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암, 방광암.. 흔한 잇몸 염증이 암까지 만든다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2022. 8. 2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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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주질환, 암 발생 위험 13% 증가시켜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치주질환이 있으면 암까지 위험해진다. 잇몸 염증이 흔하다고 방치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치주질환과 치은염은 한 해 1700만 명 이상이 진료를 받는 아주 흔한 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9년부터 3년 연속 외래를 가장 많이 찾는 질환이다. 감기보다 흔한 치주질환의 위험성에 대해 알아본다. 

◇치주질환, 암 발생 위험 13% 증가시켜
최근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김한상 교수, 연세대 치대 예방치과학교실 김백일 교수 연구팀은 치주질환을 앓고 있으면 암 발생 위험이 13% 증가한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국가보건의료 빅데이터를 활용해 2003년부터 2005년까지 치주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 5만여 명과 치주질환이 없는 66만여 명 총 71만여 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다. 이 두 그룹을 10년 동안 살펴 암 발생률을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치주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 그룹이 치주질환이 없는 그룹에 비해 전체 암 발생의 상대 위험도가 약 13% 증가했다.

어떤 암이 위험했을까? 면역체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혈액암(백혈병) 위험성이 가장 높았다. 치주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서 혈액암 발생 위험이 39.4% 더 높게 관찰됐다. 그 다음이 방광암(30.7%), 갑상선암(19.1%)이었다. 주요 암인 대장암(12.9%), 폐암(12.7%), 위암 (13.6%)에서도 치주질환 그룹에서 발생 위험이 높았다. <아래 그래프 참조>

김한상 교수는 "치주질환이 있을 경우 혈류에 인터류킨(interleukin), 티엔에프 알파(TNF-alpha) 같은 염증성 인자가 증가한다”며 “염증성 인자가 혈액을 타고 돌아다니며 전신 염증성 질환, 암과 같은 만성 질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했다.
그래프=치주질환이 없는 대상자 대비 치주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의 암 발생 위험 비율./세브란스병원 제공
◇류마티스질환의 원인으로도 지목
수년 전부터 대표 염증성 질환인 류마티스질환의 원인을 ‘치주질환’으로 꼽는 연구가 많이 나오고 있다. 류마티스질환은 흡연 외에 뚜렷한 원인이 알려지지 않은 질환이다.

먼저 국내 연구가 있다. 2002년부터 2013년까지 102만 5340명의 환자 데이터를 종합한 결과 치주질환을 가지고 있을 때 류마티스관절염 발생 가능성이 1.17배나 높았다. 류마티스 질환 중 하나인 강직성척추염(척추 관절이 염증에 의해 서서히 굳는 질환) 환자 84명 중 50% 가량이 만성 치주질환을 앓고 있었다고 밝혀낸 연구도 있다.

원인은 치주질환을 유발하는 입속 세균 'P 진지발리스균’이 지목되고 있다. 이 균이 몸 속에 들어가서 단백질을 변형시키는 특징이 있는데, 변형된 단백질이 항원이 돼 류마티스관절염 등을 유발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잇몸 질환 초기에 관리를
치주질환은 입 속 음식물 때문에 증가한 세균이 독성 물질을 내뿜고 잇몸에 염증을 유발하면서 발생한다. 예방하려면 식사 후 바로 양치질을 하고, 치실과 치간칫솔을 이용해 치아 사이의 음식물을 깨끗이 제거해야 한다.

잇몸 색깔이 빨갛게 변하고 붓거나, 양치를 할 때 잇몸에서 피가 난다면 초기 단계인 치은염 상태다. 초기에는 염증이 잇몸에만 국한되어 스케일링 등 간단한 치료만으로도 회복이 가능하다. 하지만 치은염의 경우 대부분 통증을 유발하지 않기 때문에 환자들이 치과를 방문하지 않아 골든타임을 놓치게 되고, 치주질환으로 발전하는 경우가 많다.

치주질환은 염증이 잇몸을 넘어서서 치조골까지 확장되어 잇몸이 내려가게 되고, 시리거나 음식을 씹을 때 힘이 없는 느낌 또는 통증이 발생한다. 치아가 흔들리기도 한다.

치료는 크게 비수술적 치료와 수술적 치료로 나뉜다. 비수술적 치료는 스케일링, 치근활택술이 대표적이다. 치태와 치석을 제거하여 치은 염증을 해소하고 치태가 치아 표면에 재부착되는 것을 방지한다. 수술적 치료는 치은소파술, 치은절제술, 치주판막술, 치주성형술, 치주조직재생술 등이 있다. 잇몸 절개를 통해 염증을 제거하고, 조직재생을 도모하는 치료다.

치주 치료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심한 치조골 파괴가 있고 치아 상태가 불량해 발치를 해야할 때도 있다. 이 때는 임플란트 수술까지 해야 한다. 치주질환의 조기 치료가 중요한 이유다.

사실 평상시 관리가 더 중요하다. 올바른 칫솔질, 치실·치간칫솔 사용 등 구강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특히 스케일링을 통해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2013년부터 연 1회 스케일링 보험급여 적용이 되므로 정기적으로 치과를 방문해 스케일링을 받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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