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동열의 요산요설(樂山樂說)] ⑧오대산 노인봉

최동열 2024. 12. 3.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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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봉이라.

그냥 노인봉이라고 하지 않고, 오대산을 먼저 내세운 것은 이 산이 오대산 국립공원에 속해 있기 때문입니다.

오대산 국립공원에 속해 있지만, 노인봉은 사실 오대산과는 산행 코스를 달리합니다.

오대산 국립공원은 비로봉, 상왕봉 등이 속해 있는 '월정사 지구'와 청학동 소금강 계곡이 있는 '소금강 지구'로 나뉘는데, 노인봉은 율곡 선생이 유청학산기(遊靑鶴山記)에서 극찬한 소금강의 주봉 역할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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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이는 풍광, 젊음을 품은 노인봉

노인봉이라. 천왕봉, 비로봉, 영봉 등등. 고산·명산에는 영험하고 고상한 분위기의 이름이 많은데, 이 산은 ‘노인봉’이라는 매우 이색적인 이름을 썼습니다. 한자로도 ‘老人峰’ 이라고 씁니다. ‘나이 들어 늙은 사람’을 뜻하는 인성 명사를 산봉우리 이름으로 붙였다면 그럴만한 이유가 있겠죠. 해답은 산 정상에 있습니다.

오대산 노인봉. 강릉시 연곡면과 평창군 대관령면에 걸쳐 있는 고산입니다. 해발 1338m. 백두대간 주 능선이 이 산을 지나갑니다. 그냥 노인봉이라고 하지 않고, 오대산을 먼저 내세운 것은 이 산이 오대산 국립공원에 속해 있기 때문입니다. 산 정상은 거대한 화강암입니다. 하얗게 흘러내린 화강암 봉우리가 멀리서 보면 백발 노인처럼 보인다고 합니다. 그래서 노인봉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된 것이죠.

오대산 국립공원에 속해 있지만, 노인봉은 사실 오대산과는 산행 코스를 달리합니다. 오대산 국립공원은 비로봉, 상왕봉 등이 속해 있는 ‘월정사 지구’와 청학동 소금강 계곡이 있는 ‘소금강 지구’로 나뉘는데, 노인봉은 율곡 선생이 유청학산기(遊靑鶴山記)에서 극찬한 소금강의 주봉 역할을 합니다.

산행은 소금강 계곡에서 시작할 수도 있고, 진고개를 들머리로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양자의 난이도는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 산 아래 소금강 계곡을 시점으로 잡으면 노인봉 정상까지 편도 10.2㎞를 이동해야 합니다. 특히 계곡 깊은 곳에서 노인봉으로 치고 오르는 2㎞남짓 비탈길은 노련한 등산객들도 혀를 내두를 정도로 가파릅니다. 그래서 대다수 등산객은 진고개 정상의 휴게소를 시점으로 합니다. 휴게소에서 노인봉까지 이동 거리가 3.9㎞에 불과한 데다, 진고개 자체가 이미 해발 960m에 달하는 백두대간 마루금이기 때문에 훨씬 쉽게 노인봉의 진경에 도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진고개에서 시작해 노인봉∼소금강 코스로 이동할 경우 대간 마루금의 압도적 풍광과 함께 작은 금강산으로 일컬어지는 소금강 계곡미를 한결 수월하게 즐기는 장점이 있습니다. 진고개 정상부는 한반도 지각 융기의 증거를 보여주는 드넓은 ‘고위평탄면’이 존재하는데, 옛 화전터인 이곳이 지금은 야생화밭으로 변모해 있으니 그 또한 큰 선물입니다.

한겨울에는 삭막하지 않겠냐고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정상에 서면 동해바다, 드넓은 창해가 발 아래 지척이고, 백두대간 황병산, 비로봉, 상왕봉, 동대산 등 오대산의 연봉과 멀리 설악산까지 도열하듯 늘어선 고봉의 용틀임이 그야말로 장쾌합니다. 거기에 눈부신 설경이 더해진다면? 감흥은 상상에 맡기겠습니다.

#노인봉 #오대산 #소금강 #정상 #진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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