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울지 마요, 류은희'…올림픽 고별전 마치고 참지 못한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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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 핸드볼의 2024 파리 올림픽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된 4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
경기가 끝난 뒤 기자들과 선수들이 만나는 공동취재구역을 대표팀 간판 류은희(헝가리 교리)가 지나쳐 갔다.
인천여고 재학 시절인 2007년 처음 성인 대표팀에 뽑힌 류은희는 2009년 세계선수권, 2010년 아시안게임과 그해 국내에서 열린 세계주니어선수권, 2012년 런던 올림픽 등 20대 초반부터 국가대표 주축으로 활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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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올림픽서 대표팀 주축 역할…조별리그 탈락 아쉬운 마음에 인터뷰 사양
(파리=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한국 여자 핸드볼의 2024 파리 올림픽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된 4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
경기가 끝난 뒤 기자들과 선수들이 만나는 공동취재구역을 대표팀 간판 류은희(헝가리 교리)가 지나쳐 갔다.
헨리크 시그넬(스웨덴) 감독이 인터뷰하는 뒤로 지나가는 그의 얼굴에는 땀과 눈물이 뒤섞여 있었다.
1990년생 류은희는 사실상 이번이 마지막 올림픽이 될 가능성이 크다.
몸 관리를 잘한다면 30대 후반 나이가 될 2028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출전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류은희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마지막이 될 올림픽에 후회가 남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 1승 4패를 기록해 8강 진출에 실패했고, 이날 덴마크에 20-28로 패한 경기가 류은희의 올림픽 고별전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마지막 올림픽 경기, 어쩌면 마지막 대표팀 경기를 한 것인지도 모를 류은희의 소감을 듣기 위해 대표팀 관계자에게 인터뷰를 요청하자 잠시 후 "지금 (많이 울고 지쳐서) 하기 어려운 상태"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10년 넘게 대표팀 간판으로 활약한 류은희는 경기력은 물론 코트 안팎에서 매너가 뛰어난 선수로 유명하다.
웬만해서는 인터뷰 요청을 거절하는 법이 없고, 마이크 앞에서는 논리 정연한 말솜씨도 항상 높은 점수를 받는 선수다.
심지어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승에서 일본에 10골 차로 완패를 당하고 나서도 속상한 마음을 꾹 눌러가며 패인을 분석하고, 우리가 보완해야 할 점 등을 묵묵히 얘기했던 선수가 바로 류은희다.
어떻게 보면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승은 우리가 이긴다는 전망이 많았던 경기를 10골 차로 진 것이고, 이날 덴마크 전은 어느 정도 열세가 예상됐다는 점에서 일본전 충격이 더 컸을 것 같지만 류은희에게는 마지막 올림픽 경기였다는 감정이 더 올라왔던 모양이다.
비기기만 했어도 8강에 오를 수 있었던 우리나라는 초반부터 덴마크에 큰 점수 차로 끌려다니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류은희의 이날 기록이 좋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는 이날 11차례 슈팅을 날려 3골을 넣고 어시스트 3개를 했다.
하지만 류은희의 존재감을 한 경기 기록으로만 따질 수는 없다.
올해 유럽핸드볼연맹 챔피언스리그 우승팀 교리(헝가리)에서 뛰는 그에 대해 상대 국가는 항상 2중, 3중의 수비를 붙였고 그 덕에 다른 선수들의 공격 기회가 넓어지는 효과가 있다.
강경민(SK)은 이번 대회 독일전 승리 후 인터뷰에서 "마지막 슈팅은 상대 수비가 (류)은희 언니 쪽으로 몰릴 것으로 예상해서 제가 그대로 던졌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대회를 앞두고 왼쪽 손가락 인대를 다쳐 성치 않은 몸을 이끌고도 류은희는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지켰다.
인천여고 재학 시절인 2007년 처음 성인 대표팀에 뽑힌 류은희는 2009년 세계선수권, 2010년 아시안게임과 그해 국내에서 열린 세계주니어선수권, 2012년 런던 올림픽 등 20대 초반부터 국가대표 주축으로 활약했다.
2012년 런던 올림픽 4강,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 등의 성적에 앞장서는 등 17년 가까이 태극마크를 달고 구슬땀을 흘린 류은희의 활약은 그 이상을 바라기 쉽지 않을 정도였다.
2022년 12월 아시아선수권 결승에서는 일본을 상대로 혼자 19골을 몰아치며 대역전승을 일궈낸 선수가 바로 류은희다.
올림픽 고별전을 마친 소감을 현장에서는 들을 수 없었지만 류은희가 마음을 다시 잘 추스르고 예전처럼 자신의 대표팀 시절을 차분히 돌아보는 자리가 마련되기를 팬들이 기다리고 있을 것 같다.
email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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