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시 뉴스에 나온다, 평생 간다" 사령탑 한마디에 최고 153km 쾅! 김도영 30홈런-30도루 희생양 피한 KT [MD수원]
[마이데일리 = 수원 박승환 기자] "9시 뉴스에 나온다. 평생 간다"
KT 위즈는 지난 6~8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원정 맞대결에서 2승 1패로 위닝시리즈를 기록했다. 특히 전날(8일)의 경우 경기 막판까지 승부를 예측하기 힘든 경기가 펼쳐졌다.
KT는 전날(8일) 선발 웨스 벤자민이 7이닝 동안 투구수 95구, 3피안타 2볼넷 2탈삼진 무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7이닝 3자책 이하)를 기록한 뒤 김민(⅔이닝)과 박영현(1⅓이닝)을 차례로 투입해 KIA의 공격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하지만 타선이 KIA의 마운드에 꽁꽁 묶이면서 정규 이닝 내에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그리고 연장 10~11회 김민수가 2이닝 1피안타 1볼넷 3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지만, 무게의 추는 어느 한 쪽으로 기울지 않았다.
그런데 연장 12회초 공격에서 행운의 여신이 KT를 향해 미소를 지었다. 12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오재일이 볼넷으로 출루한 뒤 문상철이 KIA의 정상현을 상대로 2구째 135km 슬라이더를 받아쳐 유격수 방면에 땅볼을 기록했다. 자칫 병살타로 마지막 남은 공격 찬스가 끝날 수 있는 상황. 이때 KIA 2루수 홍종표가 2루로 향하던 선행 주자를 잡아낸 후 1루에 공을 뿌리는 과정에서 실책을 범했고, 문상철이 2루 베이스에 안착하며 득점권 찬스가 만들어졌다.
KT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후속타자 황재균이 전상현의 5구째 146km 직구를 공략, 좌중간 방면에 안타를 터뜨렸다. 그리고 이때 문상철이 홈을 파고들면서 선취점이자 결승점을 손에 넣었다. 단 1점이지만, 승기를 잡은 KT는 마무리 투수로 우규민을 투입했고, 베테랑은 실점 없이 KIA의 12회말 공격을 막아내며 무려 808일 만에 감격적인 세이브를 손에 넣었다.
이강철 감독은 9일 경기에 앞서 "(문)상철이 타구가 병살은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철이 발이 그렇게 느린 편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 공이 빠지길래 '이걸 살려야 되는데?'라는 생각이 들더라. 그리고 황재균이 약간 몰린 볼을 잘 쳤다"고 미소를 지었다.
우규민을 마무리로 투입하게 된 배경은 무엇이었을까. 이강철 감독은 "일단 우규민이 볼넷을 내주지 않는다. 고민을 했는데, 아무래도 경험이 많은 편이고 장성우가 '(우)규민이 형과 하고 싶다'고 하더라. 잘 선택을 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사실 이강철 감독은 7회를 가장 걱정했었다고. 이유는 선두타자 김도영이 볼넷으로 출루했기 때문이다. 발이 빠른 만큼 김도영의 출루는 곧 실점 위기가 될 수 있다. 사령탑은 "김도영이 첫 타자로 나오길래 '볼넷을 주면 2루타'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진짜 볼넷을 주더라. 그런데 거기서 견제에 걸렸다. 그때 '오늘 이길 경기인데?'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기뻐했다.
이강철 감독은 김도영과 관련된 에피소드를 하나 더 풀었다. 김도영은 8일 경기 종료 시점까지 역대 최연소 30홈런-30도루 클럽 가입까지 단 1홈런만 남겨두고 있다. 사실 흐름상 KT전에서 30-30클럽 가입이 유력해 보였는데, 단 한 개의 홈런도 허용하지 않았다. 이에 이강철 감독은 "'너네 9시 뉴시에 나온다. 평생 간다. 잘 던져라'고 했더니, 중간 투수들이 김도영에게 홈런을 안 맞으려고 엄청 잘 던지더라. 이승엽 감독이 56호 홈런을 쳤던 장면도 평생 나오지 않나"라며 "어제(8일) 박영현도 153km를 던졌다. 어마어마하게 좋아졌다"고 흡족해 했다.
한편 4연승을 달리고 있는 롯데와 만나는 KT는 이날 멜 로하스 주니어(우익수)-강백호(지명타자)-김상수(2루수)-오재일(1루수)-황재균(3루수)-김민혁(좌익수)-배정대(중견수)-조대현(포수)-심우준(유격수) 순으로 이어지는 선발 라인업을 구성, 3연승을 노린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