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당 7011만원’ 강남 신축 아파트가 복도식이라고요?

강창욱 2024. 2. 5. 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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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 신축 아파트 일반분양 가구 과반이 복도식 구조라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분양 물량 3채 중 2채를 차지하는 전용면적 49㎡는 평(3.3㎡)당 분양가가 최고 7011만원으로 가장 비싸지만 견본주택도 공개하지 않아 '깜깜이 분양'이라는 말이 나온다.

국민일보가 4일 확인한 결과 5일 일반분양으로 풀리는 서울 서초구 잠원동 '메이플자이'(조감도) 전용면적 43·49·59㎡ 162가구 중 43·49㎡ 84가구가 복도식 구조인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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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 ‘메이플자이’ 뒤늦게 논란
면적 43·49㎡ 84가구 복도식 구조
시공속도 빠르고 공사비 적게 들어
견본주택 미공개 ‘깜깜이 분양’ 뒷말


서울 강남 신축 아파트 일반분양 가구 과반이 복도식 구조라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분양 물량 3채 중 2채를 차지하는 전용면적 49㎡는 평(3.3㎡)당 분양가가 최고 7011만원으로 가장 비싸지만 견본주택도 공개하지 않아 ‘깜깜이 분양’이라는 말이 나온다.

국민일보가 4일 확인한 결과 5일 일반분양으로 풀리는 서울 서초구 잠원동 ‘메이플자이’(조감도) 전용면적 43·49·59㎡ 162가구 중 43·49㎡ 84가구가 복도식 구조인 것으로 파악됐다. 전체 일반공급의 51.9% 물량이다.

공급면적 18평인 43㎡는 2개 타입 49가구 전부, 21평인 49㎡는 4개 타입 107가구 중 35가구(32.7%)가 복도식이다. 49㎡ 중 복도식은 A타입 1개동(113동) 8가구와 C타입 12가구 전부, D타입 15가구 전부다.


복도식 구조는 층마다 길게 뻗은 통로를 따라 여러 가구를 나란히 늘어놓은 형태다. 1980~90년대에 주로 짓던 방식인데 요즘 신축 아파트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면 바로 앞이 현관문인 계단식과 달리 대부분 가구가 긴 복도를 따라 여러 이웃집을 지나쳐야 한다. 여러 가구가 한 층에 모여 있는 데다 복도 쪽으로 창문과 현관문이 노출돼 있다 보니 사생활 보호나 치안에 취약하다는 것도 큰 단점이다. 층간소음도 복도식 아파트의 고질병으로 꼽힌다. 복도식은 계단식에 비해 구조가 간단한 만큼 시공 속도가 빠르고 공사비도 적게 든다.

메이플자이 분양 관계자는 “복도식이긴 하지만 옛날 아파트처럼 벽 없이 뻥 뚫린 구조가 아니라 주상복합처럼 한 층에 라인이 조금 길게 뻗어 있는 형태”라며 “엘리베이터는 층당 2대씩 설치된다”고 말했다.

인근 ‘반포 자이’ 뒤를 잇는 ‘대장 아파트’를 지으면서 복도식 구조를 채택한 것은 수익성을 고려한 결정으로 보인다. 전체 3307가구인 메이플자이에서 수익을 낼 수 있는 일반분양 물량은 4.9%인 162가구에 불과하다. 분양시장에 나오지 않은 3145가구 중 195가구가 임대 가구인데 모두 43·49㎡에 몰려 있다. 대부분을 복도식으로 짓는 평형이다.

한 대학 건축공학과 교수는 “복도식으로 짓게 되는 이유는 건물 높이, 지반 상태, 동 간 거리, 법적 규제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임대 가구가 섞여 있는 동만 복도식으로 설계했다면 비용 절감 의도였다는 판단도 충분히 가능하다”며 “아파트를 지어 파는 입장에서는 공사비를 줄이는 게 첫 번째 과제”라고 말했다.

수익 극대화 셈법은 분양가에도 엿보인다. 3.3㎡당 평균 분양가(평단가)는 49㎡가 6823만원으로 가장 비싸다. 전체 일반분양 물량의 66.0%를 차지하는 평형이다. 59㎡ 평단가는 6783만원, 43㎡는 6390만원이다. 49㎡ A타입 20~29층 8가구는 평당 7011만원으로 단지 내 최고가다. 49㎡ 중 평단가가 단지 평균(6705만원)보다 비싼 집만 93가구다.

재건축 조합과 시공사는 지난 2일 견본주택으로 물량이 2가구뿐인 59㎡A타입만 공개했다. 유일한 4베이 판상형 타입이다. 온라인 견본주택 ‘E모델하우스’도 이 타입만 구축했다. 한 예비 청약자는 “사람들이 가장 혹하는 타입으로 유인하고서 실제로 살 만한 집인지 감도 안 오는 복도식 소형 평형으로 돈을 벌겠다는 심산”이라고 꼬집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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