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재균, 외야 글러브 끼고 ‘바람의 아들’ 품으로···KT 내야 교통 정리, 파격 해법?
KT 황재균(38)은 지난 3일 처음으로 외야수 글러브를 꼈다. 추가 훈련 시간에 이종범 외야·주루코치가 쳐주는 타구를 외야에서 받았다. 6일에는 아예 정규 수비 훈련 시간에 배정대, 멜 로하스 주니어 등 외야수들과 같이 외야에서 수비 훈련 했다. 내야수인 황재균에게는 외야 글러브가 없다보니 이종범 코치가 갖고 있는 이정후(샌프란시스코)의 글러브를 빌렸다.
호주 질롱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 중인 KT는 지난 스토브리그에서 가장 큰 변화를 맞은 팀이다. 선발 투수 엄상백과 주전 유격수 심우준이 자유계약선수(FA)가 되어 한화로 한꺼번에 이적했다. 그 중 심우준의 이적은 내야 상황을 완전히 바꿔놨다.
KT는 FA시장에 있던 내야수 중 당장 주전으로 기용할 수 있는 허경민을 급하게 영입했지만 3루수로 황재균과 포지션이 겹쳤다. 허경민의 유격수 겸업도 고민했던 KT는 3루수 허경민을 고정시키고 황재균을 1루로 이동시키기로 했다.
KT의 1루에는 문상철이 있다. 오랜 대타 생활을 끝내고 주전 경력을 꽃피우려는 문상철은 KT가 최대한 활용해야 하는 선수다. 지난 시즌 중 박병호와 맞트레이드로 영입한 오재일도 있다. 1루에 3명이 겹친다.
심우준이 떠난 유격수에는 김상수가 주전으로, 박경수가 은퇴한 2루에는 지난 시즌에도 활약한 오윤석이 주인으로 선다. 이 백업을 천성호가 맡는다. 2루수 천성호는 지난 마무리훈련부터 유격수를 준비했고 지금 캠프에서는 이 두 자리 모두 훈련 중이다.
당초 1루에서 문상철과 경쟁할 계획이던 황재균 역시 현재 2루와 유격수까지 수비 훈련을 하고 있다. 사실상 내야 전 포지션을 준비한다. KT에는 타격을 고려하면 선발 출전할 수 있지만 수비 때문에 벤치에 둬야 하는 포지션 중복 선수가 여럿이다. 스토브리그를 거치면서, 오랫동안 붙박이 주전 3루수였던 황재균까지 그 수가 더 늘었다. 황재균에게 외야 옵션이 추가된 이유다.
황재균이 외야에 선다면 나갈 곳은 좌익수다. KT는 왼손타자 김민혁에게 주전 좌익수를 맡기고 있다. 상대 투수와 천적 관계 등 필요에 따라 오른손 타자인 황재균을 때때로 좌익수로 세울 가능성을 KT는 고려하고 있다. 가진 야수 자원을 최대한 넓게 활용하기 위해서다.
KT는 ‘지명타자 강백호’ 공식을 깨고 선수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캠프에서 강백호의 포수 훈련에 힘을 쏟고 있다. 장성우가 쉴 때 강백호가 포수로 나가면 지명타자에 한 자리가 생겨 라인업을 보다 여유있게 활용할 수 있다. 그렇지 않을 때는 황재균, 문상철, 김민혁 등 타격 좋은 선수들을 포지션상 모두 기용하기가 어렵다.
따뜻한 햇살 아래 치르는 스프링캠프는 평화로워 보이지만 내부에서는 교통정리에 심각한 고민을 계속 하고 있다. 외야 글러브를 빌려 끼고 이종범 코치 손에 인계된 황재균이 그 상징적인 증거다.
황재균은 일단 ‘멀티포지션’을 준비한다. 이제 내야용과 외야용 글러브를 양손에 들고 다닌다. 메이저리그에서도 뛰었고 KT에서만 대형 FA 계약을 2번이나 한 리그 최상위급 선수의 새로운 도전이다. 황재균을 언제 어느 자리에 투입하느냐가 올시즌 KT가 치를 경기에서 꽤 자주 중요한 승부처가 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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