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서방도 와타나베 부인도 떠나자 미국채가 흔들린다
미국 국채 수요가 떨어지면서 관련 금리도 급등했다. 미국 기준금리 향방이 불확실한 가운데, ‘큰 손’으로 꼽히던 중국과 일본에서 미국 국채 매수가 줄어들고 있는 영향이다.
떨어진 美 국채 응찰률에 금리 올라
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29일(현지시간) 진행한 440억(약 60조원) 달러 규모의 7년 만기 미국 국채 입찰에서 응찰률은 2.43배를 기록하며, 최근 2년 평균(2.54배)을 크게 하회했다. 이 영향에 이날 7년물 금리는 4.65%까지 치솟았다. 미국 국채에 대한 수요 감소 분위기는 전날 진행한 2년 물(690억 달러)과 5년 물(700억 달러) 입찰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2년 물 미국 국채 응찰률은 2.41배로 최근 2년 평균(2.64배)보다 낮았고, 5년 물 국채 응찰률도 2.3배로 역시 2년 평균(2.44배)을 밑돌았다.
미국 국채 금리 상승에…주가 급락, 强달러
주식과 환율도 요동쳤다. 미국 국채 금리가 오르면 대출 등 다른 시장 금리도 따라서 상승하기 때문에, 통상 주가에 부정적이다. 또 달러 가치도 따라 올라간다. 이날 미국 3대 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74% 하락한 5266.95에 거래를 마감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1.06% 떨어진 3만8441.54에 나스닥종합지수는 0.58% 하락한 1만6920.58에 거래를 끝냈다. 코스피(-1.56%)와 코스닥(-0.77%)도 전 거래일과 비교해 역시 큰 폭으로 하락했다.
미국 국채 수요 부진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불확실한 피벗(Pivot·통화 정책 전환) 일정 영향이 크다. 채권 가격은 금리와 반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금리 인하 시점이 늦어지거나, 금리를 오히려 올릴 것 같으면 채권을 당장 사기보다 기다리는 사람이 많아진다.
中·日 큰 손들 수요 감소도 원인
여기에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과 일본 등 이른바 미국 국채 ‘큰 손’들이 최근 국채를 팔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세계 최대 미국 국채 보유국인 일본도 미국 국채를 줄이는 추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미국이 기준금리를 급격히 올리면서, 미국 국채 가격이 급락한 데다 일본 엔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환율 변동에 따른 비용이 증가한 영향이다. 일본의 지난 3월 미국 국채 보유량은 1조1878억 달러(약 1637조9762억원)로 2021년 말과 대비해서 1130억 달러(약 155조8270억원) 감소했다. 제로금리에서 탈피한 일본이 기준금리를 본격적으로 올리기 시작하면, 미국 국채 매도세가 더 커질 수 있다. 그간 미국 국채의 주요 수요층 중 하나였던 ‘와타나베 부인(일본의 낮은 금리를 이용해 해외 자산에 투자하는 일본 일반 투자자)’들이 해외 자산에서 돈을 빼 금리가 올라간 일본 국채로 투자 방향을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미국 국채 수요가 감소하면, 경제의 체력보다 더 높은 수준에서 금리가 형성되고 경기를 필요 이상으로 위축시킬 수 있다”고 짚었다.
김남준 기자 kim.nam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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