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기자, 김용현 관저 이전 불법 文정부 탓에 "너무 나간다는 지적"
감사원 보고서 보니 '인수위TF'가 관저 이전 대상지 업체 선정해
이성대 "이럴 모를리 없는 장관이 전 정부탓? 본인이 팀장이면서"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대통령 관저 이전 과정에서 경호처 직원의 부정행위를 적발한 감사원 감사결과를 두고 당시 청와대 이전TF부팀장이었던 김용현 국방부 장관이 그 사건 자체는 이전 정부에서 있었던 것이라고 문재인 정부 탓을 해 논란이다. JTBC 기자는 업체선정을 당시 윤석열 대통령의 대통령직 인수위 청와대 이전TF가 관여했고, 당시 TF의 부팀장으로서 이를 모를리 없는 김 장관이 그런 주장을 하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며 너무 나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고 비판했다.
김용현 장관은 23일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관저 공사 관련 경호처 직원이 엄청난 부정행위를 했을 때 책임자였다, 그 때 몰랐느냐'는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그 사건 자체가 있었던 것은 전 정부에서 있었던 것”이라며 “공사가 진행되고 그 전에 계약을 체결하고 하는 것은 전 정부에서 이루어진 일”이라고 답했다.
이를 듣던 정청래 법사위원장이 “계약과 공사의 시기상은 그럴 수 있으나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들어갈 관저를 지난 정부 때 일어난 일이라고 말씀하시면 그건 국민들이 좀 이해를 하겠느냐”고 지적하자 김 장관은 “대통령실 이전이 2022년 3월 말부터 시작됐고, 정부는 5월10일 새로 용산에 들어갔다”며 “그 들어가는 과정에서 이루어진 모든 공사나 사업체 계약은 전 정부에서 다 이루어진 것”이라고 했다.
이에 정 위원장이 “그것은 문재인 정부가 인수 시절에 협조를 한 것이고, 거기서 발생한 문제를 문재인 대통령이 책임져야 되느냐, 비리가 있었으면 21그램 업체를 잘못 선정한 입찰비리가 있다면 문 대통령 때 이뤄졌으니 문 대통령이 책임져야 되느냐. 말을 어떻게 그렇게 이해하느냐”고 비판했다. 이에 김 장관은 “계약 자체는 행안부에서 했으니 거기에 알아봐야지 저한테 얘기할 사안은 아니다”라고 모르쇠했다.
이성대 JTBC 기자는 23일 '뉴스룸' '돌비뉴스' <이것도 전 정부탓?>에서 '시점이야 그렇다 쳐도 청와대를 옮기는 건 윤석열 정부의 중점 사업 아니냐'는 한민용 앵커 질의에 “문재인 정부 국무회의에서 용산 이전에 대한 예산을 의결했고 그 실무 추진을 행안부가 한 것은 사실이 맞는데, 문재인 정부에 책임이 있는지는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석열 정부의 인수위와 협의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성대 기자는 “특히 김 여사와 연관된 것으로 지금 논란이 되는 업체를 어떻게 선정했느냐, '㈜가나'로 표시돼 있는 업체 경우 당시 인수위에서 22년 4월 내부 관계자 등의 추천을 받아서 내부 검토 후에 선정했다고 적혀 있다”며 “김용현 장관 주장과는 다르게 문재인 정부가 아니라 현 정부 인수위에서 결정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미디어오늘이 감사원의 지난 12일 '대통령실과 관저 이전과 비용 사용 등의 불법의혹 감사결과 보고서' 전문을 보니, 감사원은 집무실 이전 공사 관련 행안부 1차 예비비 배정 직후부터 업체를 선정한 경위를 두고 “설계 감리업체의 경우 행안부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4개 업체를 추천하고 협의 후 계약업체를 결정하는 등 업체 선정은 행안부 추천 후 협의 등의 방식으로 결정”했다고 기재했다.
관저 보수공사의 업체 선정 및 공사착수 경위와 관련해 감사원은 예비비 배정 이후 “당시 대통령직 인수위 청와대 이전TF가 2022년 4월24일 관저 이전 대상지를 (구 육군참모총장 공관 대신) 구 외교부장관 공관으로 잠정 결정하였고, 관저 이전을 위해 구 외교부장관 공관에 대한 인테리어 공사가 필요하다고 본 후 실내건축공사업을 등록한 업체 '㈜가나'를 관저 보수공사 업체로 선정하였다”고 기록했다. 업체 선정도 인수위가 결정했다고 감사원도 명백하게 확인하고 있다.
심지어 이 업체 대표이사는 “2022년 4월 중 대통령직 인수위 청와대 이전TF 소속 C 비서관을 통해 공사참여 여부 의사를 묻는 연락을 받았고, 이후 참여의사를 밝히고 회사소개서 및 실적 등 관련 자료를 제출”하였다며 “2022년 4월 말부터 거래 관계가 있던 업체들을 섭외하는 등 공사 준비를 하였”다고 답변하였다고 감사원은 기재했다.
'야당에서는 당시에 “봐주기 감사”라고 지적했지만, 이 감사에서도 이런 부분이 나와 있군요'라는 한민용 앵커 질의에 이 기자는 “특히 김용현 장관이 청와대 이전 TF 경호경비팀장이자 직전에 경호처장을 역임했다”며 “다른 사람도 아닌 김 장관이 이걸 모를 리가 없는데 전 정권 탓을 하는 건 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다”고 비판했다.
김용현 장관이 지난 2일 국방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청와대 이전 비용) 496억 이거 누가 승인했느냐. 문재인 정부가 승인해 준 거다. 그러면 승인을 안 해줬어야죠. 그럼 이사 안 했을 거 아니냐”고 따진 발언도 소환됐다. 이를 두고 '당시 국민들이 투표해서 새로운 대통령을 뽑았는데 새 정부의 중점 사업 예산 배정 안 하기가 좀 어려운 일 아니냐'는 한 앵커 질의에 이성대 기자는 “예산 배정을 안 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는데, 문제의 핵심은 예산 배정 자체가 아니라 예산을 제대로 사용했는지, 잘못 사용했는지 여부라는 것”이라며 “이를 지적하고 있는데 이걸 모를 리 없는 김 장관이 지난 정부 탓을 한다? 이건 좀 너무 나가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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