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대 준다고 VC인가요, 실리콘밸리서 '살아남는법' 알려야죠"
"LP끼리 신뢰·소통 중요…집단지성으로 스타트업 키운다"
"최근 한국 스타트업이 엄청난 기회를 받고 있어요. 이들에게 '돈'을 투자하는 벤처캐피탈은 꽤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 내에서만 사업을 하면 그 한계가 명확해요. 벤처의 천국 미국 실리콘밸리로 오는 것도 방법이지만, 온다 한들 적응도 사업도 쉽지 않죠. 과학이나 IT기술, 법률, 경영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살아남는 법'을 코칭해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아시아투글로벌(A2G)캐피탈을 창업한 이유입니다."(공경록 아시아2G캐피탈 대표)
(서울=뉴스1) 대담=강은성 성장산업부장 이정후 신웅수 기자 = IT 스타트업의 중심지인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국내 스타트업의 플립(본사 이전)과 성장, 후속 투자 유치를 돕는 벤처캐피탈이 있다. 업력은 길지 않지만 탄탄한 네트워크로 실력 있는 기업들을 발굴하고 있는 공경록 아시아2G캐피탈 대표를 <뉴스1>이 만났다.
◇"전문가 LP가 투자사와 긴밀히 소통…숟가락 개수까지 안다"
일반적인 벤처캐피탈은 '될성부른 나무'(스타트업)를 발굴해 자금을 지원하고 필요하다면 경영컨설팅 등을 제공한다. 어떤 의미에선 '냉철함'을 유지하기 위해 약간의 거리를 두기도 한다.
하지만 아시아2G캐피탈(창업 당시 K2G펀드)의 목표는 일반적인 벤처캐피탈(VC)과 다르다. 이들은 벤처캐피탈보다는 '창업파트너'라는 설명이 더 어울릴 듯하다.
인터뷰를 위해 <뉴스1> 본사를 찾은 공 대표는 흰 티셔츠와 청바지에 백팩을 맨 소박한 모습이었다. 그런데 알고보니 공 대표가 입은 티셔츠는 아시아2G캐피탈이 투자한 스타트업 '스마트마인드'의 로고가 그려진 단체복이었다.
"이 티셔츠를 제작한 '스마트마인드'는 거대언어모델(LLM)과 데이터 분석 AI플랫폼을 단일화한 플랫폼을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로 제공하는 회사예요. 얼마나 대단한 기업이냐면 말이죠…"
티셔츠는 어떤 의미냐고 묻자 단번에 스마트마인드에 대한 소개를 줄줄이 이어나가는공대표다. 10분 이상 스마트마인드 소개를 듣느라 아시아2G캐피탈에 대한 인터뷰가 자꾸만 빗겨나갈 정도였다.
티셔츠 한장도 투자사 홍보를 위해 입고 다닌다는 공 대표의 언동에서 투자사에 대한 뜨거운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공 대표는 "세일즈, 마케팅, 채용, 후속 투자, 상품 로드맵까지 첫 1년간 깊이 관여한다"며 "우리를 투자사가 아닌 직원이라고 생각하고 여러 지식과 노하우를 얻어 가라고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공 대표 혼자 이러는 것이 아니다. 아시아2G캐피탈에 함께 참여하고 있는 출자자(LP)가 모두 동일한 마인드다. 보통의 벤처캐피탈이 대기업으로부터 투자금을 모아 최대 수익을 내는 게 목표라면 아시아2G캐피탈은 수익과 함께 LP와의 긴밀한 소통을 중요하게 여긴다.
공 대표는 "펀드에 참여하는 출자자들이 투명한 의사결정을 거쳐 투자하는 모델을 만들고 싶었다"며 "아시아2G캐피탈은 LP끼리 신뢰하고 각자의 전문성을 살려 집단 지성을 발휘하는 벤처캐피탈"이라고 설명했다. LP가 모두 모인 자리를 정기적으로 마련한다는 공 대표는 "집에 있는 밥숟가락 개수도 다 안다"며 강력한 네트워크를 강조했다.
벤처캐피탈과 LP 사이의 신뢰가 가장 중요했기에 아시아2G캐피탈의 주요 LP는 공 대표의 네트워크에서 출발했다. 한 킴 알토스벤처스 대표,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 전준희 요기요 대표, 뇌과학자 정재승 박사, 구태언 법무법인 린 파트너 변호사 등이 대표적이다. 이 밖에도 실리콘밸리에서 1세대 벤처캐피탈로 활동했던 인물부터 여러 번의 엑시트(자금 회수) 거친 스타트업 전문가들도 다수 참여했다.
이들이 출자해 모은 첫 번째 펀드 규모는 3000만 달러(약 410억 원). 지금까지 13개 스타트업에 투자했는데 이 중 12개가 한국인 창업가들이 세운 스타트업이다. 처음부터 미국에서 사업을 하려는 스타트업을 전략적으로 지원했다.
◇잘 알고, 잘 하는 B2B SaaS에 집중…넥스트 삼성 만든다
아시아2G캐피탈은 여러 스타트업 중에서도 B2B(기업 간 거래) 전문 기업, 그중에서도 기업용 SaaS 스타트업에 집중 투자한다. 직장 생활 22년간 기업용 SaaS에서 전문성을 키워 온 공 대표가 가장 자신 있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실제 아시아2G캐피탈이 투자한 회사 중 대부분은 B2B 기업이다. 헬스케어 로보틱스 업체 셀트리오는 글로벌 제약사 다수를 고객사로 확보했으며 사이버 보안 업체 티오리는 화이트 해커들로 팀을 구성해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내년 상반기까지 첫 번째 펀드 투자를 모두 마칠 예정인 아시아2G캐피탈은 이후 본격적으로 두 번째 펀드 결성에 돌입할 예정이다. 두 번째 펀드 역시 B2B SaaS 기업이 주요 타깃이다.
공 대표는 "넥스트 삼성을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만들고자 한다"며 "실력 있는 스타트업을 나스닥에 더 많이 보내야 한다는 미션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미·중 무역갈등으로 열린 한국 스타트업의 기회
공경록 아시아2G캐피탈 대표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글로벌 대기업에서 스타트업 발굴 및 투자를 10년 가까이 담당했다. 자신이 벤처캐피탈을 창업할지 꿈에도 몰랐다는 그는 2014년부터 실리콘밸리에 머무르며 삼성SDS·레노버·CJ아메리카의 오픈이노베이션 사업을 맡았다. 그가 실리콘밸리에서 만난 스타트업만 8000곳이 넘는다.
공 대표가 레노버 미국지사에서 근무하던 2019년, 미국 실리콘밸리의 투자 시장 분위기가 급변했다. 미국·중국 간 무역 갈등이 심화하면서 중국 자본에 대한 규제가 커지기 시작했다.
당시 레노버에서 AI 스타트업 투자를 담당했던 공 대표는 자신이 추진하던 투자가 모두 불발되는 것을 경험했다. 비슷한 시기에 중국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막혔고 화웨이 등 중국 대기업도 미국을 떠나기 시작했다.
갈 곳 잃은 미국 시장의 투자금은 한국과 일본으로 눈을 돌렸다. 공 대표가 한국 스타트업에서 기회를 본 것도 이때였다. 그는 "매크로(거시경제) 레벨에서 한국이 엄청난 흐름을 탔다고 생각했다"며 "더 많은 한국 기업이 미국에서 사업을 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벤처캐피탈 창업에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공 대표는 '한국(K) 스타트업을 글로벌(G)로 진출시키겠다'는 의지를 담아 K2G펀드를 창업했다. 공 대표는 2년 만에 투자 기업이 안정적으로 성장하는 것을 목격했다. 그는 한국을 넘어 아시아 지역 스타트업의 글로벌화를 돕겠다는 목표를 담아 지난해 11월 아시아2G캐피탈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지었다.
■ 대담=강은성 성장산업부장, 정리=이정후 기자
◇공경록 아시아2G캐피탈 대표파트너 약력 △2004년 2월~2008년 5월 -LG CNS IT전략팀 △2009년 12월~2019년 4월 -삼성SDS 스타트업 액셀러레이션 프로그램 및 사내벤처 프로그램 부서 / 오픈이노베이션 및 기술전략 부서 / 디지털 전환 및 오픈이노베이션 부서 △2019년 5월~2020년 3월 -레노버 오픈이노베이션 부서 / CVC 및 전략파트너십 부서 △2020년 3월~2022년 3월 -CJ아메리카 오픈이노베이션 부서 / 전략투자·디지털전환 부서 △2022년 4월~현재 K2G펀드(아시아2G캐피탈) 대표
leej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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