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속에 보물 있다” 50년간 숨어있던 벽화 발굴
벽 뒤에 숨겨져 반세기 이상 빛을 보지 못했던 프랑스 신부의 벽화(사진)를 경북 안동시가 발굴해 8일 공개했다. 프랑스 베네딕도회 앙드레 부통(1914~1980) 신부의 작품으로, 성화(聖畵)가 아닌 한국 전통혼례 장면을 담은 민속화라는 점에서도 희소가치가 크다. 부통 신부는 1960년대부터 약 10년 한국에서 활동하며 20점 가량의 성화를 남겼다.
이번 벽화는 1973년 작으로 추정되며, 너비 3.65m, 높이 2.75m에 달한다. 옛 안동예식장 벽 속에 숨겨져 보관되다 안동시 도시재생지원센터로 리모델링하는 과정에서 자칫 소실될 뻔했다. 센터 측이 “예식장 벽 속에 보물이 있다더라”는 얘기를 전해 듣고 조사를 했고, 안동예식장을 운영했던 고(故) 류한상 전 안동문화원장이 부통 신부로부터 벽화를 선물 받았다는 녹취록도 확인했다. 센터 측은 2023년 11월 벽에 구멍을 내고 내시경으로 벽화를 확인, 발굴 작업에 착수했다.
부통 신부는 프랑스 북부 위스크에서 1940년 사제품을 받았다. 한국말이 서툴렀던 그는 벽화로 복음을 전했다고 한다. 안동시와 시 도시재생지원센터는 미술계·종교계 등 전문가로 위원회를 구성하고 연구 및 경북도 등록문화유산 지정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정수경 인천가톨릭대 교수는 논문에서 “부통 신부의 예술 선교는 한국에도 큰 영향을 줬다”며 “한국적 요소를 융합한 게 화풍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안동=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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