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 큰 표차로 불발에 국민의힘, ‘문재인 정부 책임론’ 주장

이동준 2023. 11. 30.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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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대통령 “전부 저의 부족”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무산과 관련한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하고 있다. 뉴스1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부산 유치가 무산되자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의 책임론을 주장하고 나섰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미국 내 한국 공장을 찾아 연설하던 중 윤석열 대통령을 “미스터 문과 친구”라고 실수했는데 일각에서 “미국 대통령도 문재인 정부 7년 차로 본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온다.

앞선 잼버리 대회 등 실패한 행사에 대해 전 정부 탓으로 일관하는 모습을 비꼰 것이다.

반면 윤석열 대통령은 이번 엑스포 유치 실패를 자신의 탓으로 돌리며 “죄송하다”고 밝혔다.

한국시간으로 지난 29일 새벽 프랑스 파리 팔레 데 콩그레에서 열린 제173차 BIE 총회에서 대한민국 부산은 29표를 득표해 119표를 얻은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 큰 표 차이로 밀렸다.

당초 전략은 이탈리아를 제치고 결선투표까지 가서 역전을 노리는 것이었으나 이 시나리오는 1차 투표에서 사우디가 3분의 2 이상을 얻음으로써 결국 현실화되지 못했다.

이같은 결과에 대해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29일 페이스북에 “온 국민의 간절한 염원에도 불구하고 부산이 2030 세계박람회 개최지로 선정되지 못했다. 참으로 안타깝다”고 밝혔다.

이어 “뒤늦게 유치전에 뛰어들어 처음부터 불리한 여건으로 시작했지만, 유치 과정에서 ‘K컬처’의 우수성을 알리며 소프트파워 강국의 면모를 보여줬다”며 “이번 유치전에서 체득한 외교적 경험은 앞으로 대한민국이 글로벌 중추 국가 역할을 해 나가는 데에 큰 자양분이 될 것”이라고 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82개 나라 정상에게 직접 엑스포 부산 유치를 홍보한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해 정부 기업 국민이 혼연일체로 뛰었던 땀과 노력은 결코 헛되지 않을 것”이라며 “민관이 일심동체가 됐던 이번 유치활동은 대한민국의 힘을 세계에 알린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유치 실패의 원인이 문재인 정부에 있다고 주장하며 또 전 정부 탓을 했다.

5선 서병수(부산 진갑) 의원은 페이스북에 “2018년 4월 기획재정부 국제행사 타당성 심사 통과 후 도합 4년을 문재인 정부가 손 놓고 있는 동안 사우디는 전 세계를 상대로 유치전을 펼쳐 온 결과라는 점을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이번 유치 실패가 내년 총선 부산·경남(PK) 지역 표심에 미칠 영향을 주시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민주당은 “안타깝게 생각한다”는 입장을 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비록 엑스포 유치는 실패했지만, 가덕도 신공항·광역 교통망 확충 등 남은 현안 사업들이 중단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홍익표 원내대표도 “많은 기대를 모아주셨던 부산 시민과 국민 여러분께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반면 당내 일각에서는 윤 정부의 ‘외교 무능’을 탓했다. 박성준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엑스포 유치 불발 결과가 충격적”이라며 :우리나라 외교 역사상 이렇게 큰 표 차이가 난 적이 없었다. 이번 결과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필요하다“고 했다.

정성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슬프지만 이게 무능, 무책임, 무대책 윤석열 정권 실력이고 수준”이라고 일갈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엑스포 유치 실패는 “전부 저의 부족이라고 생각해달라”며 “잘 지휘하고 유치를 이끌어내지 못한 것은 대통령인 저의 부족의 소치다”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엑스포 관련 국민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제목으로 예고에 없던 긴급 브리핑을 진행했다.

윤 대통령은 “부산 시민뿐만 아니라 우리 전 국민의 열망을 담아서 민관 합동으로, 범정부적으로 2030년 부산 엑스포 유치를 추진했지만 실패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투표 결과에서 “예측이 많이 빗나간 것 같다”며 솔직한 심정을 표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년 반 동안 정말 아쉬움이 없이 저희는 뛰었다”며 “저 역시도 96개국 정상과 150여 차례를 만났고 수십개 국 정상들과 직접 전화 통화도 했다”고 했다.

다만 “민관에서 접촉하면서 저희들이 느꼈던 입장에 대한 예측이 많이 빗나간 것 같다”며 “전부 저의 부족이라고 생각해 달라”고 했다.

또 “우리 민관은 정말 합동으로 열심히 뛰었다. 그것을 잘 지휘하고 유치를 이끌어내지 못한 것은 대통령인 저의 부족의 소치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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