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의 고민'이라는 풀백…이명재 "성장한 걸 보여주겠다"

이의진 2024. 8. 29.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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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풀백 이명재, 설영우·최우진과 왼 측면 경쟁
"홍명보 감독님 뿌듯하시도록…대표팀 가서 잘하겠다"
이명재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금지]

(울산=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양 측면 포지션은 한국 축구의 고민거리입니다."

한국 축구대표팀을 이끄는 홍명보 감독은 지난 26일 국가대표 소집 명단을 발표하면서 측면 수비수를 놓고 고민이 컸다고 밝혔다.

홍 감독은 9월 A매치(국가대표팀 간 경기) 2연전을 앞두고 마지막까지 고민했던 포지션이 바로 풀백이라고 했다.

한국 축구 공격진에는 손흥민(토트넘), 황희찬(울버햄프턴),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등 유럽 주요 팀에서 뛰는 선수들이 즐비하다.

중원에는 파울루 벤투 감독 시절부터 주전 자리를 굳힌 황인범(즈베즈다), 이재성(마인츠) 등 경험이 풍부한 선수들이 버티고 있다.

후방에는 한국 축구 수비의 핵인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활약하는 가운데 김영권(울산), 정승현(알와슬), 권경원(코르파칸 클럽) 등 베테랑이 그와 돌아가면서 짝을 이룬다.

하지만 현대 축구에서 중요성이 커진 측면 수비수 자리에는 이같은 '빅네임'이 없다.

김진수(전북)가 왼 측면 수비를 도맡아왔으나 올 시즌 리그에서 활약이 두드러지지는 않는다. A매치 74경기를 소화한 1992년생 김진수도 어느새 30대 초반이라 후계자의 등장이 시급하다.

설영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금지]

대표팀 풀백 경쟁에서는 설영우(즈베즈다)가 가장 앞서 있다.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에게 중용 받아 지난해 6월부터 국가대표팀에 합류한 설영우는 이후 A매치 16경기를 뛰었다.

설영우는 양 측면 수비를 모두 소화할 수 있다.

그런 만큼 홍 감독은 이번에 반대 측면에서 설영우와 짝을 이룰 선수들을 모두 뽑았다.

오른 측면 수비수로 포지션을 바꾼 후 K리그1에서 맹활약 중인 황문기(강원)와 김문환(대전)이 선발됐고, 왼 측면 수비수로는 이명재(울산)와 최우진(인천)이 뽑혔다.

1993년생 이명재는 자신보다 11살 어린 2004년생 최우진과 경쟁해야 한다.

즈베즈다로 이적하기 전 울산에서 한솥밥을 먹은 설영우도 잠재적 경쟁자다. 홍 감독이 황문기나 김문환을 오른 측면 수비수로 낙점한 후 설영우를 왼 측면에서 출격시킬 수도 있다.

베테랑 풀백 이명재는 지난 28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광주FC와 2024 하나은행 코리아컵 준결승 2차전을 2-2로 비긴 후 취재진과 만나 "대표팀에 워낙 좋은 선수들이 많다. 이제 내가 가서 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홍명보 감독님께서 울산에 계셨을 때도 저를 많이 가르쳐주셨다. 내가 성장한 모습을 보여드려야 감독님도 뿌듯하게 여기실 것 같고, 여기저기서 좋은 이야기가 많이 나올 것 같다"며 "'가서 잘하자'는 생각뿐"이라고 덧붙였다.

홍명보 감독의 첫 선택은? (서울=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홍명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국가대표팀 명단을 발표하고 있다. 2024.8.26 dwise@yna.co.kr

지난 3월 태국과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을 통해 국가대표팀 데뷔전을 치른 이명재가 9월 팔레스타인(5일)이나 오만(10일)과의 월드컵 3차 예선 경기에 출전하면 개인 통산 두 번째 A매치가 된다.

이명재는 "나도 기대는 하고 있다. 하지만 영우가 왼쪽에서도 뛸 수 있고, 그렇기 때문에 감독님께서 오른쪽 자원을 한 명 더 뽑았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영우가 (왼쪽에서) 뛰든, 내가 뛰든 이기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래도 기대는 한다. 선발로 나설 확률이 조금은 높아졌다고 생각한다"며 "기회를 주신다면 최대한 잘하고, 또 승리를 딸 수 있도록 열심히 해야 한다"고 웃었다.

이명재는 A매치 기간 휴식하지 않고 대표팀 경기를 치를 수 있다는 게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쉬는 것보다는 불러주시는 게 더 좋다. 영광스러운 일이니 내가 더 잘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고 말했다.

홍명보 감독의 뒤를 이어 울산 HD의 지휘봉을 잡은 김판곤 감독을 놓고는 "스타일이 많이 다르다고 느꼈다. 김판곤 감독님께서는 전방 압박과 1 대 1 상황에서 강하게 붙는 걸 주문하신다"며 "선수들이 잘 적응하고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어 "나도 경기 중 활동량이 늘어났다. 그건 다른 선수도 다 그렇다"며 "팀이 하고자 하는 플레이를 확실하게 심어주셨다. 선수들도 '한번 해보자'라고 서로 이야기한다"고 덧붙였다.

pual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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