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프콘' 해킹대회 7번째 우승한 'K-해커' 그는 누구?
박 대표 데프콘 7번째 우승…'전세계 통틀어 그보다 화려한 경력 없다'
"멋진 동료들과의 결과물…이들과 보낸 시간들, 큰 가치"
[서울=뉴시스]송혜리 기자 = "50여명 넘게 모여 합(合)을 맞추게 되었는데, 이게 그리 쉽지 않을 것이란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나 모두 한 마음 팀워크로 뭉친 결과 좋은 성적을 거둔 것 같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해킹대회 '데프콘 CTF(Capture the Flag)'에서 우승한 박세준 티오리 대표의 소감이다. 박세준 대표가 이끄는 화이트해커팀 MMM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데프콘 CTF 대회에서 2연속 우승을 차지하며 막강한 실력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박세준 대표는 2010년대에 전세계 해킹계를 주름잡던 미국 카네기멜론대학교의 해킹동아리 'PPP' 설립자이자, 회장을 맡았던 인물이다. 현재는 보안 스타트업 티오리의 최고경영자(CEO)다. 올해까지 '데프콘 우승' 타이틀을 무려 7번 거머쥐었으며, 국내 최고 해킹대회인 코드게이트에서도 최다 우승을 거둔 전적이 있다. 이
때문에 화이트해커들 사이에선 '전세계를 통틀어 박세준 보다 화려한 데프콘 경력을 가진 인물은 없다'는 말이 나온다.
화이트해커계 '연예인'…데프콘 7회 우승
"KITRI, BoB 지원 도움됐다…응원에 감사"
데프콘은 지난 1993년 유명 해커인 제프모스에 의해 설립된 세계에서 가장 큰 해커들의 축제로 포럼, 워크숍, 해킹경연대회인 CTF 등이 동시에 진행된다. 해킹대회 CTF 본선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현지시간으로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개최됐다.
CTF에선 전 세계 해커들과 보안전문가들이 겨루는 만큼, 우승팀은 세계 최고의 해커로서의 위상을 갖게 된다. 올해는 예선에 총 535팀이 참여했으며, 이 중 12팀 만이 본선에 진출했다.
국내에선 박세준이 대표가 이끄는 MMM, 수퍼다이스코드(SuperDiceCode), 하입보이(HypeBoy) 등 3개 팀이 본선 대회에 출전했다. 이 중 MMM팀은 지난해에 이어 1위, 하입보이는 최종 4위, 수퍼다이스코드는 최종 8위를 차지했다.
MMM팀은 국내 보안회사 티오리 소속의 더덕(The Duck) 15명과, 미국 카네기멜론대학교의 해킹 동아리 PPP 소속 15명, 그리고 캐나다 브리티시 콜롬비아대학교 사이버보안 동아리 메이플 베이컨(Maple Bacon)의 15명으로 구성된 연합팀이다.
박세준 대표에 따르면, MMM이란 이름은 Maple Mallard Magistrates의 약자인데, 메이플 베이컨(Maple Bacon)의 Maple과 오리를 뜻하는 Mallard, 그리고 의회·입법회의 등을 뜻하는 PPP의 Parliament를 연상시키는 Magistrates(판사) 세 단어를 결합했다. 박 대표는 "결과적으로는 '단풍 청둥오리 판사들'이 돼버렸다"고 설명했다.
아무리 한 팀이지만 50여명이 합을 맞추는 건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니다. 박 대표는 "인원이 많아진 만큼 더 좋은 성과를 내기 쉽지 않을까 싶지만, 각자 다른 배경과 연령대, 스킬셋 등이 서로 달라, 마치 작은 회사를 하나 운영하는 것과 비슷하게 전략적으로 소통하지 않으면 많아진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감사하게도 작년에 이어 우승이라는 좋은 결과를 얻었지만, 이 결과는 사실 멋진 동료들과 최선을 다해 좋은 시간을 보내다 보니 자연스럽게 나온 부산물에 불과하다는 생각"이라며 "무엇보다 그 과정에서 소중한 우리 멤버들이 성취한 배움과 친목이 대회 우승보다 훨씬 더 가치가 크다"고 말했다.
박세준 대표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에도 KITRI, BoB가 현장에서 물심양면으로 도와줬다"면서 "더덕 팀원 대다수가 BoB 멘토 혹은 수료생으로 구성되는데, 그만큼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정보보안 인재들이 성장하는데 BoB가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과기정통부가 지원하고 한국정보기술연구원(KITRI)가 운영하는 차세대 보안리더 양성 프로그램(BoB) 교육은 최고급 화이트해커 양성 프로그램이다. 정보보호 최고 전문가로 구성된 멘토들의 맞춤형 교육과 교육생 팀과제(프로젝트) 등으로 구성된 프로그램이 약 9개월 간 진행된다. BoB는 지난 2012년부터 시작돼 그간 약 1600명의 화이트해커를 배출했다. 수료생들은 국내외 해킹방어대회 상위권에 입상하는 등 우수한 성과를 내고 있다.
박 대표는 "곧 15년째 대회에 참가하는데, '그만할까' 싶다가도 좋은 동료들과 3~4일 내내 꽉 채워 알찬 시간을 보내고 오면 자극도 많이 받고 열정의 불씨에 기름을 잔뜩 부어 살아나는 것 같다"면서 "항상 지지와 응원을 보내주시는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hewo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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