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저축 다써간다"…美경제 기둥 '소비' 약화하나

방성훈 2023. 8. 22.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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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제를 떠받치는 '소비'의 힘이 약화하고 있다.

정부 지원금을 포함해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비축해둔 저축액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는 데다, 가파르게 치솟던 임금 상승세도 둔화하고 있어서다.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제를 떠받치고 있던 세 기둥인 △건강한 노동시장 △인플레이션 완화 △팬데믹 저축에 힘입은 탄탄한 지출(소비) 가운데 마지막 기둥이 무너지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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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소비자, 팬데믹 기간 2800조원 초과저축
美연은 "현재 90% 사용, 9월말 전액 소진될듯"
신용카드·車대출 연체 늘고 임금 상승세 꺾여
"인력 확보 경쟁 끝, 급여 삭감 시작…소비여력↓"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 경제를 떠받치는 ‘소비’의 힘이 약화하고 있다. 정부 지원금을 포함해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비축해둔 저축액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는 데다, 가파르게 치솟던 임금 상승세도 둔화하고 있어서다.

미국 뉴욕 시민들이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맨해튼에 위치한 매장에서 쇼핑하고 있는 모습. (사진=AFP)

21일(현지시간)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미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연은)의 경제학자 함자 압델라만과 루이스 올리비에라는 최근 공개한 연구 보고서에서 2020~2021년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쌓인 ‘초과저축’ 가운데 약 90%가 사용됐으며, 남아 있는 잔고는 오는 9월 말 전액 소진될 것으로 추산했다.

미국의 개인소득은 팬데믹 기간 정부의 경기부양책 및 현금 지원 등에 힘입어 1조달러 이상 증가했다. 반면 지출은 코로나19 봉쇄조치 등으로 약 1조달러 감소했고, 결과적으로 2조 1000억달러(약 2804조 7600억원) 가량의 초과저축이 발생했다.

보유 현금을 모두 써버렸다는 것은 미국인들의 소비 여력이 그만큼 줄어든다는 얘기다. 미 국내총생산(GDP)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70%에 육박한다.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제를 떠받치고 있던 세 기둥인 △건강한 노동시장 △인플레이션 완화 △팬데믹 저축에 힘입은 탄탄한 지출(소비) 가운데 마지막 기둥이 무너지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가구가 늘어나고 있다는 징후도 포착된다. 뉴욕 연은에 따르면 미국의 신용카드 부채는 현재 1조달러(약 1336조 5000억원) 이상으로 1년 전보다 16% 늘었다. 이는 연간 소득의 약 4%에 달하는 규모다. 이코노미스트는 “아직 낮은 수준이긴 하지만, 신용카드 및 자동차 대출 연체도 증가 추세”라고 전했다.

임금 상승세도 꺾이기 시작했다. 구인이직 사이트 집리크루터에 따르면 현재 채용공고가 진행 중인 직위 가운데 4분의 3이 작년보다 보상이 감소했다. 이 회사가 7월 2000여명의 고용주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절반이 신규 채용 급여를 삭감했다고 답했다.

앞서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미 근로자들의 임금은 가파르게 상승했다. 일할 사람이 부족해 기업들이 ‘근로자 모셔가기’ 경쟁을 벌였기 때문이다. 이는 인플레이션 완화와 맞물려 올해 6월 임금 인상률이 2년 만에 처음으로 물가상승률을 웃도는 결과로 이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근로자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끝났다. 수년 간 급여 인상 이후 기업들은 이제 신입사원에 대한 급여를 줄이고 있으며, 동일한 직위·역할에 대한 임금도 1년 전보다 감소했다”며 “임금 인상률은 지난 여름 최고치를 기록한 뒤 하락했다”고 전했다.

다만 여전히 일부 산업에선 인력부족이 계속되고 있다. 또 임금 인상률이 여전히 물가 상승률을 웃도는 것은 미 소비자들이 초과저축 소진 후에도 소득에 기대 지출자금을 조달할 여지가 커졌다는 의미라고 이코노미스트는 설명했다.

방성훈 (ba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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