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가 더 어렵다"…혹한기의 K-배터리, 하반기 반등 '안간힘'
K-배터리가 험난한 2025년을 예고했다. 지난해 4분기보다 올해 1분기 실적이 더 안 좋을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설비투자는 줄이고, 기존 시설을 최대한 활용하는 경영전략을 앞세워 하반기 반등의 모멘텀을 노린다는 방침이다.
30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배터리 3사가 모두 '마이너스' 실적에 그쳤다. LG에너지솔루션은 2255억원, 삼성SDI는 256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모두 전년 대비 적자전환이다. SK온의 경우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3000억원대의 적자가 유력하다. 지난해 3분기 첫 분기 흑자에 성공했던 상승세가 1분기만에 꺾일 전망이다.
새해가 밝았지만 흐름의 반전을 당장 기대하기 어렵다. 전기차 캐즘(Chasm, 일시적 수요 둔화)이 여전하고, 중국의 과잉공급은 지속되고 있으며, 내연기관 친화적인 트럼프 2기 행정부까지 출범했다. 지난 24일 실적발표 후 열린 콘퍼런스콜에서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CFO(최고재무책임자)는 "올 1분기 매출 성장이 어려울 것"이라고, 김종성 삼성SDI 경영지원실장은 "올해 실적은 1분기가 저점"이라고 밝혔다.
다행히 전기차 시장의 회복이 점쳐지고 있기는 하다. 삼성SDI는 올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성장률을 21%로, LG에너지솔루션은 글로벌 배터리 시장 성장률을 20%대로 전망했다. 지난해 전기차·배터리 시장 성장률이 10%대로 추정되는 것을 고려할 때, 수요의 반등이 예상된다. 유럽의 탄소배출 규제 강화, 저가 신차 라인업 확대 등이 전기차 수요를 자극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렇게 된다면 1분기 저점을 찍고 하반기쯤 반등이 시작되는 '상저하고' 국면을 기대할 수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매출 5~10% 성장'이라는 목표를 제시했다.
하지만 거시경제 불확실성 문제가 존재한다. 우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기차 보조금 폐지를 지시할 것으로 보인다. 유럽의 탄소배출 규제 역시 다소 완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보조금 폐지의 경우 수요 위축을 불러올 수 있지만, '보조금이 없어지기 전 전기차를 빨리 사자'는 심리를 부추길 수도 있다"며 "섣불리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보수적으로 시장에 접근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시장 불확실성의 증폭 속에 기업의 전략은 '확실성'에 무게를 둔다. 양적팽창 보다 내실강화를 우선시하는 이유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설비투자(CAPEX)를 전년의 20~30% 수준으로 줄이기로 했다. 지난해 13조원 대로 추정되는 LG에너지솔루션의 설비투자는 올해 10조원 대로 축소될 게 유력하다. SK온의 올해 설비투자도 2조~3조원 수준으로 전년(7조원)비 반토막 날 예정이다. 최근 투자 확대 기조를 유지해온 삼성SDI 측 역시 "올해 설비투자는 다소 감소할 것"이라고 했다.
기존에 확보해놨던 생산 시설을 변화된 수요에 맞게 최대한 활용하는 방향으로 연간 전략이 설정되고 있다. 캐즘으로 인해 쉬고 있는 공장에 새로운 역할을 부여해 가동률을 높이는 게 핵심이다. 예컨대 LG에너지솔루션은 폴란드 공장을 LFP(리튬·인산·철), 고전압 미드니켈 등 신규 제품 양산에 활용키로 했다. 북미에서는 ESS(에너지저장장치) 신규 공장을 애리조나에 건설하려 했으나, 기존 공장을 활용하는 방향으로 틀었다. 미시간 GM 합작 3공장의 경우 아예 매입을 해 북미 현지 수요 대응에 탄력적으로 나서는 방향이 검토되고 있다.
이창실 CFO는 "시장 변동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코스트를 줄여나갈 것"이라며 "북미에서 생산능력 재배치를 집중 검토하고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김종성 실장은 "단기적 실적 회복은 어려워보인다"라면서도 "하반기에 재고조정이 완료된다면 반등을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최경민 기자 brow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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