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총선 앞 흔들리는 수낵 총리…간판정책 잇단 당내 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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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영국 총선을 앞두고 부진한 지지율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보수당의 리시 수낵 총리가 잇따라 당내 반란에 부닥치며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다.
16일(현지시간) 하원에서 첫 관문을 통과한 흡연 규제 법안은 영국에서 '비흡연 세대'를 만들겠다고 선언한 수낵 총리의 간판 정책 중 하나지만 보수당 의원 57명이 반대표를 던졌고 106명은 기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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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올해 영국 총선을 앞두고 부진한 지지율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보수당의 리시 수낵 총리가 잇따라 당내 반란에 부닥치며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다.
16일(현지시간) 하원에서 첫 관문을 통과한 흡연 규제 법안은 영국에서 '비흡연 세대'를 만들겠다고 선언한 수낵 총리의 간판 정책 중 하나지만 보수당 의원 57명이 반대표를 던졌고 106명은 기권했다.
내각에서도 반대표가 나왔다. 케미 베이드녹 산업부 장관은 이 법이 평등의 원칙에 어긋난다면서 가장 먼저 이탈을 선언했다. 과학혁신기술부 부장관 2명과 균형개발주택부 부장관도 반대표를 던졌다.
수낵 총리는 이번 표결을 정부 뜻에 맞추지 않아도 되는 자유 투표로 열어뒀지만 제1 야당 노동당이 지지하지 않았더라면 간판 정책이 좌초돼 체면을 구길 뻔했다.
곧바로 노동당에서는 "수낵 총리가 보수당 내 리즈 트러스파에 맞설 힘이 없어 자유 투표를 허용함으로써 이 법안을 위험에 빠뜨렸다. 법안 통과는 노동당 의원들 덕분이다"라는 비아냥 섞인 논평이 나왔다.
보수당 내 반대파는 이 법안이 개인의 자유를 침해해 보수당답지 않다고 본다. 보리스 존슨, 리즈 트러스 등 전직 총리 두 명이 공개적으로 반대를 표명했다.
수낵 총리는 이미 올초 보수당의 또 다른 간판 정책인 난민 르완다 이송 정책을 추진하면서 당내 반란으로 깊은 내상을 입었다.
법안은 정부 수정안대로 하원을 통과했고 조만간 의회 관문을 완전히 통과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보수당은 그 과정에서 자유주의 성향이 강한 반대파가 수낵 총리에 반기를 들면서 내홍을 겪었다.
수낵 정부는 보리스 존슨 내각에서 처음 내놓은 이 정책이 인권침해 우려로 법원에서 제동이 걸리자 수정안을 추진 중이지만 당내 반대파는 정책이 완화됐다고 반발했다.
유럽인권재판소가 영국의 르완다 정책을 국제법 위반이라고 경고한 이후 영국의 유럽인권조약(ECHR) 탈퇴를 놓고 내각과 당내에서 찬반 주장이 뒤섞여 터져 나오면서 혼란은 이어지고 있다.
난민 문제로 보수당이 시끄러운 와중에 리 앤더슨 하원의원이 무슬림인 사디크 칸 런던 시장을 겨냥한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끝에 보수당을 탈당, 극우 성향의 영국개혁당으로 옮겨간 일도 수낵 총리에게는 타격이다.
올해 총선을 치러야 하는 보수당은 여론조사에서 제1야당 보수당에 20%포인트 이상 뒤져 정권 교체 위기에 몰렸다.
내달 2일 지방선거가 총선 민심을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
일간 텔레그래프는 "예상보다 좋은 결과는 수낵 총리를 띄우고 총선을 둘러싼 분위기를 바꿀 수 있겠지만 예상보다 저조하다면 총리가 총선 전에 교체될 수 있다는 관측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낵 총리의 침체 속에 총리를 한 번 지낸 데이비드 캐머런 외무장관이 가자지구 전쟁 등 국제 현안에서 광폭 행보를 보이면서 주목받고 있다.
정치 매체 폴리티코 유럽판은 17일 '진짜 총리? 캐머런이 이스라엘에 대한 영국의 입장을 바꾸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중동과 관련한 캐머런 장관의 과감한 행보에 보수당이 놀라고 있다며 "일각에선 캐머런이 수낵에게서 관심을 뺏어가기 시작했다고 본다"고 전했다.
보수당 하원의원 최소 1명이 캐머런 장관을 "총리"로 잘못 칭하는 일까지 있었고 캐머런 내각에서 재무장관을 지낸 조지 오스본 전 장관은 지난주 "캐머런 장관이 국제 무대에서 총리처럼 활동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총리실 대변인은 이 매체에 수낵 총리와 캐머런 장관의 균열 가능성을 일축하면서 "둘은 완전히 합심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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