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핑 양성 반응' 신네르, 3개월 출전 정지 징계 합의?…테니스계 "공정성 잃었다" 강한 비판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단식 '세계 랭킹 1위' 얀니크 신네르(이탈리아)가 도핑 양성 반응으로 3개월 출전정지 처분을 받았다. AP연합뉴스

(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단식 '세계 랭킹 1위' 얀니크 신네르(이탈리아)가 도핑 양성 반응으로 3개월 출전정지 처분을 받았다.

AP통신 등 외신은 16일 "세계반도핑기구(WADA)가 신네르의 도핑 양성 반응에 따른 징계를 5월 5일까지 3개월 출전 정지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호주오픈과 US오픈, 올해 호주오픈 등 메이저 대회 남자 단식에서 세 차례 우승한 신네르는 지난해 3월 도핑 양성 반응이 나왔다. 이 사안을 두고 국제테니스청렴기구(ITIA) 고의성이 없었다는 신네르의 주장을 받아들여 출전 정지 징계 없이 사안을 마무리했다.

이에 WADA가 '신네르에게 출전 정지 징계가 필요하다'며 지난해 9월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했고, 신네르는 4월 CAS에 출석해 자신의 입장을 설명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날 WADA와 신네르가 3개월 출전 정지 징계에 사실상 합의하면서 CAS 제소가 자연스럽게 취소되는 상황이 됐다.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단식 '세계 랭킹 1위' 얀니크 신네르(이탈리아)가 도핑 양성 반응으로 3개월 출전정지 처분을 받았다. AFP연합뉴스

징계에 따라 오는 5월 롤랑가로스에서 개막하는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 프랑스 오픈 출전이 가능하다. 신네르는 성명에서 WADA가 자신이 "의도적으로 약물을 복용한 것이 아니며, 두 차례의 양성 반응으로 인해 경쟁적 이점을 얻지 않았다"고 인정했다고 밝혔다.

신네르는 자신의 물리치료사가 상처 치료를 위해 클로스테볼이 포함된 스프레이를 사용한 뒤 마사지와 스포츠 치료를 제공하면서 약물이 체내에 들어갔다고 주장해 왔다.

WADA는 별도의 성명을 통해 "신네르가 고의로 부정을 저지르려 한 것은 아니다" 라고 밝혔지만, 선수는 자신의 팀이 저지른 실수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며 출전 정지를 확정했다고 설명했다.

신네르는 "이 사건은 거의 1년 동안 나를 짓눌러 왔다"며 "나는 항상 내 팀에 대한 책임을 받아들였으며, WADA의 엄격한 규정이 내가 사랑하는 스포츠를 보호하기 위해 중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해 WADA가 제안한 3개월 징계를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전했다.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단식 '세계 랭킹 1위' 얀니크 신네르(이탈리아)가 도핑 양성 반응으로 3개월 출전정지 처분을 받았다. AP연합뉴스

하지만 이번 신네르에 대한 판결은 '솜방망이'라는 비판이 많다.

메이저 대회 단식 3회 우승 경력이 있는 스탄 바브링카(스위스)는 이날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이제 더 이상 클린 스포츠라는 말을 믿지 않는다"라고 불신을 드러냈고, 2021년 US오픈 남자 단식 챔피언 다닐 메드베데프(러시아)는 프랑스 대회를 마친 뒤 인터뷰에서 "이제 앞으로 누구라도 신네르처럼 WADA에 해명하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코트의 악동'으로 유명한 닉 키리오스(호주) 역시 소셜 미디어에 '테니스에 있어 슬픈 날'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키리오스는 "WADA는 당초 1~2년 출전 정지를 내릴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신네르의 팀이 모든 수단을 동원해 단 3개월 출전 정지로 끝내도록 했다. 타이틀도 그대로고, 상금도 그대로다. 유죄인가? 무죄인가? 테니스의 공정성은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적었다.

키리오스는 이어 "나뿐만 아니라 많은 선수들이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고, "DODGY AS”(수상쩍다)"라는 짧은 트윗을 남기기도 했다. 또 다른 트윗에서는 "무죄라고 주장했으면서 이제 와서 출전 정지를 받는다고? 이게 말이 되나?", "내 DM(다이렉트 메시지)에는 그랜드슬램 챔피언을 포함한 여러 선수들이 이 상황이 얼마나 역겹다고 생각하는지 이야기하고 있다. 완전히 끝장났다"고 날을 세웠다.

사진=연합뉴스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