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폐사?...고대 양서류 화석 미스터리

조회 3762025. 4. 4. 수정

물가에서 집단으로 죽음을 맞은 것으로 생각되는 약 2억3000만 년 전 거대 양서류들이 학계의 관심을 받았다.

미국 위스콘신대학교 고생물학자 애런 쿠프너 교수 연구팀은 약 2억3000만 년 전 집단폐사한 양서류의 화석 분석 결과를 2일 국제 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을 통해 공개했다.

미국 와이오밍주 뒤부아의 약 2억3000만 년 전 지층 노비 노브(Nobby Knob)에서 발굴된 양서류 화석은 상당히 독특하다. 공룡이 탄생하기 시작한 트라이아스기에 서식한 대형 양서류들의 화석은 물가에서 떼죽음을 당한 듯 한데 엉켜 있어 연구팀을 당혹하게 만들었다.

미국 와이오밍주의 약 2억3000만 년 전 지층에서 나온 대형 양서류 뷰트너레페톤 바케리의 화석 <사진=애런 쿠프너>

애런 교수는 "화석은 몸길이가 수 m나 되는 멸종한 대형 양서류 뷰트너레페톤 바케리(Buettnererpeton bakeri)의 것"이라며 "이 생물은 공룡이 출현하기 시작한 약 2억3000만 년 전 담수에 살았으며 당시 물가에 흔했던 메토포사우루스(Metoposaurus)의 동료"라고 전했다.

이어 "뷰트너레페톤 바케리 수십 마리로 구성되는 화석은 고생물의 집단폐사 사례를 보여주는 귀중한 표본"이라며 "미세한 진흙과 퇴적물이 층층이 쌓인 노비 노브 지층의 특성을 감안할 때 뷰트너레페톤 바케리들은 강의 범람원에서 익사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생물 화석 중에서 이번처럼 한꺼번에 많은 개체가 그대로 엉킨 경우는 매우 드물다. 연구팀은 화석의 보존 상태가 양호하고 부서지기 쉬운 작은 뼈까지 원형대로 남은 점에서 뷰트너레페톤 바케리들이 죽은 뒤 떠내려와 한데 뭉친 게 아니라 이곳에서 목숨을 잃고 그 자리에서 땅에 묻혔다고 봤다.

뷰트너레페톤 바케리는 메토포사우루스(사진)의 동료로 생각된다. <사진=Vladislav Egorov 유튜브 공식 채널 영상 'Metoposaurus' 캡처>

애런 교수는 "아마 뷰트너레페톤 바케리들은 번식을 위해 물가에 모여 있다 화를 입었을 수 있다. 현생종 개구리나 도롱뇽도 번식기에 물가에 모이는 습성이 있다"며 "아니면 극심한 가뭄으로 움직일 수 있는 범위가 제한돼 물이 남아 있는 곳에 몰려있다 하나둘 죽었을지 모른다"고 추측했다.

이번에 발견한 화석은 지금껏 학계에 보고된 뷰트너레페톤 바케리 표본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만큼 많다. 이 화석군은 오랜 시간에 걸쳐 모인 것이 아니라 같은 날 동일한 장소에서 죽은 집단을 그대로 보존한 역사의 기록이라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애런 교수는 "뷰트너레페톤 바케리 같은 거대한 양서류는 현생종 개구리의 조상에 해당하며 고생물 진화의 역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며 "보존상태가 극히 좋아 공룡시대 초기 생태계나 당시 기후 및 환경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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