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현장서 ‘불굴의 미국’ 상징했던 은퇴 소방관 별세

이서현 2024. 2. 7.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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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미국 9·11 테러 현장에서 조지 W. 부시 당시 미국 대통령과 찍힌 '투샷'으로 유명했던 전직 소방관 밥 벡위드가 91세 일기로 별세했다.

은퇴한 소방관이던 그가 테러 현장에서 수습 작업을 도운 뒤 부시 대통령과 함께 서 있는 모습은 미국인들에게 '미국의 강인함'을 보여주는 상징적 모습으로 기억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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벡위드, 테러 현장서 구조작업 도와
부시와 나란히 선 ‘투샷’ 화제
테러 굴하지 않는 강인함으로 기억돼
2001년 9월 14일 조지 W. 부시 당시 미국 대통령이 9·11 테러 현장에서 전직 소방관 밥 벡위드의 어깨를 감싼 채 연설을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2001년 미국 9·11 테러 현장에서 조지 W. 부시 당시 미국 대통령과 찍힌 ‘투샷’으로 유명했던 전직 소방관 밥 벡위드가 91세 일기로 별세했다.

은퇴한 소방관이던 그가 테러 현장에서 수습 작업을 도운 뒤 부시 대통령과 함께 서 있는 모습은 미국인들에게 ‘미국의 강인함’을 보여주는 상징적 모습으로 기억돼 왔다.

5일(현지시간) 미국 CNN에 따르면 벡위드는 4일 미국 뉴욕주 롱아일랜드에 있는 한 마을에서 호스피스 치료를 받던 중 세상을 떠났다.

구체적 사인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벡위드는 이전부터 악성 피부암 등으로 투병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조지 W. 부시 당시 미국 대통령과 밥 벡위드의 모습. 엑스 캡처

9·11 테러 당시 그는 69세로 이미 은퇴한 소방관이었다. 그러나 참사 소식을 듣자마자 잿더미로 변한 뉴욕 세계무역센터(WTC) ‘그라운드 제로’로 달려갔다.

현장에서 벡위드는 낡은 소방 헬멧을 쓰고 유니폼을 입은 채 잔해를 수습하는 작업을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부시 대통령과 마주친 것은 테러 발생 사흘 뒤인 9월 14일이었다. 당시 부시 대통령은 참사 현장에 마련된 지휘 본부에서 연설을 할 계획이었다.

벡위드가 불에 탄 소방차에 올라타 본부를 바라보고 있었을 때 미 비밀경호국(SS) 요원 여럿이 다가와 벡위드에게 “곧 중요한 인물이 오니 소방차에서 내려와 달라”고 요청했다. 벡위드가 주위를 둘러보니 부시 대통령이 다가오고 있었다.

벡위드는 소방차에서 내려와 자리를 뜨려했지만, 부시 대통령이 그를 붙잡았고, 본부가 아닌 소방차 위에 올라 그의 어깨를 감싼 채 연설을 시작했다.

부시 대통령은 연설에서 “전 세계가 여러분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 이 건물을 무너뜨린 이들도 곧 우리 목소리를 듣게 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현장에 있던 군중은 “미국! 미국!”을 연호했다.

2001년 미국 9·11 테러 현장에서 수습을 도왔던 전직 소방관 밥 벡위드 노후의 모습. AP 연합뉴스

벡위드와 부시 대통령이 나란히 소방차 위에 올라선 모습은 미국의 강인함과 회복력을 상징하는 아이콘으로 남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CNN은 “결연하면서도 단호한 백위드의 표정은 테러에 굴하지 않는 미국의 용기를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당시 벡위드와 부시 대통령의 사진은 타임지 등 유명 매체 곳곳에 실렸다. 또 벡위드는 뉴욕 소방관 화상 센터 재단 대변인으로 임명되는 등 인기를 얻기도 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벡위드의 사망 소식에 성명을 내고 “다시 방화복을 입고 위험을 향해 달려간 그의 용기는 9·11 이후 미국인의 도전적이면서도 회복력 있는 정신을 대표해 왔다”며 고인을 기렸다.

이어 “그라운드 제로에서 그가 내 곁에 있어 자랑스러웠고 수년간 이 애국자와 연락을 유지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고 덧붙였다.

이서현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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