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의 무승부’ 팔레스타인전에서 확인된 싸늘한 민심…홍명보호의 ‘북중미 로드’는 가시밭길 [Q&A 현장분석]

상암|남장현 기자 2024. 9. 6.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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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 손흥민(오른쪽)을 비롯한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팔레스타인과 2026북중미 월드컵 최종예선 1차전을 0-0으로 마친 뒤 침통한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상암|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한국축구의 ‘북중미 로드’ 개척이 출발부터 단단히 꼬였다.

10년 만에 돌아온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국가대표팀은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팔레스타인과 2026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B조 1차전 홈경기에서 0-0 무승부에 그쳤다. 수월한 월드컵 본선행을 위해선 결과가 중요한 90분이었는데, 예기치 못한 결과를 받아들었다.

분위기도 어수선했다. 선임 과정상 논란에 휘말린 홍 감독과 대한축구협회(KFA) 정몽규 회장은 90분 내내 거센 야유에 직면했다. 5만9000여 명의 홈관중은 틈날 때마다 “나가”를 외쳤다. 그라운드에도 영향이 적지 않았다. 대표팀은 유독 몸놀림이 둔탁했고 불필요한 실책 역시 잦았다. 결정적 찬스도 팔레스타인이 훨씬 많았다. 홍 감독은 “충분히 팬들의 심경을 이해한다”고 말했지만 어두운 표정은 풀지 못했다.

Q=대표팀 늦둥이가 A매치에 데뷔했다. A=1996년생 ‘늦깎이’ 황문기(강원FC)가 A매치에 데뷔했다. 포백 수비진의 오른쪽 풀백으로 선발출전했다. 중앙 미드필더에서 포지션을 바꿔 국가대표로 발돋움한 성공 사례다. 그 외 라인업 전반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와 김영권(울산 HD)이 수비 중심을 이루고, 왼쪽 측면에는 설영우(즈베즈다)가 배치됐다. 돌아온 베테랑 정우영(울산)이 황인범(페예노르트)과 중원을 구축했고,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재성(마인츠)과 2선을 책임진 주장 손흥민(토트넘)은 통산 128번째 A매치로 최다 출전 단독 4위로 올라섰다. 원톱으로는 주민규(울산)가 나섰다.

Q=양민혁(강원)은 경기 엔트리에서 빠졌는데. A=‘홍명보호’는 팔레스타인(홈)~오만(10일·원정)으로 이어지는 9월 최종예선 2연전을 위해 4명의 새 얼굴을 발탁했다. 이 중 황문기만 웃었다. 센터백 이한범(미트윌란), 왼쪽 풀백 최우진(인천 유나이티드)은 물론 K리그 최고 영건으로 성장해 내년 1월 토트넘 입단까지 확정한 ‘무서운 18세’ 양민혁도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월드컵 최종예선 대표팀 엔트리는 26명이지만, 출전 리스트에는 23명만 올릴 수 있다. 만약 양민혁이 출전했다면, 18세 154일에 A매치에 데뷔할 수 있었으나 오만 원정으로 미뤄졌다.

Q=A매치 풍경이 평소와 달랐다. A=매진은 없었다. 전반 킥오프 직전 확인된 남은 티켓만 4400여장에 달했다. 팔레스타인이 상대적 약체라고는 하나, 최종예선 첫 경기임을 고려하면 아쉬웠다. ‘클린스만호’의 기행이 이어질 때도 대부분의 A매치는 만원관중 앞에서 펼쳐진 것과는 대조적이다. 게다가 이날은 야유와 환호가 공존했다. 선수들에게는 열띤 환호를 보낸 팬들이 10년 만에 ‘2번째 데뷔전’을 치른 홍 감독에게는 야유를 보냈다. 내년 1월 4연임 도전이 유력한 정 회장도 질타를 피하지 못했다. 장내 모두가 “정몽규, 홍명보 나가”를 외쳤다. 그래서인지 대표팀은 여러 차례 가슴 철렁한 실점 위기를 맞았다.

Q=모든 경기 지표는 앞섰다. A=경기 점유율 77대32(%), 슛 12대8(회), 유효슛 5대3(회). 모든 면에서 분명 한국이 우세했다. 그러나 실속은 없었다. 오른쪽 윙포워드로 출발해 2선 전지역을 활발히 누빈 이강인이 고군분투했을 뿐 팀 화력은 터지지 않았다. 찬스도 많지 않았다. 골키퍼에 막힌 후반 15분 이강인의 프리킥, 크로스바를 강타한 후반 43분 손흥민의 슛, 장신 수비벽을 뚫고 껑충 뛰어오른 오세훈(마치다 젤비아)의 연속 헤더슛 정도만 인상적이었다. 그에 반해 수비라인은 불안정했다. 중원 콤비 정우영~황인범이 영향력을 끼치지 못한데다 김민재~김영권은 실수를 반복했다. 기본적인 오프사이드콜조차 수월하지 않았다. 오히려 팔레스타인이 인상적이었다. 어지러운 정세로 1년 가까이 소속팀 없이 개인훈련만으로 버틴 선수들이 즐비했음에도 유럽 빅리그, 빅클럽에서 뛰는 선수들이 많은 한국에 매서운 위협을 가했다. 그야말로 불꽃투혼이었다.

상암|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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