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잔 돌린 尹 대통령에 동아일보 "정신이 혼미한 듯한 尹 언제 깨어날까"

박서연 기자 2024. 6. 4. 0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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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국민의힘 워크숍 만찬에 참석해 테이블 돌며 맥주 따라
김민전 수석대변인 "대통령을 술 프레임에 가둬, 정당한 매 때려달라"

[미디어오늘 박서연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충남 천안 재능교육연수원에서 열린 제22대 국민의힘 국회의원 워크숍에서 참석 의원들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국민의힘 워크숍에 참석해 '단합'을 강조하며 의원들이 앉은 테이블을 직접 돌며 축하주를 따르고 기념사진을 찍은 사실이 알려지자, 동아일보가 “차라리 술은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깨기라도 한다. 그보다 더한 미몽(迷夢)에 취해 정신이 혼미한 듯한 윤 대통령과 여당은 언제나 깨어날까”라고 비판했다.

천광암 동아일보 논설주간은 3일 <윤 대통령은 꼭 축하잔을 돌려야 했나> 칼럼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과거 김영삼 전 대통령에게 면박을 당했던 사례를 언급했다. 천광암 논설주간은 “2010년 8월 당시 이명박 대통령이 청와대로 김영삼 전 대통령과 전두환 전 대통령을 초청한 적이 있다. 오찬 테이블에서 전 전 대통령은 '와인 더 없느냐'고 했다가, 김 전 대통령으로부터 '청와대에 술 먹으러 왔나'라고 된통 면박을 당했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또 술과 관련한 구설에 올랐다고 지적했다. 천 논설주간은 “윤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국민의힘 당선인 워크숍 만찬에 참석해서 테이블을 돌며 맥주를 따랐다가 야당들로부터 집중 공격을 받고 있다”고 했다. 지난 1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자신의 SNS에 “얼차려 훈련병 영결식날 술타령 수재지원해병 사망사건 수사방해 진정한 보수라면 이럴 수 있나?”라고 했다.

▲3일 동아일보 칼럼.

천 논설주간은 “윤 대통령이 축하주를 돌린 날은 22대 국회가 임기를 시작하는 첫날이었다”며 “108 대 192. 집권여당의 기록으로는 사상 유례가 없는 참패를 하는 바람에 거대 야당의 '재가' 없이는 웬만한 법안 하나 들이밀 수 없는 게 지금 윤 대통령과 여당의 처지다. 국민에게 약속한 수많은 공약과 개혁 다짐의 무거움을 조금만 생각했다면 '오늘은 제가 욕 좀 먹겠습니다'를 외치며 호기롭게 맥주캔을 들어 올리지는 못 했을 터”라고 했다.

앞서 윤 대통령이 엑스포 개최지 결정을 눈앞에 둔 지난해 12월 프랑스 파리에서 대기업 총수들을 불러 술 마셨다가 '폭탄주 회식' 논란에 휩싸인 점, 지난달 10일 서울의 한 전통시장을 방문해 수산물 판매대에 놓인 멍게를 보고 “소주만 한 병 딱 있으면 되겠네”라고 말한 점 등도 지적했다.

그는 “대통령실과 여당이 제정신이었다면 진즉에 대통령의 PI(President Identity·최고경영자 이미지)에서 '술' 이미지를 지우기 위한 관리에 들어갔어야 했고, 연찬회장 테이블 위의 맥주는 윤 대통령이 뭐라 하든 사전에 치워졌어야 정상”이라고도 했다.

윤 대통령이 세계 주요 24개국 중 지지율 23위를 했다고도 짚었다. 그는 “세계 주요국 지도자들의 지지율을 정기적으로 조사하는 미국 '모닝 컨설트'의 홈페이지에는 5월 1∼7일 사이 조사된 24개국 국가지도자의 지지율이 올라와 있다. 꼴찌는 15%인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다. 윤 대통령은 19%로 23위”라며 “'그래도 기시다보단 낫네' 이렇게 위안거리로 삼을 생각이라면 일찌감치 접는 게 좋다. 기시다 총리의 경우 비록 지지율은 낮지만, 연립여당인 공명당과 합해 중의원과 참의원 양원에서 모두 탄탄한 과반의석을 확보하고 있다. 인기는 없지만, 최소한 자신의 정책을 입법으로 뒷받침할 힘은 있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윤 대통령은 그간의 '오답 노트'에서 교훈을 찾고 또 찾아도 지지율 반등이 쉽지 않을 판에 '지나간 건 다 잊어버리자'고 외쳤고,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은 '우리가 소수정당이라고 하는데 사실 108이 굉장히 큰 숫자'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쇄신'과 '반성'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똘똘'과 '단결' 구호만 난무했다”며 “차라리 술은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깨기라도 한다. 그보다 더한 미몽(迷夢)에 취해 정신이 혼미한 듯한 윤 대통령과 여당은 언제나 깨어날까”라고 우려했다.

▲3일 TV조선 유튜브채널에 출연한 김민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 사진=TV조선 유튜브화면 갈무리

한편 김민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3일 TV조선 유튜브 '류병수의 강펀치'에 출연해 “원래 저녁은 6시부터 8시까지 예정이었는데, 7시30분 쯤 대통령이 왔다”며 “요즘 저녁 먹으면서 맥주 한잔 안 하는 곳 없다. 생맥주 이런 거 아니고, 캔 맥주를 종이컵에 따라서 건배했다. 그런데 왜 술이 있느냐, 왜 반성하지 않느냐 이런 비판들을 하는 걸 보면서 훨씬 더 많이 반성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한편으로는 지나치게 대통령을 술이라는 프레임에 가두는 것 아닌가 생각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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