민과 공감하는 좋은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용인 브랜드 효과와 지역경제 담보 관건
 2023년 이상일 시장이 용인시축구센터로부터 업무보고를 듣고 있다.
ⓒ 용인시민신문
이 숙제 답을 찾기 위해 참고서로 눈여겨봐야 할 곳이 있다. 용인시에 20년 넘게 앞선 2003년 창단한 수원FC. 수원에는 야구팀을 비롯해 5개 프로팀이 있다. 수원시정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수원시민에게 수원을 대표하는 스포츠팀을 묻는 물음에, 수원FC는 기업구단에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축구 도시 이미지가 강한 수원시지만 수원시가 운영하는 시민구단에 대한 인식이 낮다는 것이다.

실제 축구장과 야구장, 배구장까지 몰려 있는 수원종합운동장에서 가장 관중이 많이 몰리는 종목은 야구다. 수원FC 경기 관중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지만 아직은 야구에 미치지 못한다. 이는 곧 수원을 대표하는 경기 종목이라고 하기에는 아직 한계가 많다는 것이다. 창단 20년이 넘었지만 수원 대표 자리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 보니 지역경제 효과도 상대적으로 미흡하다.

반면 수원시는 프로팀 경기가 수원종합운동장이라는 밀집된 공간에서 다 이뤄지기 때문에 주변에 상당한 상권이 형성됐다. 이로 인한 경제효과 역시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용인시는 어떨까. 이 시장도 경제 유발효과를 수치화시켰지만, 이도 다양한 분석이 나올 수 있는 부분이다.

용인 FC를 운영하는 데는 연간 100억 원 정도가 들 것으로 추정한다. 창단 첫해에는 연맹 가맹비와 버스 구입비 등으로 약 10억 원의 운영비가 추가로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며, 필요한 재원 가운데 70억 원은 시가 출연하고, 나머지 예산은 파트너 후원금과 경기도 지원금, 수익사업 등으로 충당할 계획이다. 창단 20년이 넘었지만 기업구단에 밀려 지역 대표 프로팀에 오르지 못한 수원FC, 그럼에도 5개 프로팀이 불러일으킨 스포츠에 관한 관심과 지역경제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 용인시민 이름을 걸고 창단에 나선 프로축구팀이 제 역할을 하기에는 충분한 시간 담보는 불가피해 보인다.

성급한 발걸음은 오히려 해로운 조건을 만들 수 있다는 점도 인지해야 할 것이다.

팬 확보 자신감, 선수 선발 투명 강조
 2024년 열린 용인특례시장배 축구대회에 참가한 선수들
ⓒ 용인시민신문
이 시장은 기자회견 후 진행된 질의응답에서 프로구단 운영의 핵심 역할을 할 팬과 서포터즈에 대한 의견과 기대를 밝혔다. 이 시장은 "수원삼성 팬의 30%는 용인시민이라는 이야기가 있다"며 "용인FC가 창단되면 많은 시민이 경기장을 찾을 수 있도록 시와 구단이 프로모션 홍보에 힘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이어 "k리그2의 평균 관중 수는 3800명 정도 되는 것으로 아는데. 시민들의 열망이 크기 때문에 k리그2의 평균 관중은 넘지 않을까 한다"며 5천 명 안팎의 팬이 경기장을 찾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운영에 필요한 파트너 후원금으로 인한 특혜 시비 논란에 대한 우려와 감독의 인맥이 작용하는 선수 구성 한계에 대한 입장을 질문도 나왔다.

이 시장은 특혜 시비 차단을 위해 한 건설회사의 제안을 거부한 사례를 들며 "파트너사의 대가성 후원금은 단호히 거부하고, 그 문제는 철저히 투명하게 관리할 것"이라며 "특혜 시비에 대한 걱정은 할 수 있지만 기우가 될 수 있도록 투명하고 공정하게 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선수 영입과 관련해선 "K리그에 맞는 선수단 구성을 통해서 경기력을 향상하고 기량을 올려 더 큰 선수로 성장해서 해외로 진출시킬 수 있도록 시민구단이 역할을 해야 한다"며 "예산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선수를 선발할 텐데, 선수 선발은 훌륭한 감독과 스카우터를 모셔서 그분들이 재량껏 선발하겠지만 검증하는 과정도 거쳐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시장은 "사적 인연이 통하는 축구는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에 그런 문제에 대한 잡음이 발생하지 않도록 잘 관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클럽 하우스와 용인시 출연기관인 용인시축구센터의 재편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이상일 시장은 "클럽하우스는 속도를 내서 내년 말 선수들이 숙식하면서 운동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할 생각이고, (용인시축구센터)유소년팀은 프로축구단 산하로 들어가기 때문에 더욱 신이 나서 기량을 쌓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프로축구단 운영과 관련해서 인원이 더 필요할 거여서 축구센터 사무국도 재편이 될 것"이라며 차근차근 연구하고 준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축구계, 시민프로축구단 창단 환영
 용인시가 프로축구단 창단을 공식화 하자 축구 관계자를 비롯해 시민들이 기대를 표출했다.
ⓒ 용인시민신문
용인시축구협회는 이 시장 기자회견 직후 프로축구단 창단을 환영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한규 회장은 성명서를 통해 "수원 화성 등 용인시 주변 도시에 프로축구팀이 창단돼 있고, 시흥 등 일부 도시는 K3를 운영하며 프로축구 창단을 위해 준비하고 있다"며 "프로축구팀 창단은 용인특례시민의 자부심과 함께 애향심을 고취시킬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용인시 축구의 미래인 엘리트 축구 주말리그에 참가하는 유소년팀, 초등부, 중등부, 고등부와 대학부 등 3천여 명의 선수와 80여 개 동호인 축구클럽팀 발전에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시민프로축구팀 발전을 위해 축구협회가 앞장서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용인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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