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멀리포트] 유아기 작은 차이가 생쥐의 일평생 사회적 지위 가른다

이병철 기자 2025. 1. 3. 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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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컷 생쥐의 일생 동안의 사회적 위치가 유아기 벌어진 작은 차이로 인해 결정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매튜 지플 미국 코넬대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3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에 "수컷 생쥐가 유아기에 마주한 우연성과 행운에 의해 평생의 지위가 결정될 확률이 70% 이상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반면 암컷 생쥐는 유아기의 행동 패턴이 사회적 지위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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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쥐 실험서 유아기 경쟁 결과가 일생의 지위 결정 확인
사회적 불평등 의미하는 ‘매튜 효과’ 자연계서 증명
암컷 생쥐는 유아기 패턴과 사회적 지위 관련 적어
경쟁 치열할 수록 사회적 불평등도 커져
수컷 생쥐의 사회적 지위가 유아기 시절부터 결정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현대 사회에서 나타나는 사회적 불평등에 대한 단서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대니얼 창 쿠오(Daniel Chang Kuo)

수컷 생쥐의 일생 동안의 사회적 위치가 유아기 벌어진 작은 차이로 인해 결정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어린 시절 운 좋게 좋은 환경에서 성장하면 그 차이가 평생에 걸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부익부 빈익빈’처럼 인간 사회에서 불평등을 유발하는 요인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매튜 지플 미국 코넬대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3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에 “수컷 생쥐가 유아기에 마주한 우연성과 행운에 의해 평생의 지위가 결정될 확률이 70% 이상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매튜 효과(Matthew Effect)는 사회학에서 초기의 작은 장점이 시간이 지나면서 축적돼 개인이나 그룹에 큰 차이를 만들어내는 현상을 말한다. 미국의 사회학자인 로버트 킹 머튼(Robert K. Merton)이 1968년 처음으로 제안한 개념이다. 머튼은 마태복음의 “무릇 있는 자는 받아 풍족하게 되고, 없는 자는 그 있는 것까지 빼앗기리라”라는 문구에서 영감을 받아 마태복음을 의미하는 ‘매튜 효과’라고 이름 붙였다. 그는 뛰어난 연구자은 더 많은 연구비를 받아 계속 발전하고, 유명세가 없는 연구자는 연구비를 확보하지 못하면서 점차 격차가 벌어진다고 주장했다.

매튜 효과의 대표적인 사례가 빈부격차를 유발하는 부익부 빈익빈이다. 부유한 사람은 그 장점을 살려 재산을 늘려가고, 가난한 사람은 점점 더 가난해지는 것도 매튜 효과로 설명할 수 있다.

코넬대 연구진은 자연계에서도 매튜 효과가 나타나는지 알아보기 위해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진은 유전적으로 차이가 없는 생쥐 104마리를 이용해 유아기에 발생한 차이가 성체가 된 이후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봤다.

연구진은 생후 2주 차의 생쥐를 먹이와 은신처가 같은 실험장 16곳에 나눠 키웠다. 성장 환경에 따른 차이를 배제하고 사회적 상호작용에 따른 행동 변화의 차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생쥐의 이동과 사회적 상호작용 데이터는 실험장에 무선으로 물체를 식별하는 RFID 안테나를 달아 수집했다.

연구진은 이번 실험에서 생쥐의 행동 데이터를 740만건 넘게 수집해 분석했다. 수집한 행동 데이터는 생쥐가 다른 생쥐와 얼마나 자주 상호작용을 했는지 살펴보는 ‘사회적 행동 특성’, 생쥐의 이동성을 보여주는 ‘공간적 행동 특성’, 먹이 경쟁에서 얼마나 앞섰는지를 보여주는 ‘자원 경쟁 특성’ 등으로 구분했다.

성체까지 성장한 생쥐 90마리의 행동 데이터를 모두 분석한 결과, 초기 경쟁에서 승리한 수컷은 모든 생애주기 동안 무리 내에서 높은 지위를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생후 3~4주 시기의 몸무게는 성체가 됐을 때 지위와 70% 이상의 연관성을 가졌다.

반면 암컷 생쥐는 유아기의 행동 패턴이 사회적 지위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수컷이 암컷보다 사회적으로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라고 결론 내렸다. 수컷은 번식을 위해 다른 수컷과 경쟁하는 특성이 강하고, 암컷은 다른 암컷과 경쟁보다는 협력을 통해 생존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번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경쟁이 치열한 사회일수록 사회적 불평등이 더 커지는 경향이 나타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플 교수는 “수컷 생쥐는 초기 경쟁의 결과가 성장 과정을 결정짓는 강력한 요인으로 작용한다”며 “생물학뿐 아니라 인간 사회에서 불평등 구조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참고 자료

Science(1968), DOI: https://doi.org/10.1126/science.159.3810.56

Science(2024), DOI: https://doi.org/10.1126/science.adq05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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