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5선발 하겠다" ERA 6.94 최악 부진 SSG 프랜차이즈 스타, 어떻게 자신감 되찾았나 [인터뷰]

김동윤 기자 2024. 11. 23.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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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김동윤 기자]
SSG 박종훈이 최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취재진의 사진 요청에 응하고 있다. /사진=김동윤 기자
"내가 (5선발을) 해야 하고, 못할 것도 없다."

커리어 최악의 한 해를 보낸 SSG 랜더스 프랜차이즈 스타 박종훈(33)이 2025시즌을 향한 당찬 포부를 밝혔다.

올해 SSG는 선발 평균자책점 5.26으로 리그 최하위의 로테이션으로 시즌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외국인 투수는 한 번의 선수 교체와 대체 선수 투입을 통해 시즌 막판에야 간신히 안정을 찾았다. 김광현-오원석-박종훈으로 이어지는 국내 선발진 역시 처참했다.

그중에서도 KBO 최초 비FA 다년계약의 주인공 박종훈의 부진이 아쉬움을 남겼다. 2015년 풀타임 선발로 올라선 후 5년 연속 140이닝 소화로 무난한 4선발 역할을 충실히 해줬던 박종훈이었으나, 2021년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토미 존 서저리) 후 끝없는 부진에 시달렸다.

박종훈은 그 원인으로 구속 증가를 위해 시도했던 체중 증량을 꼽았다. 84~85㎏에 달하던 몸무게를 최고 107㎏까지 근육량을 늘려 구속 상승의 효과는 있었다. 그러나 본인의 언더핸드 투구폼에 맞지 않은 밸런스와 폼 변화로 오히려 역효과였다.

2024시즌을 준비하면서 다시 전성기 시절 몸무게로 돌아와 많은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성적은 오히려 1군 10경기 1승 4패 평균자책점 6.94, 35이닝 34탈삼진으로 커리어 로우를 찍었다.

최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만난 박종훈은 "팔꿈치 수술 후 야구를 더 잘하고 싶어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많이 했는데 그게 내겐 역효과였다. 팔도 저절로 올라가고 힘을 쓰는 방향도 달라져서 밸런스가 좋지 않았다"며 "몸에 안 맞는 옷을 입었으면 빨리 벗어야 하는데 그걸 내가 억지로 꿰맞추고 시도하다 보니 문제가 생겼다. (김)광현이 형, (노)경은이 형도 그 부분을 지적했다"고 담담히 올 시즌을 돌아봤다.

박종훈. /사진=SSG 랜더스 제공

올해는 1군보다 2군에 있는 시간이 더 많았다. 그런데 2군에서는 15경기 7승 3패 평균자책점 1.95, 73⅔이닝 88탈삼진으로 1군과 정반대의 모습을 보였다. 9월 1일 1군에 콜업돼서는 약 한 달만인 9월 25일 창원 NC전에서야 첫 실전 경기를 치렀다. 그만큼 마음고생도 심했을 터.

박종훈은 "2군에 처음에 내려갔을 때는 스트레스를 받았다. 하지만 더 이상 내려갈 것도 없다고 생각하니 불안한 것이 없어졌다. 그전에는 매 경기 불안했는데 차츰 좋은 성적이 나면서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오히려 이 시간을 새로운 몸에 적응하는 시간으로 삼았다. 박종훈은 "수술하고 3년(2021~2023년) 동안 내게 안 맞는 옷을 입고 있다가 벗어내니까 초반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또 회복에 중점을 두면서 몸에 여유도 찾았다. 지난 2년간 월요일도 쉬지 않고 매일 웨이트 트레이닝과 훈련을 했는데 그러다 보니 회복이 잘 안됐다. 나는 아직 힘이 남아있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도 체중 감량은 잘했다고 생각한다. 최고 107㎏ 정도에서 85~87kg까지 뺐는데 훨씬 몸이 가볍고 효과가 있었다. 3~5월 성적이 안 좋았지만, 그 뒤로는 신체 밸런스 등 완전히 몸에 적응했다. 이번 오프시즌부터는 회복, 기술 훈련, 트레이닝을 섞어서 준비하고 있는데 내게 알맞은 느낌"이라고 강조했다.

오랜 시간 함께하는 동료들도 그에게는 큰 도움이 됐다. 김성현, 노경은 등 형들은 그에게 현실적인 조언으로, 2군 후배들은 무한 신뢰로 박종훈의 무거운 마음을 덜어줬다. 박종훈은 "심리 상담도 정말 많이 받았다. 이제 내 위보다 밑에 있는 선수들이 많다. 내가 다운돼 있으면 팀 분위기도 안 좋기 때문에 일부러 더 밝게 다녔다"며 "(김)성현이 형에게 많이 기댔다. 나는 현실적인 해결책을 주는 위로를 더 선호하는 편인데 성현이 형은 그냥 '이건 네가 못한 거야'라는 등 딱딱 짚어줘서 오히려 좋았다"고 활짝 웃었다.

박종훈. /사진=SSG 랜더스 제공

이어 "이대로 그만둬야 하나 싶은 생각이 들 때 후배들이 정말 많은 힘이 됐다. 야수들은 '형 등판하면 우린 글러브 안 들고나와도 돼요'라는 등 장난을 쳤고, 포수들은 '이 공은 절대 못 쳐요"라며 자신감을 심어줬다"며 "예전에 안 좋을 때는 공이 좋아도 (타자 입장에서) 너무 잘 보였다고 한다. 좋을 때는 직구, 투심 패스트볼, 커브 체인지업 모두 (홈플레이트) 끝까지 와서 변화가 있었는데 (체중 증량 후) 팔이 올라가면서 힘이 생기고 스피드는 빨라졌지만, 각이 확 변했다고 한다. 하지만 시즌을 치르면서 내가 야구하는 스타일을 찾았다. 그러다 보니 마지막 1군 등판 때는 불안감이 아예 없었다.

SSG는 최근 오원석을 KT 위즈로 트레이드하면서 비FA 다년계약 듀오 문승원과 박종훈을 다시 선발 투수로 활용할 계획을 갖고 있다. 이에 박종훈은 "난 5선발을 할 생각이다. (오)원석이가 있었어도 마찬가지다. 내가 해야 하고, 못할 것도 없다"며 "지난해까지는 무조건 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다. 하지만 꿰맞추고 억지로 뭔가 하려고 하면 더 안 되는 것 같다. 이젠 순리대로 하려고 한다. 예전에는 2군 가면 끝났다는 생각에 정말 무서웠는데 이제는 두렵지 않다"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내년에는 선발 로테이션을 안 거르고 싶다. 나는 솔직히 공을 쉽게 던질 수 있는 투수다. 시속 150㎞를 던지는 투수가 아니다 보니 누구보다 공을 오래 던지고 회복도 빠르다. 내년에는 한 경기 100~110개씩 한 시즌을 꾸준히 던지고 싶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팬들에게는 "최근 우리 팀에 일이 많았는데 SSG 구성원 모두가 2025시즌에 더 잘하려고 열심히 하고 있다. 그러니 조금 더 잘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다. 팬분들도 항상 건강하시고 남은 2024년을 잘 마무리하시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박종훈. /사진=SSG 랜더스 제공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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