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작자도 시인한 ‘위작’, 일본 미술관 진품 ‘집착’
[앵커]
일본에선 공공 미술관 2곳이 소장하고 있는 고가의 그림이 위작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그림을 그린 작가가 위작이라고 인정했는데도, 일본 미술관들은 반년 넘도록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도쿄, 황진우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일본 도쿠시마현립미술관이 1998년 약 7억 원에 구입해 소장해 온 작품입니다.
프랑스 입체파 화가 장 메챙제의 자전거타기라고 소개해 왔습니다.
이 그림은 고치현립미술관에서 30년 가까이 전시해 왔습니다.
서정성이 풍부한 묘사로 동물들을 화폭에 옮긴 독일 화가 하인리히 캄펜덩크의 소녀와 백조라고 안내됐습니다.
지난해 여름 이 두 그림에 대한 위작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일본의 한 미술계 인사가 미국 CBS 방송 프로그램에서 두 그림을 위작이라고 보도했던 걸 뒤늦게 발견한 겁니다.
두 미술관은 발칵 뒤집혔습니다.
[오쿠노 카츠히토/고치현립미술관 학예과장 : "믿을 수 없다기보단 말이 안 된다. 오랜 세월 자랑스러운 작품으로 전시해 왔기에 그림을 보고 저도 감동했고…."]
그림 사기 사건의 주범은 독일의 한 위작 화가로 유명 화가가 그렸을 법한 그림을 화풍을 흉내 내 제작했습니다.
이 위작 화가는 일본 언론사들과의 인터뷰에서도 두 현립 미술관의 그림이 자신이 그린 위작임을 인정했습니다.
[볼브강 벨트라키/위작 화가 : "물론 돈을 위해 그린 것을 부정하지 않습니다. 돈도 필요했습니다만, 황홀함이 굉장했습니다. 작품을 완성한 그 순간을 상상해 주세요."]
화가의 실토에 두 미술관은 X선 감정을 의뢰하는 등 진품 여부를 가리고 있지만, 차마 위작임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 탓인지, 반년이 넘도록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KBS 뉴스 황진우입니다.
영상편집:서삼현/자료조사:김린아 김시온
원고 두번째 문장에서 '페르랑 레제'로 보도됐던 것을 '장 메챙제'로 바로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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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우 기자 (simo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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