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상 8회"..송강호 '남우주연상'·박찬욱 '감독상'으로 본 韓영화 칸 수상史[SS칸리포트]

조현정 2022. 5. 29. 05:1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배우 송강호가 칸에서 한국 영화 사상 최초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AFP연합뉴스.
AFP연합뉴스.
[스포츠서울|칸(프랑스)=조현정기자] 1984년 칸 국제 영화제 첫 진출 후 39년 간 한국 영화는 8번의 본상 수상 쾌거를 거뒀다.
한국 영화는 1984년 ‘여인잔혹사, 물레야 물레야’(감독 이두용)가 ‘주목할 만한 시선’ 초청되면서 칸과의 인연을 시작했다. 꾸준히 ‘주목할 만한 시선’과 ‘비평가 주간’에 초청받던 한국영화는 2000년 ‘춘향뎐’(임권택 감독)으로 마침내 경쟁 부문에 진출했다. 이후 22년간 꾸준히 경쟁 부문에 다양한 작품을 내보내온 한국영화가 본상 수상을 한 경우는 올해 ‘브로커’와 ‘헤어질 결심’을 합쳐 총 8번이다.
역대 한국영화 칸 본선 수상작 포스터.
첫 수상의 영광은 ‘취화선’의 임권택 감독이 2002년 제55회 칸영화제 감독상을 받으면서 시작됐다. ‘취화선’은 베를린·베니스와 함께 ‘세계 3대 영화제’로 불리는 칸 영화제에서 세 영화제 통틀어 한국인 첫 본상 수상작이다. 당시 황금종려상은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피아니스트’에게 돌아갔다.
임권택 감독은 수상소감으로 “이번 상은 비단 한국뿐 아니라 남과 북을 통틀어 한민족에게 주는 상이자 아시아에 주는 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수상을 통해 후배들도 자신감을 갖고 좋은 성과를 거두기 바란다”라고 국제무대 속 한국 영화의 선전을 바랐다.
2007년 ‘밀양’으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전도연. 연합뉴스.
이후 ‘올드보이’(박찬욱 감독)가 2004년 제57회 심사위원대상을 받았다. 2007년 영화 ‘밀양’으로 배우 전도연이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이는 1987년 故강수연이 ‘씨받이’로 베니스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은 이후 20년 만에 칸·베니스·베를린 세계 3대 영화제의 한국인 여우주연상 수상이다. 그는 당시 상대역인 송강호에게 공을 돌리며 “강호 오빠 덕분에 신애라는 캐릭터가 완전해진 것 같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박찬욱 감독은 2009년 ‘박쥐’로 심사위원상을 받으며 칸과 인연을 이어갔다. 그는 당시 수상소감으로 “아무래도 진정한 예술가가 되려면 멀었나 보다“라며 “창작의 즐거움이 영화를 만드는 동력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후 2016년 영화 ‘아가씨’로 3번째 칸에 초청받았으나 본상을 수상하진 못했다.

이창동 감독도 2010년 영화 ‘시’로 두번째 본상 수상에 성공했다. 이 김독은 수상소감으로 “여주인공인 윤정희와 이 기쁨을 나누고 싶다. 미자의 삶을 준 영화 스태프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2019년 봉준호 감독 황금종려상 수상 당시. 사진 | 연합뉴스.
화룡점정은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2019)이다. 이 작품은 제72회 칸영화제에서 한국 영화 최초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며 한국영화 100주년인 해에 뜻깊은 역사를 세웠다.

봉 감독은 수상소감으로 “‘기생충’이라는 영화는 큰 영화적 모험이었고 독특하고 새로운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라며 “그 작업은 수많은 아티스트들이 있어 가능했고 홍경표 촬영감독 등 모든 아티스트들에게 감사를 드린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봉준호 감독은 경쟁 부문 진출 2번째에 칸영화제 본상 수상에 성공했다. 2017년 ‘옥자’로 처음 경쟁 부문에 진출한 그는 2년만에 ‘기생충’으로 경쟁 부문에 진출했다.
‘브로커’팀이 제75회 칸 영화제 시상식 및 폐막식에 참석한 모습. AFP연합뉴스.
EPA연합뉴스.
올해 제75회 칸 영화제 수상 레이스는 ‘브로커’의 송강호가 먼저 끊었다. 7번이나 칸에 초청된 그는 드디어 ‘브로커’로 남우주연상을 품에 안았다. 그는 ‘괴물’(2006), ‘밀양’(2007),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 ‘박쥐’(2009), ‘기생충’(2019), ‘비상선언’(2020), ‘브로커’(2022)까지 총 7번 초청받았다.
한국 남자 배우가 칸에서 연기상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송강호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에게 깊이 감사드린다. 함께 연기한 강동원, 이지은, 이주영, 배두나 배우와 이 영광을 함께 나누고 싶다”고 했다. 이어 “2층에 사랑하는 아내가 있다. 아내에게 정말 큰 선물이 된 것 같아 기쁘다. 이 트로피에 영광과 영원한 사랑을 바친다”고 덧붙였다.
‘헤어질 결심’의 박찬욱 감독(왼쪽)과 배우 박해일이 제75회 칸 영화제 시상식 및 폐막식에 참석했다. AFP연합뉴스.
박찬욱 감독이 ‘헤어질 결심’으로 제75회 칸 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했다. EPA연합뉴스.
이어 박찬욱 감독이 감독상을 수상하며 한국 영화 사상 최초로 복수 수상의 쾌거를 거뒀다. 박찬욱 감독의 칸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은 올해로 4번째다. 한국 감독 가운데 칸 경쟁 부문 최다 초청 타이 기록이기도 하다. 2004년 심사위원 대상을 받은 ‘올드보이’를 시작으로 ‘박쥐’(심사위원상), ‘아가씨’에 이어 6년만에 ‘헤어질 결심’으로 네 번째로 칸 경쟁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올해 ‘헤어질 결심’으로 첫 감독상 수상의 기쁨을 안았다.

올해 박찬욱 감독이 거둔 쾌거도 ‘기생충’과 비슷한 흐름으로 진행됐다. 당시 ‘기생충’은 평단의 호평을 받으며 최고점에 가까운 평점을 받았다. 올해 ‘헤어질 결심’도 영국 가디언이 별점 만점을, 데일리 스크린이 경쟁작 중 ‘헤어질 결심’에 유일하게 3점대(3.2점)인 최고점을 주며 수상의 기대감을 높였다.

박 감독은 수상 소감으로 “코로나19팬데믹 시대를 겪으면서 우리 인류가 국경을 높이 올린 때도 있었지만 하나의 단일한 공포와 근심을 공유하기도 했다”며 “영화도 극장에 손님이 끊어지는 시대를 겪었지만 그만큼 영화관이라는 곳이 얼마나 소중한 곳인지 우리 모두가 깨닫는 계기가 됐다. 우리가 이 질병을 이겨낼 희망과 힘을 가진 것처럼 우리 영화인들도 영화관을 지키면서 영화를 영원히 지켜내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한편, 제75회 칸 영화제는 지난 17일 개막, 28일 폐막했다. 황금종려상은 루벤 외스틀룬드 감독의 ‘슬픔의 삼각형’이 수상했다.

hjcho@sportsseoul.com

이하 역대 칸영화제 본상 수상 한국 영화.

△‘취화선’(임권택 감독)=2002년 제55회 감독상
△‘올드보이’(박찬욱 감독)=2004년 제57회 심사위원대상
△‘밀양’(이창동 감독)=2007년 제60회 여우주연상(전도연)
△‘박쥐’(박찬욱 감독)=2009년 제62회 심사위원상
△‘시’(이창동 감독)=2010년 제63회 각본상
△‘기생충’(봉준호 감독)=2019년 제72회 황금종려상
△‘브로커’(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2022년 제75회 남우주연상(송강호)
△‘헤어질 결심’(박찬욱 감독)=2022년 제75회 감독상

Copyright © 스포츠서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