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깜짝 발언에 테슬라 '날벼락'…'무서운 전략' 있었다
트럼프 2기 정부효율부 수장으로
"불필요한 보조금 모두 철폐" 주장
테슬라가 가장 큰 피해 입지만
출혈경쟁 유도 후발주자 차단
전기차 시장 완전 장악 포석
한국기업들 전략 수정 불가피
세계 대표 전기차 기업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전 산업 세액공제 철폐’를 주장하고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부효율부(DOGE) 수장으로서 불필요한 보조금을 모두 쳐내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미국 최대 전기차 판매업체인 테슬라는 가장 큰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를 시장 장악을 위한 전략으로 보고 있다. 출혈 경쟁을 유도해 후발주자의 성장을 막기 위한 포석이라는 것이다. 세액공제가 철폐된다면 미국에 투자한 한국 기업도 전략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 “테슬라 다치지만 경쟁자는 치명상”
주요 외신에 따르면 머스크 CEO는 지난 5일 미 의회에서 존 슌 신임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당선인을 만난 뒤 ‘7500달러 규모의 전기차 세액공제를 폐지할 것이냐’는 기자 질문에 “모든 공제를 없애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국민의 돈을 잘 써야 한다는 점을 확실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지난 7월에도 “모든 보조금을 없애라”며 “테슬라도 약간 다치겠지만 경쟁자에게 치명적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통과시킨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전기차 세액공제를 폐지할 계획이다. 표면적으로는 올해 3분기 기준 미국 전기차 판매량의 48.2%를 차지하는 테슬라가 가장 큰 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미 행정부는 IRA에 따라 자국에서 만들어진 전기차의 구매자에게 최대 7500달러의 세액공제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 테슬라는 자사 차량 리스 상품에 세액공제를 이를 적극 이용하고 있다. 지난 9월부터는 계약금을 연방 세액공제액으로 대체해 계약금이 없는 모델3·모델Y 리스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그럼에도 머스크 CEO가 세액공제를 폐지하려는 것은 전기차 시장을 완전히 장악하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댄 아이브스 웨드부시증권 애널리스트는 자동차 제조사 중 유일하게 테슬라만 전기차 판매로 이익을 내는 만큼, 전기차 보조금이 폐지되면 포드, 제너럴모터스(GM) 등 경쟁사의 손실 폭은 더 커지고 테슬라의 시장 점유율은 더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세액공제 철폐가 정경유착을 이용한 머스크 CEO의 ‘사다리 걷어차기’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전기차 전문매체 인사이드EV는 “머스크 CEO가 수년 간 보조금 혜택을 받은 뒤에 그 보조금이 사라지기를 바라는 게 공정한가”라는 의문을 제기했다. 민간 예산감시단체 굿잡스퍼스트에 따르면 테슬라는 2002년부터 2022년까지 전기차 보조금으로 25억달러(약 3조5800억원)를 받았다. 포드(15억달러) 제네럴모터스(11억달러) 리비안(4억달러)이 뒤를 이었다.
○ 로보택시·우주개발 규제도 해소
테슬라가 전기차뿐만 아니라 인공지능(AI)·로봇·에너지저장장치(ESS) 등 다양한 분야에서 매출을 낼 것으로 기대되는 기업이라는 점도 자신감의 원천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이날 텍사스 기가팩토리 방문 보고서를 통해 테슬라의 로봇 사업에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BoA는 내년 말까지 기가팩토리에 자사 로봇 옵티머스를 1000대 배치할 것이라는 테슬라 계획을 전하며 목표주가를 350달러에서 40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앞서 웨드부시는 로보택시를 제외한 AI·자율주행 기술만으로도 테슬라 시가총액이 1조달러(약 1419조원) 더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머스크 CEO가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인 정부 구조조정을 시행하는 대가로 자신의 사업에 유리한 방향으로 규제를 손볼 가능성도 제기된다. 테슬라 로보택시, 스페이스X의 우주개발 등은 규제에 취약한 첨단산업으로 꼽힌다. 미국 연방항공청(FAA)은2023년 6~7월 두 차례 로켓 발사 시 안전 규정을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난 9월 스페이스X에 벌금 63만3000달러를 부과했다. 머스크 CEO는 벌금이 정치적 동기에 따라 부과됐다면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반발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달 머스크 CEO에 우주사업 자금을 지원해온 재러드 아이작먼을 항공우주국(NASA) 수장으로 지명했다.
또 트럼프 인수위원회는 완전 자율주행 차량을 위한 연방 프레임워크를 교통부의 우선순위로 삼기 위한 정책 담당자를 찾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보도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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