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자동화 혁명… 아마존 제품 4분의 3이 로봇 거친다
자율주행 운송 로봇 ‘프로테우스’는 대형 물류 창고에서 트럭에 적재할 대형 카트를 옮기는 작업을 하고 있다. 탑재된 라이더 센서로 사람이 다가오면 멈춰 서고, 최적의 경로를 탐색해 움직인다. ‘스패로’라는 또 다른 로봇은 팔을 움직이며 사람이 손으로 작업해야 할 포장 전 분류 작업을 수행한다. 현재 미국 매사추세츠주에 위치한 미국 최대 인터넷 쇼핑 업체 아마존의 대형 물류 창고에서 이뤄지고 있는 일이다. 물류 작업을 하는 아마존의 이동형 로봇 수는 2013년 1만대에서 올해 75만대까지 급증했다. 아마존 제품의 4분의 3은 회사의 로봇을 거친다고 한다. 기술 전문 매체 와이어드는 26일(현지 시각) “아마존의 새로운 로봇이 자동화 혁명을 일으키고 있다”고 했다.
로봇이 산업 현장 곳곳을 바꿔놓고 있다. 물류 산업부터 식품, 조립 공정, 건설 현장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람들이 반복적으로 하던 일을 대체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인공지능(AI)을 탑재한 로봇은 작업 효율성을 높일 뿐 아니라 사람에게 위험한 작업도 대신 도맡고 있다.
◇산업 곳곳에 자동화 로봇
아마존은 2012년 로봇 기업 키바 시스템스를 7억7500만달러(약 1조원)에 인수한 이후 로봇 개발과 활용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해에는 상자를 옮길 수 있는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을 개발하고 있는 ‘어질리티 로보틱스’에도 투자했다. 로봇 도입을 통해 작업 속도를 높이고 더 많은 물류를 처리한다는 구상이다.
로봇에 AI가 접목되면서 다양한 산업에서 활약하고 있다. 미국 로봇공학 회사 ‘로보타이어’는 최근 타이어 교체 로봇 시스템을 출시했다. 로봇은 AI를 이용해 바퀴를 구별하고 23분 안에 4개의 바퀴를 교체할 수 있다. 이는 사람이 작업하는 속도보다 2배 빠른 수준이다. 생활용품 브랜드 유니레버는 연구·개발(R&D) 시설에 로봇 3대를 배치했다. 로봇은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처리하고 샘플 테스트를 수행해 제품 개발을 돕는다. 독일 주택 건설 업체 ‘핑거하우스’는 조립식 주택 생산을 로봇을 통해 자동화하고 있다.
사람이 작업하기 위험한 분야에도 속속 투입되고 있다. 현대차가 인수한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로봇 개 ‘스폿’은 공장 내 안전 점검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이상 열 변화를 감지하고 사람이 들을 수 없는 소리까지 포착해 가스 누출도 막을 수 있다. 아칸소농업실험장은 가금류 공장에 로봇을 투입할 계획이다. 코로나가 터지면서 작업자를 구하는 것이 어려운 상황이 계기가 됐다. 아칸소농업실험장 측은 “사람이 작업하면 뼈에 고기의 13%를 남기는 데 이는 상당한 손실이다”며 “AI 로봇으로 작업 정밀도를 높여 낭비를 줄일 것”이라고 했다.
◇로봇 두 배 늘면 비용 50% 감소
국내 산업계도 로봇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CJ대한통운은 군포 ‘스마트 풀필먼트센터’에 로봇 126대를 배치했다. 로봇이 상품을 이송하고 이후 검수·포장·분류 과정도 사람 없이 자동화로 이뤄진다. CJ대한통운은 “시간당 1인 작업량은 일반 물류센터 작업 방식 대비 50% 이상 높아졌다”고 했다. 쿠팡은 고객이 주문한 물건을 사람이 찾아다니던 작업에서 로봇이 QR코드를 인식해 물건을 찾는 방식으로 바꿔, 업무 단계를 65% 단축했다. SK이노베이션은 울산 사업장에 시설 안전 점검을 하는 로봇 개를 도입했고, 포스코DX와 포스코 광양제철소는 아연도금 공정에 이물질을 제거하는 로봇을 활용하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제철소 내 다른 현장에도 로봇 도입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앞으로 로봇 시장은 급속히 커질 전망이다. 시장조사 업체 스페리컬 인사이트앤드컨설팅은 2022년 30억7000만달러였던 세계 자율 이동 로봇 시장 규모가 2032년 140억2000만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생산성 향상과 비용 절감에 더 많은 기업이 로봇을 활용할 것으로 내다본다. 아크 인베스트먼트 최고경영자(CEO) 캐시 우드는 “로봇의 수가 두 배 증가할 때마다 비용은 50~60% 감소한다”고 CNBC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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