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의조 '불법촬영 논란' 일파만파→축구협회 계속 '모르쇠' 귀 닫았나? [MD이슈]
[마이데일리 = 이현호 기자] 축구대표팀 공격수 황의조(31)가 불법촬영 혐의를 받고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았음에도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무대를 누빈다.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중국 원정 경기를 마치고 2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이 자리에서 취재진과 만나 “황의조는 우리 대표팀 선수”라고 언급했다. 이어 “아직은 혐의가 정확히 나오거나 입증된 것이 없다”고 덧붙였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40년 동안 축구인생을 살면서 많은 일을 보고 겪었다. 그런 일이 있을 때마다 추측성 이야기도 있었다. 혐의가 명확히 밝혀지기 전까지는 우리 선수”라고 보호했다. 그러면서 “황의조는 너무 좋은 선수다. 아시안컵까지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대표팀 박탈 징계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클린스만 감독은 “아시안컵까지 잘해달라”고 응원했다. 황의조는 불법촬영이라는 불미스러운 일에 휘말렸음에도 내년 1월 개막하는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태극마크를 달 수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클린스만 감독의 입장을 지지하는 자세다.
축구협회 공정위원회 규정 제14조에 따르면 폭력·성폭력, 품위 훼손 등의 경우 축구협회에 속한 단체·개인에 대한 징계 심사가 이뤄질 수 있다. 선수의 경우 대표팀 제명·자격 정지·출전 정지·자격 정지, 벌금, 사회봉사, 견책 등의 징계가 가능하다.
이날 황의조는 귀국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중국 선전에서 소속팀이 있는 영국으로 곧바로 이동했다. 다른 유럽파 선수 손흥민, 이강인, 이재성, 황희찬, 김민재, 정우영, 황인범 등은 별도로 전세기를 대여해 한국으로 일찍이 귀국했다. 한국에서 가족과 짧은 시간을 보내고 각자 유럽으로 흩어졌다.
21일 중국 선전 유니버시아드 센터에서 한국과 중국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조별리그 C조 2차전이 열렸다. 황의조는 이 경기 직전인에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이 때문에 황의조가 중국 원정길에 오르지 않을 것으로 보였지만, 황의조는 중국 원정에 동행해 경기에도 출전했다. 한국이 2-0으로 앞서가던 후반 27분 조규성과 교체되어 투입됐다.
중국전 직후 축구협회 소셜미디어(SNS)에는 황의조와 축구협회를 비판하는 행렬이 줄을 이었다. “피의자 황의조의 대표팀 자격을 박탈하라”, “황의조 논란 못 들은 척하는 축구협회”, “언제까지 모르쇠로 일관할 것인가”라는 의미의 글이 쇄도했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23일 “경찰 조사는 이제 막 시작됐다. 양 측(황의조와 피해자)의 주장이 다르다. 아직은 의혹만 있지 사실로 파악된 부분이 없다. 상황을 조금 더 지켜보겠다”고 답했다.
지난 6월 한 여성이 자신을 황의조의 전 연인이라고 주장하며 SNS에 황의조 사생활 폭로글과 영상을 올렸다. 황의조 측은 해당 주장이 허위라고 반박하며 합의 하에 촬영한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달 초 황의조 측은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피해자 측 법률대리인 이은의 변호사(이은의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는 21일 밝힌 입장문에서 “피해자가 과거 잠시 황의조와 잠시 교제하긴 했지만 민감한 영상의 촬영에 동의한 바가 없고 삭제를 요청했다. 유출에 대한 두려움으로 황의조에게 화내거나 신고하기도 어려웠다. 황의조에게 양심을 품은 유포자가 추가 유포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제대로 잠든 날이 없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또한 황의조 측에서 몇 달 전 피해자에게 연락해 유포자를 같이 고소하자고 했다고 한다. 이 변호사는 “6월 말경 황의조가 피해자에게 연락해와 유포자를 빨리 잡으려면 같이 고소해 달라고 요청했다. 당혹스러웠지만 유포자를 잡지 못하면 추가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불법 유포와 불법촬영에 대해 정식으로 경찰에 고소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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