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112신고 빗발친 그시각, 경찰서장 '尹 퇴진' 집회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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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156명이 사망한 이태원 압사 참사 당시 경찰의 부실 대응 논란으로 대기발령된 이임재 서울 용산경찰서장이 참사 직전까지 용산 대통령실 인근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퇴진 촉구' 집회 현장을 통제한 것으로 CBS노컷뉴스 취재 결과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참사 당일 오후부터 대통령실 앞에서 보수단체가 대규모 집회를 열었고 이 집회를 용산서장이 관리했다"라며 "삼각지역 방면으로 행진한 촛불행동 측과 충돌이 우려되는 상황이라, 용산서장과 남대문서장이 모두 상황 관리에 투입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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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서장, 경비·정보과장 등 집회 챙기느라 핼러윈 통제 놓쳐
같은 시각 이태원에서는 112 신고 SOS 쏟아져
시민 156명이 사망한 이태원 압사 참사 당시 경찰의 부실 대응 논란으로 대기발령된 이임재 서울 용산경찰서장이 참사 직전까지 용산 대통령실 인근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퇴진 촉구' 집회 현장을 통제한 것으로 CBS노컷뉴스 취재 결과 확인됐다.
시민들의 절박한 112 신고가 빗발치는 바로 그 시각, 서장은 물론 용산서 지휘부 대다수가 집회 관리에 투입된 것이라 안일한 대응이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2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참사 당일(10월 29일) 사고 현장에서 약 2㎞ 떨어진 대통령실 인근 삼각지역에서 진보 성향 단체인 촛불승리전환행동(촛불행동)이 주관하는 '김건희 특검·윤석열 퇴진을 위한 촛불대행진'이 진행됐다.
수만 명(주최 측 추산)이 운집한 이 집회는 이날 오후 4시부터 태평로에서 시작됐다. 본 집회 이후 시위대는 서울역을 거쳐 용산 대통령 집무실 쪽으로 행진했다. 이날 삼각지역에서 열린 집회는 오후 9시20분쯤이 되어서야 끝났다.
이 서장과 용산서 경비과장, 정보과장 등 지휘부는 이날 오후부터 대통령실 앞 집회 현장에서 시위를 통제했다. 상황이 마무리되고 나서야 이 서장은 현장을 빠져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로부터 불과 1시간이 지나지 않아 이태원 해밀톤호텔 옆 골목은 아비규환이 됐다. 이날 서울 전 지역의 집회·시위 관리에 투입된 경력이 4800명이고, 이 중 윤 대통령 관련 집회에 투입된 경력이 1100명이라고 한다. 이렇듯 수많은 경력이 관리하던 집회 현장과 달리, 10만 명의 인파가 몰린 핼러윈 축제가 열리던 이태원에서는 경찰을 찾기가 어려웠다.
같은 시각 이태원에서는 일촉즉발의 위급한 상황이 구체적으로 담긴 112 신고가 빗발치고 있었다. 사고 발생 3시간 40분 전인 오후 6시 30분쯤 첫 신고부터 '압사'를 언급했다. 신고자는 "해밀톤호텔 골목에 사람들이 오르고 내려오는데 너무 불안하다"며 "사람이 내려올 수 없는데 계속 밀려 올라와 압사당할 것 같다"고 상황의 심각성을 전했다.
오후 8시 33분 3차 신고자는 "와이키키 매장 앞 삼거리에 인파가 너무 많이 몰렸다. 사람들이 길바닥에 쓰러지고 사고가 날 것 같다"고 했다. 직접 찍은 영상물까지 112에 전송했지만,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현장에 나가지 않고 종결 처리했다. 시민들은 112 신고를 통해 참사의 위험 장소와 원인, 결과를 모두 정확하게 경고했지만 경찰의 대응은 미흡했다.
서울 용산경찰서가 핼러윈 행사와 관련해 서울경찰청에 경비기동대 지원을 요청했지만 묵살됐다는 주장도 있다. 대통령실 인근 집회 현장에는 기동대 수천명이 배치된 것에 반해 이태원에는 교통기동대원 수십 명과 이태원파출소 순찰팀원 20명이 배치된 경력의 전부였다는 얘기다.
경찰 관계자는 "참사 당일 오후부터 대통령실 앞에서 보수단체가 대규모 집회를 열었고 이 집회를 용산서장이 관리했다"라며 "삼각지역 방면으로 행진한 촛불행동 측과 충돌이 우려되는 상황이라, 용산서장과 남대문서장이 모두 상황 관리에 투입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당시 집회를 주관한 촛불행동 권오혁 사무국장은 "경찰이 국민의 안전보다 정권의 안전 만을 바라본 것 아니겠느냐"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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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태헌 기자 siam@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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