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되새겨보는 가로수의 가치 “그래도, 살아간다”
[KBS 제주] [앵커]
가로수는 시민 곁에 가장 가까이 존재하는 숲인데도 자동차 중심 도시계획에 밀려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데요,
지난해 버스전용차로 공사를 이유로 사라진 제주시 서광로의 가로수들을 다시 생각해보는 전시회가 마련됐습니다.
김가람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전기톱의 굉음과 함께 나뭇가지가 잘려나가길 몇 차례.
앙상하게 변한 나무는 뿌리째 뽑혀 다른 곳으로 옮겨집니다.
제주시 서광로 3.1km 구간에 버스중앙차로를 만들겠다는 이유로 가로수 130여 그루가 사라졌습니다.
서광로 공사는 시민들의 반발로 중단됐지만 사라진 가로수들은 여전히 돌아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공사가 멈춘 뒤 그래도 살아가는 식물들을 다룬 세밀화 전시가 마련됐습니다.
가로수 잎은 잎맥까지 자세히 그려놓았고, 솜털과 광택까지 담아낸 풀꽃은 실제 모습을 보는 듯합니다.
시민 17명이 매달 한 차례씩 돋보기를 들고 서광로의 식생들을 관찰하며 반년 동안 그려낸 작품들입니다.
[한송화/제주시 조천읍 : "거기에 풀들이 자라고 그런 것들을 보면서 생명에 대한 중요함과 함께 이런 아이들이 잘려간 것들이 아쉬운 마음이 많이 들기도 했어요."]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세밀화는 모두 60여 점.
참여한 시민들은 자동차 중심의 도시계획으로 외면받는 보행과 가로수의 가치를 이번 전시로 재조명하길 바라고 있습니다.
[홍영철/제주참여환경연대 대표 : "근본적으로 현재 상황을 성찰하면서 현재의 도시정책, 교통정책 이런 것들의 근본적인 변화가 있으면 좋겠다."]
시민 곁에 가장 가까이 존재하는 숲인데도 전국 최하위 수준의 식재 비율을 보이는 제주의 가로수.
남은 가로수라도 지킬 힘은 시민의 관심이란 메시지를 남겨주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가람입니다.
촬영기자:한창희
김가람 기자 (gara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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