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박물관, 중국 네티즌 공격에 '한국음력설'→'중국설' 표현 바꿔

허경진 기자 2023. 1. 23.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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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박물관이 현지시간 22일 올린 중국 설 관련 게시물. 〈사진-영국박물관 트위터 캡처〉
영국박물관이 트위터에 '한국 음력 설'(Korean Lunar New Year)이라는 표현을 썼다가 중국 네티즌들이 발끈하자 중국 그림을 올리고 '중국 설'이라고 표현을 바꿨습니다.

영국박물관은 현지시간 22일 트위터에 토끼를 들고 있는 중국 청나라 여성의 그림을 올리면서 해시태그에 'Chinese New Year'(중국 설)이라고 적었습니다.

영국박물관 대변인은 "우리는 박물관에서 행사를 개최하고 온라인 플랫폼에서 새해 좋은 일을 기원하면서 중국 설을 기념한다"고 말했습니다.

영국박물관이 현지시간 20일 올린 한국 설날 관련 게시물(왼쪽)과 중국 네티즌들이 영국박물관의 '한국 음력설' 표현에 비난 댓글을 단 모습. 〈사진-영국박물관 트위터 캡처〉
영국박물관은 현지시간 20일 'Celebrating Seollal 설맞이'라는 제목으로 한국 전통 음악과 무용 공연, 한국관 큐레이터 설명 등의 행사를 열었습니다.

영국박물관은 트위터에 해당 행사를 홍보하면서 행사 제목을 'Seollal'(설날)이라고 하고, 본문에는 'Korean Lunar new Year'(한국 음력 설)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를 두고 중국 네티즌들은 발끈하며 비난 글을 쏟아냈습니다.

한 중국 네티즌은 "'Chinese New Year'(중국 설)이라고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한국이 중국 문화를 훔치는 걸 명성 높은 박물관이 돕고 있다거나, 앞으로 '메리 코리아 크리스마스'라고 하게 될 것이라는 등의 답글도 있었습니다.

행사가 끝난 뒤 영국박물관 트위터에서 관련 글이 삭제됐지만 다른 게시글에 비슷한 내용의 설날 관련 비난 댓글이 수천개가 달렸습니다.

영국박물관은 행사를 예정대로 진행했지만, 웹사이트 안내문에서 '한국 음력 설'이란 표현을 빼고 음력 설 기원에 관한 설명을 추가하는 등 일부를 조정했습니다.

한편 영국박물관이 '중국 설'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최근 영국 내 흐름을 거스르는 것입니다.

한국과 중국 등 동아시아 국가들은 음력으로 새해를 기념합니다. 하지만 중국은 음력 설을 중국 문화라고 주장하며 'Chinese New Year' 표현을 써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영국에서는 '중국 설'이라는 표현이 널리 알려졌지만, 최근에는 'Lunar New Year'(음력 설)로 바꾸는 추세입니다. 영국 총리실 등에서는 공식적으로 이 표현을 사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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