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억 비싼 몸' KIA 알드레드, 5일 1군 엔트리 말소... 결국 10주 계약 엔딩인가

김동윤 기자 2024. 8. 5.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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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김동윤 기자]
캠 알드레드.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KIA 타이거즈 임시 대체 외국인 선수 캠 알드레드(28)의 보장된 계약 기간을 채우지 못할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야구가 없는 5일 1군 엔트리 변동 현황을 공개했다. KIA는 외국인 투수 알드레드, 키움은 투수 이명종과 조영건, NC는 투수 김태현과 외야수 박한결을 1군에서 말소했다.

이 중 가장 눈에 띄는 이름은 알드레드다. 알드레드는 지난 5월 29일 우측 팔꿈치 내측 측부인대 부분 손상 진단을 받은 윌 크로우(30)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KIA와 계약을 체결했다. 유권 해석을 통해 계약금 2만 5000달러, 연봉 30만 달러 등 총액 32만 5000 달러(약 4억 원)를 받고 온 비싼 몸이다. 크로우는 미국 2차 검진에서도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토미 존 서저리) 소견이 나왔고 알드레드는 크로우의 장기 결장을 대비해 영입됐다.

영입 당시 알드레드는 평균 시속 140㎞ 중반의 직구와 투심 패스트볼,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다양한 구종과 좋은 디셉션이 장점으로 많은 삼진을 잡아낼 수 있는 구위형 선수로 소개됐다.

9경기를 치른 현재, 알드레드는 교체 위기에 놓였다. 성적 자체는 3승 2패 평균자책점 4.53, 43⅔이닝 52탈삼진,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1.26 피안타율 0.235로 급하게 구한 대체 외국인 선수라는 점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다. 리그에 적응할 시간도 필요했고 시즌을 치르면서 더 나아질 여지도 있다.

그러나 KIA는 알드레드와 동행을 두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가장 큰 이유는 좌타자와 우타자를 상대로 편차가 심하다는 것이다. 알드레드는 좌타자를 상대로 피안타율 0.150, 피홈런 0개, 피OPS(출루율+장타율) 0.385, WHIP 0.72로 극히 강한 모습을 보인다. 반면 우타자를 상대로는 피안타율 0.277, 피OPS 0.805, WHIP 1.70으로 리그 평균 이하의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우타자에게 스위퍼가 난공불락의 구종인 것과 달리 좌타자에게 2스트라이크에서 아웃 카운트를 만들 구종이 없다는 것이 크다. 좌타자를 상대로 한 투심 패스트볼은 제구가 일정치 않고, 차선책으로 선택한 체인지업은 맞아 나가기 일쑤다. 대표적인 예가 지난달 30일 광주 두산전이었다. 이날 두산은 김재환을 제외하고 정수빈, 김재환, 조수행을 제외하고 전원 우타자로 배치했는데 6명의 우타자가 알드레드에게 8개의 안타를 뽑아내면서 4⅓이닝 7실점 굴욕을 안겼다. 이처럼 좋은 우타자가 많은 두산(평균자책점 15.95)과 삼성(평균자책점 8.22)에게 좋지 않은 성적을 기록 중이다. 하필 그 팀들이 포스트시즌에서 맞붙을 것이 유력해 걱정이 크다.

KIA 알드레드(왼쪽)가 지난달 3일 대구 삼성전 4회 말 1사에서 우타자 김헌곤(삼성)에게 홈런을 맞았다.

우타자에게 약한 것이 누적돼 이닝 소화에도 취약한 점으로 이어지는 점도 문제다. 알드레드는 독특한 디셉션으로 처음 만나는 타자들에게는 강점을 지니지만, 타순이 돌 때마다 타자의 눈에는 익을 수밖에 없다. 한국 야구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알드레드의 첫 번째 상대 피안타율은 0.139에 불과하지만, 두 번째부터는 피안타율 0.318로 급상승한다. 세 번째 상대에는 피안타율 0.304로 낮아지지만, 그 표본이 6이닝밖에 지나지 않아 의미가 없다.

이 탓에 알드레드는 경기당 5이닝 소화도 버거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알드레드 입단 당시보다 마운드 불안정성이 더 커진 KIA로서는 포스트시즌을 고려해 교체를 고민할 수밖에 없다. 희망적이었던 5월과 달리 현재 KIA 마운드는 좌완 영건 이의리(22)의 이탈, 외국인 에이스 제임스 네일(31)의 후반기 부진, 불펜의 난조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 이닝 이터가 필요한 시점이다.

심재학 KIA 단장도 최근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외국인 교체와 관련한 질문에 "외국인 선수 시장이 다른 팀들도 그렇고 어려운 건 맞지만, 다방면으로 생각하고 있다. 확실하게 에이스 역할을 해줬던 네일이 최근에 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있고, 알드레드는 이닝도 마찬가지고 우타자한테 피안타율이 높은 게 아쉽다"면서 교체 가능성을 열어뒀다.

알드레드의 신분은 어디까지나 임시 대체 외국인 선수다. 계약 기간은 11월 30일까지지만, 포스트시즌에 뛰기 위한 정식 등록 외국인 선수는 아니다. 8월 5일 현재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등록된 외국인 선수는 아직 알드레드가 아닌 크로우다. 알드레드가 포스트시즌에 뛰기 위해서는 8월 15일까지 정식 선수 등록을 마쳐야 한다.

교체 가능 시점이 열흘밖에 남지 않은 가운데 야구계에는 KIA가 새 외국인 선수 영입을 앞두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마침 영입된 지 딱 10주 차다. 알드레드는 지난 4일 등판이 우천 취소되면서 6일 선발도 예상됐으나, KIA는 6일 광주 KT전 선발 투수로 알드레드가 아닌 김도현을 예고했다. 여기에 더해 이날 1군 엔트리 말소 소식이 전해지면서 알드레드와 KIA의 인연은 10주짜리 새드 엔딩이 유력해졌다.

캠 알드레드.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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