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부, 3주년 앞두고 비상사태 연장…NUG ‘민간 이양’ 협상 조건 제시

김서영 기자 2024. 2. 1.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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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쿠데타 3주년을 맞아 시위대가 1일(현지시간) 태국 방콕의 유엔 사무소 인근에서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 총사령관의 사진을 밟고 서있다. AFP연합뉴스

쿠데타 3주년을 앞두고 미얀마 군부가 국가비상사태를 다시 한차례 연장했다. 민주적으로 선출된 임시정부는 군부에 권력 민간 이양, 정치 개입 종료 등의 협상 조건을 제시했으나 군부가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AP통신에 따르면, 미얀마 군부를 이끄는 민 아웅 흘라잉 총사령관은 전날 “테러리스트와의 전투를 이어가 국가를 안정과 평화의 정상적 상태로 되돌리려면 비상사태를 6개월 더 연장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군부 매체를 통해 밝혔다.

이에 따라 군부가 한때 약속했던 총선도 언제 치러질지 가늠할 수 없게 됐다. 미얀마 군부는 2020년 총선에서 아웅산 수지가 이끄는 민족민주동맹(NLD)이 크게 승리하자, 부정선거였다고 주장하며 이듬해 2월1일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쿠데타를 일으켰다.

미얀마 헌법에 따르면 군부는 비상사태를 선포해 1년간 국가를 통치 할 수 있다. 총선을 실시할 준비가 완료되지 않으면 비상사태를 1차례에 6개월씩 최대 두 번 연장할 수 있으며, 이 경우 비상사태 종료 6개월 이내에 총선을 치러야 한다.

미얀마 만달레이를 근거지로 하는 시민방위군(PDF)이 지난해 12월10일 북부 샨주의 전선으로 이동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그러나 이러한 규정은 군부 집권이 장기화하며 유명무실해진 지 오래다. 또한 미얀마에선 현재 반군부 진영이 군을 상대로 치열하게 무장 투쟁을 전개하고 있어, 전국 단위로 선거를 치르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지난해 3개 소수민족 무장단체로 구성된 ‘형제동맹’이 ‘1027 작전’을 시작하면서 현재까지도 전투가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과거엔 제공권만큼은 미얀마군이 우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소수민족 무장단체와 시민방위군(PDF)이 자살 드론과 같은 드론을 활용해 전투력을 보강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편 2020년 총선에서 선출된 이들로 구성된 국민통합정부(NUG)와 카렌민족연합(KNU) 등 3개 소수민족 무장단체는 공동으로 성명을 내 “군부가 권력을 이양하고 군대를 민간 통제하에 두는 조건으로 군과 협상할 수 있다. 군부가 이를 수락한다면 우리는 평화 회담에 열려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군의 정치 개입 종료, 모든 군대를 선출된 민간 정부의 지휘 하에 두기, 연방주의와 민주적 가치를 구현한 새 헌법 공포, 연방 민주제 창설, 과도기 정치 체제 확립 등을 조건으로 제시했다.

미얀마 군부는 이러한 성명에 별다른 답을 내놓지 않았다. 군부는 그동안 NUG를 비롯한 반군부 조직을 ‘테러리스트’로 지정하고 불법화했으며 대화 상대로 인정하지 않았다. NUG 측 관계자는 “이 성명은 (군부에) 회담을 제안하려는 것이라기보다는 제3자에게 저항 세력의 의도를 확신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AP통신에 밝혔다.

유엔에 따르면 2021년 2월 쿠데타 이후 미얀마에선 난민이 약 230만명 발생했다. 버마(미얀마) 정치범지원협회(AAPP)의 1월31일자 집계를 보면, 쿠데타 이후 군부는 정치범 1만9993명을 체포했으며 이중 여전히 4474명이 구금돼 있다. 군부에 살해된 이들은 5938명에 달한다.

하노이 | 김서영 순회특파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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