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논문 피해' 구연상 교수, 결국 정치발언.."극우 극장서 놀아나는 대통령"

권준영 2022. 10. 23.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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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에 '논문 표절 피해' 주장했던 구연상 교수, SNS에 첫 정치발언 게시 '파장'
'자유' 강조한 尹대통령에 훈수 "나는 그에게 '자유' 기초 뜻매김 몇 자락을 말해 주련다"
(왼쪽부터) 윤석열 대통령, 구연상 숙명여자대학교 기초교양학부 교수, 김건희 여사. <구연상 SNS, 대통령실 제공>
구연상 숙명여자대학교 기초교양학부 교수. <KBS 방송화면>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피해를 호소했던 구연상 숙명여자대학교 기초교양학부 교수가 '극우의 극장에서 놀아나는 대통령'이라는 제하의 글을 통해 정치발언을 쏟아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구연상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그(윤석열 대통령)는 자유를 외치지만, 그 속 알맹이는 텅 비어 있었다. 그가 외치는 자유에는 뜻매김이 없다"며 "그처럼 속 빈 껍데기만 남은 철 지난 자유를 내세우는 사람은 자유의 기준을 자신의 경험에 맞출 수밖에 없다"고 운을 뗐다.

구 교수는 "그는 자신이 자유의 잣대가 되고 있다는 사실을 자랑스러워한다"며 "우리는 그의 좁디 좁은 자유의 울타리에 갇힌 답답함 때문에 맘껏 숨 쉴 자리를 찾아 비좁은 곳을 뚫고 다녀야 한다. 그는 자유의 뜻도 모른 채 자신이 '자유'라고 배운 바를 모두에게 강요한다"고 윤 대통령을 저격했다.

이어 "그는 자유가 모든 것인 양 믿기 때문에 '그'를 따르지 않는 국민은 '자유의 위험한 파괴자'로 내몰린다. 나는 그에게 '자유'의 기초 뜻매김 몇 자락을 말해 주련다"고 '자유'를 강조한 윤 대통령을 정조준했다.

그러면서 "먼저 오늘날 가장 중요한 '리베르타스(libertas)'부터. 이 말은 흔히 잉글리시 낱말 리버티(liberty)로 널리 알려져 있고, 우리말로는 '자유'라고 번역되고 있다"면서 "문제는 우리가 '자유(自由)'라는 한자 우리말을 제대로 뜻매김하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고 지적했다.

구 교수는 "'자유'는 '스스로 비롯됨'이다. 어떤 짓이 사람 자신으로부터 비롯된 것일 때 그것은 '자유로운 짓'이 된다"며 "리버티는 주로 '자유로운 말'에 관계된 것으로 '진실을 말할 자유'를 뜻한다. 그렇기에 리버티의 핵심은 '표현의 자유'에 놓인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이 말의 뜻매김은 그것이 고대 그리스말 '파레시아(parresia)'의 라틴말 번역어 '리베르타스(libertas)'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을 통해 쉽게 이해할 수 있다"며 "'파레시아'는 '모든 것을 말할 수 있기'를 뜻한다. 이는 잉글리시로 '프리 스피치'(free speech : 자유 발언), 프랑스말로 '프랑 빠흘레'(franc-parler)를 말한다"고 짚었다.

이어 "리버티는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마음껏 할 수 있는 자유, 또는 자신이 진실이라고 믿는 바를 '모두'에게 말할 수 있는 자유"라며 "리버티는 윗사람과의 대화 상황에서 꼭 필요한 것이다. 신, 권력자, 지적 우위에 있는 사람 등은 자신의 우월한 지위를 근거로 대화 상대자의 입을 틀어막고자 한다. 리버티는 바로 어떠한 전제 조건 없이 모두가 모두에게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평등을 실천해야 한다는 의무인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리버티는 진실을 말할 자유인 것이다. 리버티의 전통적 우리말은 "직언(直言)", 말하자면, 돈과 권력 앞에서 구부러지지 않는 '곧은 말', '바른 말', '참 말', 또는 '모든 것을 숨김 없이 곧이 곧대로 밝히는 말'이 되고, 그것의 현대적 우리말은 "비판", 풀어 말해, 옳고 그름을 가려 말할 수 있는 능력이 된다"고도 했다.

1392년에 문을 열었던 조선의 부름을 뿌리친 고려의 문신 이색(李穡: 1328~1396) 목은(牧隱)이 노래한 자유의 한 자락을 읊은 구 교수는 "자유는 딱따구리가 저가 앉고 싶은 나무에 마음대로 날아와 제 멋대로 놀 수 있는 것을 말한다. '득자유(得自由)'는 살아있는 모든 것이 저마다의 마음대로 그리고 제 맛과 멋대로 할 수 있음을 뜻한다"고 훈수를 뒀다.

끝으로 구 교수는 "그것의 반대말 '난자유(難自由)'는 바다 위를 날던 새가 유조선 기름유출로 더럽혀진 바닷가에 앉았다 기름범벅이 된 채 그 앉은자리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것과 같다. 자유가 들판과 같다면, 난자유는 흙구덩이나 물웅덩이에 빠져든 것과 같다"면서 "난자유는 '맘대로 하기의 어려움', 달리 말해, 사람이 스스로 제 맘대로 하고 싶은 마음을 펼칠 수조차 없는 상황을 말한다. 권력의 눈치를 보는 국민의 자유는 '난자유 상태'에 놓인 게 된다. 이때 리버티는 크게 침해되고 만 것"이라고 글을 끝맺었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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