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애 탓 아니라더니…'담임 폭행' 초등생 부모, 돌연 사과

학생에게 폭행을 당한 서울 양천구 소재 초등학교 교사 A씨의 모습/사진 제공=서울교사노조

여교사를 무차별 폭행한 초등학교 6학년 남학생의 부모가 사과 없이 '교사 탓'만 하다 갑자기 태도를 바꿔 용서를 구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20일 서울교사노조와 교육계에 따르면 서울 양천구의 한 공립 초등학교 6학년 담임교사 A씨는 지난달 30일 학급 제자 B군에게 교실에서 폭행당했다.

B군은 교사의 얼굴과 몸을 여러 차례 가격하고 발길질했고, 이같은 상황을 교실에 있던 학생들이 목격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사건은 상담 수업에 가기 싫다는 학생을 지도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일로 A씨는 입 안이 찢어지고 한쪽 손에 반깁스하는 등 전치 3주 진단을 받았다.

하지만 B군 부모는 이 같은 일이 벌어진 것은 교사 때문이라는 입장을 보이며 사과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19일 A씨의 남편이 탄원서 작성을 호소하며 올린 글에 따르면 B군의 부모는 폭행 이후 A씨에게 그 어떤 연락이나 단 한마디의 사과조차 없었다. 오히려 학교에 전화해 "미안하긴 하지만 우리 애 탓만은 아니다. 아이를 차별한 교사 잘못도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돌연 입장을 바꿔 사과의 뜻을 밝혔다. B군 부모는 SBS에 "B군이 반성하고 있고 A씨에게 용서를 구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전해왔다.

한편 B군에 대한 교권보호위원회 처분 결과는 다음 주에 나올 예정이다. B군의 처벌을 요구하는 교사들의 탄원서는 현재까지 2200개 이상 모인 것으로 전해졌으며 A씨는 학생·학부모를 대상으로 민·형사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박효주 기자 app@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