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기 전 11번의 신고…‘보호 공백’ 파고든 교제살인 [시사기획창/죽어서야 헤어졌다]③
[시사기획 창 '죽어서야 헤어졌다' 중에서]
<녹취> 故 이효정 씨-어머니 통화
나 너무 아파. 경찰에 신고할 거야.
이효정 씨는 남자친구의 폭행으로 숨지기 전 경찰에 11번을 신고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쌍방폭행 등의 이유로 종결됐습니다.
<인터뷰>故 이효정 씨 어머니/거제 교제살인 유족
피의자가 효정이 폰을 뺏은 거예요. 이 상황이 지금. 뺏어서 대신 말한 거예요. 여친 남친끼리 싸우니까 경찰 오지 말라고. 효정이는 전화 너무 소리로 고함소리 막 들리고 있고. 그러니까 얘가 저지를 하고있는 거죠. 그러면 경찰은 어떻게 말을 해야돼요? 경찰은 ‘여성분, 신고하신 분 바꿔주세요’ 해야 되는 거라고 저는 생각을 해요. 그런데 그게 아니에요. 오프. 그러고 나서 그냥 끝. 종결지었어요.
<인터뷰> 허민숙/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
가해자가 깨달은 거예요. ‘아, 이렇게 해도 아무도 방해하지 않는구나’ 내가 이렇게 해도 나한테 권리가 있다는 것을 다 인정해주고 있구나라고 착각하게 만들잖아요. 국가가 나서면서 피해자를 점점 더 위험에 빠트리고 있는 현상, 이것을 지금 경험하고 있는 거죠.
<인터뷰> 故 이효정 씨 아버지/거제 교제살인 유족
단지 그냥 너네 둘이 연인사이니까 어떻게 할래, 뭐 보니까 많이 안 다쳤는데 멍만 들었고 병원가도 진단 뭐 2~3주밖에 안 나오겠고, 처벌 원하나 안 원하나, 항상 경찰이 이렇게 물어봤대요. 그러면 우리 딸은 남자친구가 옆에 있는데 처벌을 원합니다. 말을 못하는 거예요. 그래서 항상 풀려났어요. 그냥 경찰서 종결처리. 아니면 현장에서 종결처리.
교제폭력 112 신고건수는 크게 늘고 있는 추셉니다.
하지만 현장 종결 비율이 절반이 넘고 구속률은 낮아지고 있습니다.
피해자에게 가해자 처벌 여부를 정하게 하는 이른바 ‘반의사불벌죄’가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인터뷰> 표창원/범죄과학연구소 소장, 프로파일러
처음에 경찰이 출동했을 때는 당연히 그러면 가해자의 폭력을 인지했고 폭력을 무서워했고 두려워했고 막아주길 바랬을텐데, 그렇게 해서 출동한 경찰관에게 ‘처벌하고 싶지 않아요’라는 의사를 밝히는 이유가 무엇일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가장 대표적인 것은 보복의 두려움일 겁니다. 내가 처벌하고 싶다, 처벌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 내가 안전해지는 것이 아니라 더 안전하지 않고 위험해지기 때문이겠죠.
지난해 5월 발생한 금천구 교제살인 사건.
아침 5시 37분 여자가 남자를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7시 17분 남자는 여자를 흉기로 찔렀습니다.
경찰 신고와 죽음의 시차는 1시간 40분이었습니다.
<녹취>금천구 교제살인 피의자
(범행 왜 저지르셨습니까? 데이트폭력 신고 때문에 보복하셨을까요? 한 말씀만 부탁드립니다.) 네, 맞아요. (뭐라고요, 맞다고요?) 네, 맞는 거 같아요.
<인터뷰> 민고은/변호사, 한국여성변호사회 인권이사
현재의 교제폭력은 보호조치에 있어서의 공백은 존재하는 상황입니다. 현재 우리 법에서는 특별한 보호조치를 가정폭력처벌법이나 스토킹처벌법에서 규정을 하고 있는데요. 그런데 이러한 보호조치의 적용을 받으려면 가정폭력에 해당하거나 스토킹 행위 내지는 스토킹 범죄에 해당을 해야 합니다. 그런데 교제폭력의 양상이 스토킹 범죄나 스토킹 행위를 수반하지 않는 경우들이 있을 수 있고. 가정폭력처벌법을 적용을 받으려면 가정 구성원이라는 관계가 있어야 하는데 이러한 관계에 해당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한 경우에는 우리 법에서 정하고 있는 조금 더 보호의 정도가 강한 보호조치들의 적용을 받기는 어렵게 됩니다.
방송일시 : 2024년 8월 27일 (화) 10시 KBS 1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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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혁 기자 (chun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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